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44회 - " 희생하는 아픈 사랑 "

영광도서 0 517
사람들의 사랑의 색깔은 각기 다르다. 그 사랑법이 달라서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것이 사랑하는 법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바보스러울 만치, 평생을 지켜만 보면서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고, 먼발치에서나마 지켜보는 기쁨으로 만족하는 사랑도 사랑이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사랑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대의를 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사랑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사랑은 우리를 울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진정한 사랑을 알고 실천하는 이들이 있어 이 세상은 꽃이 피는 정원처럼 아름답게 지켜진다.

스웨덴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출근을 위해 또는 볼 일을 보기 위해 버스에 탔다. 사람들을 가득 실은 버스는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버스는 마을에 횡단보도에 이르렀다. 그때서야 운전사는 버스의 브레이크가 고장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그때 마침 조그만 유치원생 아이가 손을 들고 길을 건너는 것이 운전사의 눈에 띄었던 것이다. 운전사는 핸들을 잡고 절망적인 기분으로 고민을 했다. 저 작은 아이를 피해 핸들을 꺾으면 버스가 전복되고,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이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자칫 죽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었다.

운전사는 짧은 순간의 고심 끝에 “저 아이의 희생으로 이 사람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하는 생각으로 곧바로 아이를 향해 차를 몰았다. 그 버스에 부딪힌 아이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밖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던 행인들은 모두 운전사를 향해 욕지거리를 퍼부으며 몰아세웠다.

버스 안에 승객들도 ‘피도 눈물도 없는 작자’라고 욕을 하며 버스에서 내렸다. 그러자 운전사는 조용히 버스에서 내려 죽은 아이를 향해 눈물을 흘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미안하다.. 아들아.."

세상에서 내 것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 나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 소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더 없이 소중하다. 그런데 그 사랑하는 소중한 이를 희생시킨다는 것은 일생동안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더 많은 희생을 방지하기 위해 소중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희생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고귀한 사랑이다. 어쩌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이다. 인간은 가장 추하고, 가장 치사하고, 이기적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희생하는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어서 이 세상이 아름답게 유지되는 것이다.


*사랑은 자신만의 색깔을 골라 상대에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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