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좌충우돌 세상읽기-150- 상상하거나 망상하거나

영광도서 0 455

생각은 쉼이 없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생각은 항상 일한다. 심지어 잠든 순간에도 꿈으로 일한다. 아주 바삐 일하는 순간에도 생각은 일한다. 다만 정확하게 생각을 구분 못할 뿐이다. 너무 생각이 많아서 느끼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고 생각은 겹치지는 않는다. 마구생각이 겹치는 듯해도 순간순간 생각이 교차할 뿐이다. 때문에 하나의 생각을 다소 길게 이어가는 것을 집중이라 하고 생각이 수수로 교차하는 것을 잡념이라고 한다. 집중이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이유이다.

 

쉼이 없는 생각, 기왕이면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그리고 쓸모 있는 생각을 하는 게 좋다. 지극히 현실에 너무 빠지면 진보적인 또는 새로운 생각을 낳지 못한다. 문제는 시간의 흐름 따라 마음도 변하고 몸도 필연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외적 상황도 변한다. 그러니 지나친 현실위주의 삶은 퇴보하거나 추락할 수밖에 없다. 현상유지는 없다. 적어도 시간이란 흐름에 올라탔으니 그만큼의 변화를 했다는 의미가 현실유지이다.

 

수없이 떠오른 생각들, 상상이 필요한 이유이다. 내 미래를 상상한다. 거창하게 미래라 하지 않더라도 잠시 후에 일어날 일이라도 상상한다. 그래야 적어도 시간과 상황의 마차에서 추락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으랴. 사전적 의미로 상상想像은실제로 해 보지 않은 일을 마음속으로 그려 보는 것을 말한다. 무기력하게 현실에 퍼질러 앉아 있을 게 아니라면 잡다한 생각들을 상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넋 놓고 생각이 제멋대로 작동하게 두지 말고 제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생각을 컨트롤해야 상상이 살아난다. 무엇을 해야겠다, 무엇을 하며 살아야겠다,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 다소 현실 가능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하면 이룰 수 있겠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하겠다, 운이 좋으면 가능하겠다, 신께서 도움이 된다면 가능하겠다, 이렇게 당장 현실 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삶을 조금 미리 생각할 때는 상상이 살아난다. 이는 건설적이고 창의적이며 생산적이다.

 

반면 그야말로 아주 쓸모없는 생각을 몽상妄想이라고 한다. 사전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 헛된 생각을 말하며, 현실적이 아니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마음대로 상상하는 공상空想과는 거의 같은 의미이다. 이러한 망상이나 공상은 생각을 컨트롤하지 않고 그냥 넋 놓고 있을 때 떠오른다. 부지런하기 이를 데 없는 수많은 생각들이 서로 일을 하기 때문에 찰나찰나 앞 다투어 일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논리도 맞지 않고 말도 안 된다. 꿈이 깨고 나면 허망한 이유가 그러하다. 망상이나 공상은 당연히 게으른 사람, 무기력한 사람, 아주 비현실적인 사람을 지배한다.

 

상상은 현실에 바탕을 두되 보다 나은 삶을 살겠다는 사람,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겠다는 사람을 찾아 들지만 망상이나 공상은 현실도피적인 사람, 무지하여 게으른 사람을 지배한다. 때문에 생각은 해야 한다. 생각을 지배하는 사람의 생각은 적어도 망상이나 공상에 빠지지 않는다. 행동 중심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생각이 사색이나 명상이라면 앞으로의 일 또는 경험을 벗어난 자신 또는 세계를 조정하는 것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 반면 생각의 지배당하면 회한이나 잡념에 사로잡힌다. 내일을 생각한다 한들 망상이나 공상에 잡히거나 지배당하여 인생을 낭비하게 만든다.

 

생각을 지배하면 사색이나 명상의 주체이다. 다음엔 상상의 주인이다. 그리고 그 다음엔 보다 나은 미래의 주인공, 상상한 상황 또는 상상한 자신의 주인이다. 생각의 지배당하면 잡념의 노예이다. 주변의 사람들을 의심하고 배척한다. 불신을 낳고 폭력을 낳는다. 다음엔 망상의 노예이다. 자신도 괴롭고 타인도 괴롭다. 회한과 원망에 사로잡혀 잡념의 노예로 산다. 그리고 그 다음엔 처절한 인생의 패배자, 고독한 존재, 절망에 사로잡힌 인생의 노예로 생명을 유지할 뿐이다.

 

생각은 지배의 대상, 컨트롤의 대상이지 지배당하는 대상이 아니다. 너의 삶을 사색하고 명상하라. 그리고 보다 나은 너의 미래를 상상하라. 너는 생각의 주인이고 너는 상상한 미래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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