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42회 - " 자유를 찾는 사랑 "

영광도서 0 616
무엇이든 때가 있다. ‘메뚜기도 한 철’이란 말이 있듯이 그 기회를 잃으면 그러한 기회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똑같이 보이는 기회, 그러한 상황이라도 아주 유사한 상황이 그려낸 것에 불과할 뿐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흡사한 것은 있지만 똑 같은 것이란 일순간 한번만 주어진다. 잠시 전에 내가 지금의 나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수없이 기회를 놓치고, 흘려보내며 살고 있다.

사랑이라는 것도 기회가 지나면 그 사랑은 이미 놓쳐버린 사랑이다. 물론 그렇게 놓쳐버린 기회들은 그저 인연이 아니었다고 치부하기는 한다. 하지만 한 번 지나갈 뿐인 기회라고 생각해보면 참 소중한 시간들이 나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다. 지금의 순간들을, 사랑하고 있는 순간들을 아주 소중히 여겨야 한다. 다시 이 순간들은 반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을 중요하게 여기게 되며, 모든 삶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삶을 소중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라야 사랑하는 일에서도 진지하고 소중하게 임하는 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을 모두 사랑한다.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은 그들이 아니다. 그들을 통해 일어나는 것, 즉 과실과 싸우는 것이다…….”

내가 타도해야할 대상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며, 다스려야 할 대상도 나 자신이다. 그러나 일단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발단을 외부에서만 찾으려 한다.

“그녀가 남편을 위해 음식을 만들고 보살피고 어루만져주었던 것은 그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제 그를 빼앗아가려는 이 밤을 위해서다. 그녀가 전혀 알지 못하는 싸움과 불안과 승리를 위해서다. 그 다정한 손길은 길들여진 것에 지나지 않고, 그 손이 하는 진정한 일은 알 수가 없다. 그녀는 이 남자의 미소와 남편으로서 마음을 써주는 건 알고 있지만, 폭풍과 싸울 때의 그 숭고한 분노는 모른다. 그녀는 남편을 음악이니 사랑이니 꽃이니 하는 애정 어린 끈으로 옭아매지만, 매번 출발할 시간이 되면 남편은 괴로워하는 기색도 없이 그 끈들을 풀어버린다.”

아침마다 일상처럼 일터로 나가지만 엄연히 보면 전쟁터와도 같다. 어쨌든 살기위한 일이니까. 나를 죽이는 일이니까. 때로는 성질도 죽이고, 자존심도 죽이고, 나를 죽이며 상대방에게 나를 끼워 맞추며 살기도 한다. 그래도 아버지인 나는, 남편인 나는 의연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일터로 내 보내며 넥타이를 골라주고, 옷매무새를 고쳐주고, 저녁이면 정성스럽게 저녁상을 준비하는 정성으로 시간을 할애해 주는 주부라 해도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지아비의 그 속내를 다는 알지 못할 것이다. >>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중에서

사랑은 본질적으로 자유를 얻기 위해 하는 아름다운 반항의 발로이지만 우리는 서로가 사랑을 시작한 순간부터 자신도 모르게 상대를 구속하려 한다. 사랑은 소유의 대상이 아님에도 사랑을 소유의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구속이 아님에도 상대를 내 안에 묶어두려 하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의 삶에 깊이 관여하면서 그를 내 안에 가두는 것이다.

사랑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구속당하면서 또 구속을 시도한다. 그러한 구속이나 관여가 열정의 불길이 타오르는 순간에는 전혀 구속이나 관여로 여겨지지 않지만 그 열정의 불길이 꺼져가기 시작하면 지금의 사랑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랑이란 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변하지만 신이 내려준 사랑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사랑, 구속을 즐기지만 사랑의 본질은 자유를 향한 몸부림이다.* -최복현-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