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제68회 - " 행복한 5분의 독서<인간의대지>-장사도 밑천이 있어야 한다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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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30 21:57
인간의 대지 - 장사도 밑천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거리에서 이 세상 모든 지리학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알아낸 것이다. 지리학자들은 큰 도시들에 물을 제공하는 에브르 강에만 흥미를 갖고 있다. 그들은 모트릴 서쪽 풀밭 밑에 숨어서 서른 그루가량의 꽃나무를 키우는 개울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개울을 조심하게. 그놈이 우리 비상 착륙장을 못 쓰게 만들거든. 그것도 너의 지도에 그려 넣으라고.”
아! 나는 뱀 모양의 그 개울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 개울이 하는 일이라고는 조용한 속삭임으로 겨우 개구리 몇 마리를 유혹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그러나 그 녀석은 줄곧 한쪽 눈을 뜨고 잠을 청했다. 그 녀석은 비상 착륙장의 낙원에서 풀밭 아래 길게 누운 채로, 그곳으로부터 2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 녀석은 기회만 생기면 나를 불기둥으로 변하게 할 것이다.
또 저 산비탈에서는 서른 마리의 양이 나와의 싸움을 위해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넌 그 풀밭이 비어 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런데 서른 마리의 양이 갑자기 바퀴 밑으로 우르르 달려드는 일이 틀림없이 생긴단 말이지.”
나는 그 믿겨지지 않는 위협들에 대해 들으며 명랑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조금씩 내 지도상의 스페인은 전등불 밑에서 차츰 동화의 나라가 되어갔다. 나는 대피소와 함정들에 십자표시를 해두었다. 그리고 농가와 농부, 서른 마리의 양, 지리학자들이 소홀히 다루었던 개울도 표시해 두었다. 또 양치기 처녀의 정확한 자리도 표시해 두었다.
기요메의 숙소에서 나온 나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거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외투 깃을 세운 채 거리를 지나다니는 낯선 이들 사이에 끼여 내 정열을 가슴에 담으며 산책하는 것이 즐거웠다. 마음에 비밀을 간직한 채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나란히 거니는 것이 나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지금 그들은 나의 존재를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해가 대지로 떠오르면 그들은 자신의 근심과 열정, 사랑을 우편 행낭 속에 든 짐과 함께 나에게 맡기게 될 것이다. 그들의 희망을 날라다줄 나의 손을 외투 속에 파묻은 채 그들과 함께 걷는 이 뿌듯한 기분을 그들은 전혀 모를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 중에서
세상은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산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지 않고는 그가 본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밤에 산 정상에서 도심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는 있지만 그 기분을 알지 못한다. 하기야 때로는 상상이 현실보다 더 넓고 더 아름다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증언이 될 수는 없다.
기요메의 설명을 들으며 상상하는 생텍쥐페리의 상상, 그는 이미 상상 속에서는 하늘을 날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길게 흐르는 강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가 상상만으로 보는 작은 개울의 모습을 뱀 모양으로 상상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직접 비행을 하고 난 후에야 그 개울이 뱀이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무엇이든 밑천이 있어야만 작은 장사라도 할 수 있듯이 기초 지식이 있어야만 그 것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조금의 상식, 조금의 앎이라도 있어야 그 앎이, 그 상식이 확대되어 풍요로운 결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무엇이든 경험하고 배워야만 한다. 하늘을 날면서 아래를 보았을 때라야 실개천이 뱀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다. 개울을 따라 오르다보면 그저 개울물로 보일 뿐이다.
*기초 지식이 있어야만 그 것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최복현-
이렇게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먼 거리에서 이 세상 모든 지리학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알아낸 것이다. 지리학자들은 큰 도시들에 물을 제공하는 에브르 강에만 흥미를 갖고 있다. 그들은 모트릴 서쪽 풀밭 밑에 숨어서 서른 그루가량의 꽃나무를 키우는 개울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 개울을 조심하게. 그놈이 우리 비상 착륙장을 못 쓰게 만들거든. 그것도 너의 지도에 그려 넣으라고.”
아! 나는 뱀 모양의 그 개울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 개울이 하는 일이라고는 조용한 속삭임으로 겨우 개구리 몇 마리를 유혹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그러나 그 녀석은 줄곧 한쪽 눈을 뜨고 잠을 청했다. 그 녀석은 비상 착륙장의 낙원에서 풀밭 아래 길게 누운 채로, 그곳으로부터 2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나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 녀석은 기회만 생기면 나를 불기둥으로 변하게 할 것이다.
또 저 산비탈에서는 서른 마리의 양이 나와의 싸움을 위해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넌 그 풀밭이 비어 있다고 생각할 거야. 그런데 서른 마리의 양이 갑자기 바퀴 밑으로 우르르 달려드는 일이 틀림없이 생긴단 말이지.”
나는 그 믿겨지지 않는 위협들에 대해 들으며 명랑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조금씩 내 지도상의 스페인은 전등불 밑에서 차츰 동화의 나라가 되어갔다. 나는 대피소와 함정들에 십자표시를 해두었다. 그리고 농가와 농부, 서른 마리의 양, 지리학자들이 소홀히 다루었던 개울도 표시해 두었다. 또 양치기 처녀의 정확한 자리도 표시해 두었다.
기요메의 숙소에서 나온 나는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거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외투 깃을 세운 채 거리를 지나다니는 낯선 이들 사이에 끼여 내 정열을 가슴에 담으며 산책하는 것이 즐거웠다. 마음에 비밀을 간직한 채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 나란히 거니는 것이 나 스스로 자랑스러웠다. 지금 그들은 나의 존재를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해가 대지로 떠오르면 그들은 자신의 근심과 열정, 사랑을 우편 행낭 속에 든 짐과 함께 나에게 맡기게 될 것이다. 그들의 희망을 날라다줄 나의 손을 외투 속에 파묻은 채 그들과 함께 걷는 이 뿌듯한 기분을 그들은 전혀 모를 것이다.
-생텍쥐페리의 <인간의 대지> 중에서
세상은 어떤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산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지 않고는 그가 본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밤에 산 정상에서 도심을 내려다보는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그 아름다움을 상상할 수는 있지만 그 기분을 알지 못한다. 하기야 때로는 상상이 현실보다 더 넓고 더 아름다울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증언이 될 수는 없다.
기요메의 설명을 들으며 상상하는 생텍쥐페리의 상상, 그는 이미 상상 속에서는 하늘을 날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길게 흐르는 강의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그가 상상만으로 보는 작은 개울의 모습을 뱀 모양으로 상상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직접 비행을 하고 난 후에야 그 개울이 뱀이 꿈틀거리며 기어가는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무엇이든 밑천이 있어야만 작은 장사라도 할 수 있듯이 기초 지식이 있어야만 그 것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조금의 상식, 조금의 앎이라도 있어야 그 앎이, 그 상식이 확대되어 풍요로운 결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무엇이든 경험하고 배워야만 한다. 하늘을 날면서 아래를 보았을 때라야 실개천이 뱀 모양으로 보이는 것이다. 개울을 따라 오르다보면 그저 개울물로 보일 뿐이다.
*기초 지식이 있어야만 그 것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이다.* -최복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