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0회 - "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봐요 "

"이 세상의 운행에는 이따금 특별한 순간이 있단다. 그 순간이 오면, 저 하늘 가장 먼 곳에 있는 별까지 이 세상 모든 사물과 존재들이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서로 영향을 미쳐서, 이제껏 일어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없는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지. 애석하게도 인간들은 대개 그 순간을 이용할 줄 몰라. 그래서 운명의 시간은 아무도 깨닫지 못하고 지나가 버릴 때가 많단다. 허나 그 시간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아주 위대한 일이 이 세상에 벌어지지."

운명의 시간이 뭐냐고 묻는 모모에게 호라 박사가 한 말입니다.

<연금술사>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꿈을 자주 꿉니다. 같은 꿈을 자주 꿉니다. 사람은 그저 그런 동물과 달리 비록 적긴 하지만 얼마간의 영성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같은 꿈을 자주 꾼다는 것은 일종의 계시와 같습니다. 한 번 꾸는 꿈은 우연이지만 여러 번 꾸는 꿈은 뭔가의 영성에 의한 계시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자주 꾸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이 주려는 영적인 메시지가 무엇인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삶에는 우연도 있지만 인연도 있고, 운명도 있습니다. 아무리 실존주의자라도 운명 전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를테면 어쩌다 한 번 스쳐 지나는 사람은 우연이지만 만나고 헤어지기를 자주 하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우연을 넘어 인연이며, 운명입니다. 물론 그 인연이, 그 운명이 한 가족을 이룬다는 전제는 아닙니다. 악연이든 인연이든, 이런 관계든 저런 관계든 그 사람은 삶의 과정에서 어떻게든 만남이 마련되어 있었다, 예정되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삶을 보람 있게 사느냐, 가치 있게 사느냐의 문제는 그렇게 마련된 만남을 어떻게 슬기롭게 자신의 삶으로 초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남 하나 하나에 보다 정성을 다하면서, 귀를 기울이면서 그 운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면 그 만남을 어떻게 이끌어 갈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만남이 그러하듯이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우연히 주어진 게 아니라 과거의 어느 시점 쯤에서 어떤 계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아니면 지금 잠깐 하는 일일 뿐이라고 각오를 다지지만 미래의 어느 시점에선가 지금의 일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어떤 하나가 이루어지려면 그만큼 원인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원인들이 지금의 나입니다. 또한 지금의 나의 모습이, 나의 행동이 원인이 되어 미래의 나로 연결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하는 일들을 정성다해 해야 합니다. 지금 하는 일들에 진한 의미부여를 하며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호라 박사가 말하는 운명은 실제로는 운명이라기보다는 기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회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삶의 고동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세상의 흐름을 주의 깊게 보면서, 진정한 자신을 잘 들여다볼 때 삶의 과정에서 무언가 할 수 있거나 해야 하는 최상의 적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최상의 적기가 언제인지,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기회란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며, 자신의 삶을 정성스럽게 살려 애쓰는 사람에게 찾아옵니다. 기회는 받을 자격이 있는 이들에게 찾아옵니다.

운명 같은 기회, 이를테면 부정적인 운명이 아니라 긍정적인 운명은 자신의 삶을 정성스럽게 사는 이들의 몫입니다. 기회는 자신에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소중히 여기며,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마음에서 울려오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는 이들에게 보너스처럼 찾아옵니다. 그렇게 삶의 보너스로 찾아오는 것이 좋은 기회입니다. 운명처럼 찾아오는 행운입니다. 더디거나 빠름의 차이는 있지만 제 삶을 정성스럽게 살면서 주어지는 순간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들에겐 행운은 언젠가 반드시 찾아듭니다. 행운은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2015년은 복 받을 준비를 갖추어 복 받을 일 많이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