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제7회 - " 어린 왕자의 여행, 다섯번째 별 : 점등인이 살고 있는 별나라 이야기(1)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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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21:57
점점 세상이 빨리 돌아가는 것 같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우리는 달음박질하듯 하루를 산다. 마치 우리 뒤에 꼬리가 달려 있고, 그 꼬리를 누가 잡아 뽑으려고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여유 없는 삶의 연속이다. 그렇게 빨리빨리 살지 않으면 뒤로 쳐지는 수밖에 없다. 모두들 빨리 달리는 때문이다. 아마도 누군가 느리게 살면 하나 둘 느리게 사는 사람도 늘어날 텐데, 모두들 제 정신이 아닌 듯이 달려만 가는 세상이다. 작가는 세계가 빨리 변하게 된 것을 예견했나보다. 점등 인은 자기의 할 일을 충실히 하는 인간형이다. 이 세상에 가장 보편적인 인간상일 것이다. 위대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쓸모없는 인간이 아닌, 그래도 괜찮은 인간형이다. 그의 손에 의해 가로등은 불이 켜진다. 그리고 불이 꺼진다. 세상이 빨리 도는 만큼 그의 동작도 빨라져만 간다. 우리도 그 점등 인을 따라 잠도 설친 채 이 땅에서 그런 삶을 살아간다.
다섯 번째 별은 아주 신기했어요. 그 별은 별들 중에서도 아주 작은 별이었어요. 점등인 한 사람이 앉을 만한 자리밖에 없었어요. 어린 왕자는 하늘 어딘가에, 집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는 별 위에 가로등과 점등인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 사람도 불합리한 사람일지 몰라. 하지만 왕이나 허영쟁이나 상인이나 술꾼 같은 엉터리보다는 낫겠지. 적어도 그가 하는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어. 그가 가로등에 불을 켜면 별을 하나 더, 또 꽃 한 송이를 새로 태어나게 하는 것이나 같으니까. 그가 가로등을 끄면 꽃이나 별을 잠재우는 거고. 아주 멋진 일이야. 그러니까 정말로 유익한 일이고.'
누구나 다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다. 누구나 다 존재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내 삶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삶 모두 소중하고 아름답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국가에 중요한 만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들의 일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 이 세상은 정확히 맞아 돌아가는 작은 조각들의 모임이다. 일종의 퍼즐게임인 셈이다. 한 조각 한 조각 맞춰 놓으면 이 세계가 된다. 한 조각 한 조각 떼어놓으면 퍼즐 조각이 된다.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여럿이면서 하나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 사는 이들 각자는 모두 의미 있고, 동등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운데 있는 조각이든 맨 끝에 있는 조각이든 그 조각들이 모두 있어야만 완전한 퍼즐 맞추기가 되는 것처럼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은 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이제 어린 왕자와 함께 점등 인에게서 인간적인 진실을 얻게 된다. 점등 인은 명령에 따라 불을 켜고 끄는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왜 방금 가로등을 껐지요?"
"명령이야. 안녕?"
"명령이 뭔데요?"
"가로등을 끄라는 거야. 잘 자거라."
"그럼 왜 방금 불을 켰지요?"
"명령이야."
"전 이해가 안 돼요."
"이해 못할 것은 없단다. 명령은 명령이니까. 잘 잤니?"
그는 가로등을 다시 껐어요.
1+1은 2. 2+2는 4이다. 이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주어지는 날들에 그다지 의미 부여도 없이 살아간다. 살아 있으니까 사는 것이다. 배가 고프니까, 아니 때가 되었으니까 밥을 먹고, 졸리니까 잠을 잔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그냥 되어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항상 문제를 만들거나 일을 저질러 놓고 수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조용히 자리만 차지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점등 인처럼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 있다. 점등 인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고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 요컨대 고위층들이 가장 문제이고, 쥐어주는 떡이나 먹으려 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사는 사람들이 문제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돋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원칙의 편에 서서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이 세계는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
다섯 번째 별은 아주 신기했어요. 그 별은 별들 중에서도 아주 작은 별이었어요. 점등인 한 사람이 앉을 만한 자리밖에 없었어요. 어린 왕자는 하늘 어딘가에, 집도 없고 사람도 살지 않는 별 위에 가로등과 점등인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 사람도 불합리한 사람일지 몰라. 하지만 왕이나 허영쟁이나 상인이나 술꾼 같은 엉터리보다는 낫겠지. 적어도 그가 하는 일에는 어떤 의미가 있어. 그가 가로등에 불을 켜면 별을 하나 더, 또 꽃 한 송이를 새로 태어나게 하는 것이나 같으니까. 그가 가로등을 끄면 꽃이나 별을 잠재우는 거고. 아주 멋진 일이야. 그러니까 정말로 유익한 일이고.'
누구나 다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다. 누구나 다 존재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내 삶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삶 모두 소중하고 아름답다.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국가에 중요한 만큼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들의 일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 이 세상은 정확히 맞아 돌아가는 작은 조각들의 모임이다. 일종의 퍼즐게임인 셈이다. 한 조각 한 조각 맞춰 놓으면 이 세계가 된다. 한 조각 한 조각 떼어놓으면 퍼즐 조각이 된다.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여럿이면서 하나이다.
그러므로 이 땅에 사는 이들 각자는 모두 의미 있고, 동등한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운데 있는 조각이든 맨 끝에 있는 조각이든 그 조각들이 모두 있어야만 완전한 퍼즐 맞추기가 되는 것처럼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은 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는 이제 어린 왕자와 함께 점등 인에게서 인간적인 진실을 얻게 된다. 점등 인은 명령에 따라 불을 켜고 끄는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왜 방금 가로등을 껐지요?"
"명령이야. 안녕?"
"명령이 뭔데요?"
"가로등을 끄라는 거야. 잘 자거라."
"그럼 왜 방금 불을 켰지요?"
"명령이야."
"전 이해가 안 돼요."
"이해 못할 것은 없단다. 명령은 명령이니까. 잘 잤니?"
그는 가로등을 다시 껐어요.
1+1은 2. 2+2는 4이다. 이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주어지는 날들에 그다지 의미 부여도 없이 살아간다. 살아 있으니까 사는 것이다. 배가 고프니까, 아니 때가 되었으니까 밥을 먹고, 졸리니까 잠을 잔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그냥 되어지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다. 항상 문제를 만들거나 일을 저질러 놓고 수습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조용히 자리만 차지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점등 인처럼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하는 사람이 있다. 점등 인처럼 사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그나마 제대로 돌아가고 문제가 없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 요컨대 고위층들이 가장 문제이고, 쥐어주는 떡이나 먹으려 하면서 자리만 차지하고 사는 사람들이 문제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돋보이지는 않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원칙의 편에 서서 상식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이 세계는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디에 서 있는지 한번쯤 생각해 볼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