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43회 - " 축제와 같은 사랑 "

영광도서 0 482
우리의 일상 모두는 특별한 것이다. 순간이라는 것도 매 새로운 것들이며, 어젯밤 함께 보낸 가족도 새로운 모습이다. 그래서 매순간 만나는 사람들 모두 새로움이며 특별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주 몰지략한 내 눈으로 세상을 보면서 그 눈의 현상만을 받아들이려 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없는 것이다.

세상은 늘 새롭게 다가오지만 우리 자신이 늘 제 자리에 있으려는 관성 때문에 새로움을 거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한다. 어제와 다른 것, 일상과 다른 특별한 것을 원한다. 그래서 생일이나 축일 등 각양의 축제를 만들어 내고 기념일을 만들어 내며,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갈구를 계속한다. 새로움 속에 살면서도 특별한 것을 원하는 그 마음으로 인해 세상은 복잡해지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전에 우리는 정성들여 화장을 하거나 입을 거리를 고른다. 어쩌면 그것이 상대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거니와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만큼 사랑받는 비결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를 만나든 만나지 않던, 보든 안 보든 나를 가다듬고 가꾼다는 건, 보이지 않는 것과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이며, 나 자신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

지아비는 일터로 가고나면 아낙은 홀로 남는다. 혼자 있어도 일이 있거나 취미가 있으면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들은 힘겨운 노동을 하는 것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지아비도 떠나고 새끼들도 떠나 버린 빈 둥지를 지키는 새처럼, 빈 집을 지키고만 있다는 것은 끔찍하게 우울하다. 그래서 빈 둥지 증후군이 생기고, 우울증이 된다던가. >>

생텍쥐페리의 행복어 사전 -1-<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중에서

특별한 것이, 색다른 날들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사람은 늘 우울하다. 모든 해로움이나 특별한 것은 모두 내 안에 있는데, 내 마음의 각도가 잘못 잡혀 있는 것을 간과한 채 세상이 특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는 새로운 것이란 늘 실망만 안겨주고 떠나게 마련이다. 그런 상태로 살아가다 보면 세상이 짜증스럽고 모든 일들이 무료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삶이 열망의 노래를 들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그리워한다.

그가 묻혀낸 냄새들, 그가 사용했던 그 무엇, 부재한 이로 인해 남은 추억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추억의 물건, 추억의 장소들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나는 추억의 열병을 앓아야한다.


*사랑은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면서 추억을 더듬는 열병이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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