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62회 - " 지켜주는사랑(2) "

영광도서 0 544
열사의 사막처럼 마음을 닫아버리면 삭막하기만한 이 인간의 사막을 풍요롭게 하는 건 사랑밖에는 없다. 사랑이야말로 닫힌 마음을 열어 사막과도 같은 이 세상을 소중한 사람들로 넘쳐나게 하고 열림의 세계를 가져다준다. 사랑을 하면 드디어 죽어 있는 사물들의 노래가 들려온다. 사랑하면 상대의 가슴에 울려 퍼지는 사랑의 노래가 들려온다. 사랑은 죽어 있는 것들을 살아나게 하는 힘이 있다. 사물이 드디어 생명을 가진 존재로 느껴질 때, 그 사물은 내 마음의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사랑은 이 삭막한 인간의 사막에 노래를 주고. 시를 주고, 생명을 부여한다.

아주 힘이 센 사람을 항우장사라고 한다. 그만큼 항우는 세상 어느 누구도 힘이 장사였다. 그는 용맹과 힘으로 천하를 평정하며 초나라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덕이 부족하여 한나라와의 싸움에서 연전연승했지만 마지막 일전에서 패하여 망하게 되었다. 적군에게 포위당하여 죽을 운명에 처한 항우는 애첩 우미인과 애마는 살리고 싶어 했다. 하지만 애마도 주인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하려는 듯 꼼짝도 하지 않았고, 우미인도 항우를 무척 사랑했으므로 함께 죽겠다고 했다.

우미인은 마지막 향연을 열고 항우 앞에서 검무를 추었다. 항우에게 술을 권하며, 아름답게 춤을 추다가 우미인은 항우가 차고 있던 칼을 뽑았다. 그러자 항우는 깜짝 놀랐다. 그러나 우미인은 그 칼로 항우를 찌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을 찌르고 자결했다. 그 후 항우도 죽고 초나라는 멸망했다. 그런데 우미인의 무덤에서 진홍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났는데 그때부터 우미인초라고 불렀고, 이 꽃이 개양귀비 꽃의 전설이다.

같은 물이라도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은 마음에 싹트는 사랑 때문이다. 그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그 모든 것은 아름다움으로 변한다. 사랑은 그 무엇이든 가치 있게 만든다. 모두가 비슷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랑은 그 중의 누군가를 특별한 존재로 만든다. 세상의 많은 우물들은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고, 그냥 평범하게 인식되어 우리의 기억에도 머물지 않듯이 사랑이 깃들지 않은 모든 것은 평범한 모래알로만 인식될 뿐이다. 하지만 거의 볼 수 없는 사막의 샘, 그 오아시스는 세상 그 어떤 우물보다도 소중하고, 아름답다. 우리들의 인간의 사막에서 그 무엇인가를 특별히 여기게 되는 것은 우리 마음에 싹트는 사랑 때문이다. 그 사랑으로 우리 삭막한 이 세상에도 소중한 샘과도 같은 삶! 의 윤활유가 생겨난다. 우리는 오늘도 삶의 오아시스를 그리워하고 있지 않던가!


* 사랑은 함께 있으므로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작은 그리움이다.* -최복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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