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55회 - " 잠들었던 사랑 "

영광도서 0 591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600만의 유태인을 학살하게 한 장본인, 히틀러도 사랑하는 마음은 있었고, 인간백정이라도 사랑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누구나 한쪽 가슴에는 사랑을 안고 산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사랑이 숨을 쉬지 못하고, 그들의 한편에서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 그들 속에 숨어있는 사랑을 일깨울 수 있는 전기만 마련해 줄 수 있다면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되찾을 것이다. 사람들이 사랑을 자기 가슴 속에서 발견하게 되는 순간 이 세상은 평안하고 즐거운 세상이 될 것이다. 단지 잊고 있던 사랑을 어떻게 깨울 수 있느냐의 문제만 남아있다.


가정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어 풍부한 경험을 쌓아 유명해진 시카고의 판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굿나우 판사로 곧잘 이렇게 말하곤 했다. “십중팔구는 가장이 자기 아이를 봄으로써 후회하거나 노력하게 만들 수 있다.”

하루는 무뚝뚝하고 뼈만 앙상한 붉은 머리를 한 트럭 기사가 이 판사 앞에 끌려나왔다. 그는 아내와 자식을 부양하지 않은 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내의 울먹이는 하소연과 판사의 혹독한 질책에도 까딱하지 않았다. 그러자 굿나우 판사는 솔로몬이 했던 것처럼 느닷없이 남자를 내려다보며 명령했다.

“저 아기를 데려가시오. 어머니가 키우기엔 너무 벅차오.”

할 수 없이 그 남자는 아기를 받아 안으려고 몸을 돌렸다. 그러자 아기는 발을 까딱거리며 아빠를 향해 팔을 벌리는 것이었다. 아기는 아빠 품에 안기자 찰싹 달라붙어 아빠의 뺨을 토닥거리며 까르르 웃었다. 그 순간 남자의 무정한 태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다.

“판사님, 제발 내 아이들에게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맹세합니다.”

사랑이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새로운 탄생도 아니다. 사랑은 우리 가슴 속 어딘가에 반드시 내재해 있다. 우리 인간의 마음에는 온갖 것들이 다 들어있다. 사랑뿐 아니라, 미움도 있고, 질투도 있고, 시기도 있다. 내 안에 함께 내재한 이 모든 것들 중 어느 것을 깨워내느냐에 따라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일 수도 있고, 나는 미움이나 질투가 많은 사람일 수도 있다. 내 안에 있는 그 무엇을 깨워내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도 달라지게 마련인 것이다.

그저 사랑은 잠들어 있는 것을 깨우기만 하면 된다. 사실 스스로는 그 사랑을 깨우기 힘들지만 주변에서 계기만 마련해준다면 언제든 사랑은 깨어날 수 있다.


*사랑은 이미 내 안에 있다. 나는 그 잠들어 있는 사랑을 깨우기만 하면 된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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