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873회 - " 생산적인 지식의 세계 "

영광도서 0 1,637
지식의 세계는 끝이 없습니다. 쌓으면 쌓을수록 공간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간은 그 이상으로 더 넓어집니다. 지식을 쌓아둘 창고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신축성은 채우는 만큼 그 이상의 공간을 배가 시킵니다. 하여 책을 읽는 사람들은 더 많은 책을 읽으려 합니다. 지식이 있는 사람은 지식이 적은 사람보다 더 열심히 지식을 습득하려 노력합니다. 그렇게 늘리는 기쁨을 그들은 체험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식 있는 자는 점점 더 지식의 부자가 되고, 지식이 가난한 자는 점점 더 지식의 가난뱅이가 됩니다.

아무리 많은 재물이 생긴다 해도 그것을 쌓아놓을 공간이 없어서 걱정하는 이는 없습니다. 창고가 모자라면 더 크게 개축하거나 신축하면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식의 세계란 얻는 만큼, 아니 그 이상의 공간은 저절로 생깁니다. 오히려 공간은 배가됩니다. 그것이 지식을 얻는 기쁨입니다. 그 기쁨은 끝없이 지식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게 하고, 보다 많은 지식을 얻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그 지식을 크게 만드는 지혜마저 얻습니다. 때문에 지식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 지식에서 보다 생산적으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나옵니다. 지혜란 지식의 싸앗에서 자라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신나게 모은 지식이라도 표출되지 않으면 그건 무의미합니다. 지식은 안에서 폼만 재는 것이 어니라 적절한 상황에 맞추어, 적절한 시점에 표출되어야 합니다. 내 안에만 고여 있는 썩는 지식으로 둘 것이 아니라, 다른 이에게 전달되어 생산성을 갖는 산지식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지식이 있어도 안에만 쌓아두고 거드름이나 피우면 그건 진정한 지식이 아닙니다. 적절히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이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지식이 진정 산지식입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가진 지식을 썩여서 버릴 것이 아니라 표현하여 생산적으로 살려야 합니다.

영어, 불어, 우리말를 동시에 대조할 수 있는 <어린왕자>

"모모는 헤어릴 수 없이 많은 보물이 가득 쌓여 있는 동굴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많은 보물은 점점 더 불어나서 숨이 막혀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출구가 없었다. 어느 누구도 보물을 헤치고 모모를 구하러 올 수 없었다. 사람들에게 자기가 여기 묻혀 있다고 알릴 수조차 없었다. 모모는 그렇게 시간의 산, 땅속 깊이 묻혀 있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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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모모는 깨닫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없으면,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파멸에 이르는 그런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많은 책을 읽었다고 자랑하기보다는 그 책의 내용을, 그 책의 지혜를 나눌 일입니다. 많은 지식이 있다고 뽐내기보다는 그 지식을 다른 이들과 나누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책은 많이 읽었으나 나눌 능력이 안 된다면, 그건 의미 없는 독서입니다. 많은 지식이 있으나 그 지식을 남에게 전달할 수 없다면 그건 가치 없는 지식입니다. 재산이 많아도 남에게 나누어줄 줄 모르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가 아니듯이, 지식이나 지혜 역시 나눌 줄 모른다면 진정한 지식인이 아니라 지식인인 척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니까 빵을 나누듯이 지식도 남과 나누어야 진정한 지식입니다.

밥을 먹으면 쌀 줄도 알아야 건강하듯이 지식도 얻는 만큼 표현해야 정신이 건강합니다. 때문에 지식을 얻을 때엔 그 지식을 어떻게 표출할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무조건 습득할 게 아니라 자기만의 그릇에 잘 담길 수 있도록 습득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얻은 지식은 남에게 잘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얻은 지식이 생산성을 지닙니다. 이를테면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름의 공부방법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얻은 지식은 혼자 가지고 뿌듯한 가멍을 갖는 데 그쳐선 안 됩니다. 뿌듯함의 순간도 잠시 마음의 답답함이 찾아들기 때문입니다. 얻는 만큼 내보내야 일단 생산적인 일이며, 정신적인 건강에도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얻는 만큼 표현하려 애를 써야 합니다. 그게 진정한 지식의 부자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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