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22회 - " 속사랑 겉사랑 "

영광도서 0 484
우리는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을 가지고 있다. 그 소중한 것을 나는 남에게 보여주지 않을 수도 있다. 때로는 그 것을 속이기도 한다. 이렇게 나를 철저히 위장하고 살아갈 수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볼 때, 나의 겉모습이나 얼굴을 봄으로써 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주의 깊은 사람이라면 내 눈을 들여다보면서 그 진실을 파악하려할 것이다. 눈이란 내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엿볼 수 있는 마음의 창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무리 상대를 알려고 해도 그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겉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그가 철저한 가면을 쓰고 위선을 저지른다 해도 그의 진실을 다 알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그 사람의 겉모습에 보다 관심이 많은 불치병을 본능적으로 유전 받고 있다.

독일의 유명한 음악가 멘델슨의 할아버지인 모세 멘델슨은 키가 작았고 곱추였다. 어느 날 그는 햄버그에 사는 한 집에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그 상인의 딸 프룸제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모세는 그녀를 보자마자 한 눈에 반하고 말았다. 하지만 프룸제는 그런 추하게 생긴 그가 마음에 들 리가 없었다. 모세는 집을 떠날 시간이 되었을 때, 용기를 내어 그녀의 방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갔다. 그는 그녀와 무슨 말이라도 나눌 기회를 얻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름답긴 했지만 그를 대하는 태도는 냉냉했다. 그를 보려고 고차 하지 않았다. 모세는 공연히 깊은 슬픔에 빠져들었다. 몇 번이나 그녀와 대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풀이 죽은 모세는 수줍은 목소리고 "당신은 하늘나라에도 결혼이 있다고 믿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마지못해서 "예, 당신은요?"라고 되물었다. 그녀는 여전히 그를 바로 쳐다보지도 않고 딴청을 부리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모든 소년들에게 주님께서 그가 결혼할 소녀를 정해줍니다. 내가 태어났을 때도 내가 장차 결혼할 신부를 내게 정해 주었는데 그 때 주님께서 내게 말하기를 '그러나 너의 신부는 곱추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 거기서 나는 울부짖었습니다. '오! 주님, 여자가 곱추가 되는 것은 참으로 비극입니다. 주님, 그 곱추등은 제게 주시고 그녀는 그대로 아름답게 놔두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그가 말하자 그제서여 아름다운 프룸제는 고개를 들어 그의 눈을 보았다. 그녀는 잠시 깊이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러더니 그녀는 모세 멘델슨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들은 그렇게 결혼을 하였고, 프롬제는 헌신적인 모세의 아내가 되었다.

행복이란 원래 겉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인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외부적인 조건에서 행복을 찾으려 한다. 결혼이란 행복을 얻는 것을 전제로 한 중요한 일이다. 이 결혼 속에는 사랑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것이 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조건을 우리는 외모에서 찾고 외부적인 조건에서 찾는 것이다. 외모나 외부적인 조건은 시간이 가면 변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변해감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유지하게 하는 것은 우리의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다.


*사랑은 외모에서 시작하여 그 안으로 들어가 그 안에 집을 짓는 일이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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