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830회 - " 시간과 공간을 누리며 살기 "

영광도서 0 1,171
존재는 모두 시간과 공간의 지배를 받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공간도 없고, 공간이 없다면 시간도 없습니다. 아니 존재가 없다면 시간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존재가 없다면 공간 또한 없습니다. 이를테면 시간보다, 공간보다 소중한 것은 존재입니다. 비록 존재는 시간과 공간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그 시간과 공간은 결국 존재가 있을 때 의미와 가치를 갖는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생각해 보자고요. 내가 없다면 시간이나 공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요. 그러니까 진정 중요한 것은 나라는 존재는 비록 하잘 것 없는 것 같지만 나라는 존재는 모든 것의 중심입니다. 그럼에도, 존재가 모든 것의 중심이며, 가장 소중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시간의 지배를 받습니다. 공간의 지배를 받습니다.

시간의 주인, 공간의 주인이어야 마땅한데 그 시간과 공간의 노예로 살아갑니다. 그 시간을 위해 몸과 정신을 바쳐 뼈빠지게 삽니다. 그 공간을 위해 미친 듯이 살아갑니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무진 애를 씁니다. 아니 온 생애를 바칩니다. 그렇게 시간과 공간을 위해 살다가 한 번도 그것의 주인되어 살아보지 못하고, 그것들을 누려보지 못하고 그냥 인생의 길을 떠납니다. 그리 생각하면 억울하지 않나요? 그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가 소중한데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데도 그렇게 우리는 우리 존재를 그렇게 던지며 삽니다.

내가 없으면 세상이란 공간도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없으면 지금이란 시간도 무의미합니다. 이렇게 나라는 존재는 이 세상의 주인공, 시간의 주인공, 장소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라는 시간을 누리지 못하고 그 시간의 노예가 되어 삽니다. 시간을 관리하려다 점점 시간의 노예로 전락하여 바삐 바삐 삽니다. 그렇게 바삐 살수록 점점 더 바빠만 집니다. 시간을 아끼려다 점점 바빠지고, 그 시간을 제대로 쓰지도 못합니다. 시간의 잡혀 살면서 시간을 누리지 못하는 겁니다. 시간의 노예로 사는 사람은 평생 시간에 발목 잡혀 정신 없이 살다가 삶을 끝내고 맙니다. 그러니까 시간에 잡혀 살지 말고 시간을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내 존재의 소중함, 여기에서 실존은 발견됩니다. 이를테면 실존은 이 공간에 지금 내가 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심에 내가 있습니다. 그리고 내 존재의 필요조건은 지금이라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머무는 여기라는 장소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실존은 곧 현재라는 의미입니다. 현재란 지금이라는 시간은 여기라는 장소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실존이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나를 의미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현재란 지금이라는 시간과 여기라는 공간 속에 있는 나라는 의미입니다. 이 삼위일체가 바로 현재이며 실존의 조건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누릴 수 있다면 누려야 합니다.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을 느끼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가질 수 있는 것을 갖고, 찾을 수 있는 것을 찾으려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것이 진정 시간과 공간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일일 테니까요.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 속에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는 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리며 살아야 합니다. 자꾸 미루다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 흘러가는 시간, 멈춘 시간, 순환하는 시간, 그 시간들의 의미를 찾아 여행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실존입니다. 카르페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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