▣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세상읽기-88- 평생학습시대

영광도서 0 453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얼마 전까지는 백세시대란 말조차도 신선한 충격이었는데, 요즘은 백세시대를 넘어 백이십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법하다. 이렇게 알게 모르게 수명이 늘어난 만큼 삶에 관한 인식도 각기 다르다. 어떤 삶을 사느냐, 이는 누구에게나 피할 수 없는 노정이라면, 어떻게 사느냐, 이는 각자의 선택에 따라 다른 삶을 제공한다. 때문에 이제는 평생교육을 넘어 평생학습이 필요하다.

 

이에 맞추어 국가적으로 평생교육이든 평생학습이든 기회를 주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그만큼 교육이든 학습은 필요하다. 이유인 즉, 학교에서 배운 공부는 대부분 내 삶을 보다 즐겁게 하기 위함보다는 어떤 삶, 곧 어떻게 생존하느냐는 본질적인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목적으로 공부한 것이므로 심적 부담이 많은 공부라 할 수 있다. 그렇게 공부하여 취업을 해야 하고, 그 공부로 수십 년을 생활한다. 그렇게 이십여 년 공부한 것으로 수십 년을 생활한다. 그럼에도 평생 그 일을 할 수 없고, 일의 현장에서 밀려난다. 밀려나고도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한다. 전에는 일을 마치는 즈음이면 얼마 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면 되었으나 지금은 현직을 그만두고도 수십 년을 살아야 한다.

 

노후준비를 해두었든 못 했든 노후준비를 마친 사람도 무엇을 할 것인지의 문제가 있으니 평생학습이 필요하고, 노후준비를 못한 사람에겐 남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 때문엔 평균수명이 올라가면서 평생이란 단어는 보다 많이 회자되고, 그에 더한 교육이든 학습이든 따라 붙는다. 이런 점에서 교육이란 용어는 보다 자율적이기보다는 타율적, 인생을 즐기기보다는 인생고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로 읽힌다. 이에 비교하여 학습은 타율적이기보다는 자율, 남은 인생을 즐기기 위한 의미로 읽힌다.

 

요즘 인문학 강의나 글쓰기 수업에는 대부분 연세든 이들이 참여한다. 다른 연령층보다 학습욕구가 높고 아주 열정적이다. 이분들의 삶이 무척 아름답다. 배우면 배울수록 배움의 욕구가 커지기 마련임을 몸소 보여준다. 이분들이야말로 공식적인 강사나 선생은 아니지만 진정한 인생의 스승이 아닐까 한다. 중국의 유가의 스승이기도 한 순자가 “누구라도 나를 충고해주고 결점을 적당하게 지적해주는 자가 있으면 그 사람이야 말로 나의 스승으로서 존경해야할 사람이다.”라고 말했듯이, 평생교육의 시대에 나는 나의 스승을 만나러 강의를 나간다. 나는 그분들에게 소위 지적인 면을 가르치는 대신, 그분들로부터 진정한 인생을 배운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배운다. 언제든 어디서든 배우려는 생각, 그러면 스승은 언제나 만날 수 있다. 어디에서든 만날 수 있다. 가르치는 즐거움보다 배움의 재미가 더 큰 듯하다. 고로 나는 평생교육자이기보다 평생학습자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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