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13회 - " 색다른 사랑 "

영광도서 0 438
이 세상은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 많은 사람들 모두 똑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은 기적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모두가 다른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신묘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이 각기 다른 만큼 살아가는 방식도 다양하다. 한 곳에 모인 사람들이라고 같은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대하며, 그 무슨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생각의 차이가 각기 다른 삶을 만들어 내고 각기 다른 성공을 만들어 낸다. 그만큼 사랑의 빛깔도 각기 다르고, 사랑하는 방식도 각기 다르다.

세계적인 도시 뉴욕에도 겨울은 왔다. 그리고 겨울은 끝나가고 있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장님 한 명이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 장님은 <나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이었습니다. 배가 고파서 죽을 지경입니다.>라는 푯말을 들고 구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행인들이 거리를 지나갔지만 그 장님이 들고 있는 푯말을 본체만체 한 채로 무심히 지나칠 뿐이었고, 장님 앞에는 빈 깡통만 애처롭게 뒹굴고 있었다.

그 때 그 앞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푯말을 보고 측은히 서 있었다. 그러더니 그는 장님이 들고 있는 푯말 뒤쪽에 정성스럽게 무엇인가를 새로 적고 있었다. 그는 적기를 다 마치고 갈 길을 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무관심하게 그 장님의 앞을 지나가던 시민들이 그에게 돈을 건네 주기 시작했고, 애정어린 격려의 말까지 건네고 가는 것이었다.

그 새로운 푯말에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봄을 볼 수 없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사랑의 마음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 사랑의 마음이 있을 때 누군가를 도울 길이 열리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작은 차이이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주 작은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말인 것이다.

작은 말 한마디의 차이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듯이, 그 작은 차이로 나는 상대의 적이 될 수도 있고, 상대의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상대의 사랑을 얻으려면 조금은 남과 다르게 표현하는 지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미묘한 말과 글의 재치가 필요한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지혜가 필요하듯이 사랑하는 일에도 그에 못지않은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사랑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어’와 ‘아’를 구별하여 말을 선택하는 기술이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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