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879회 - " 내 소중한 삶 속에 내가 있을까? "

영광도서 0 1,109
우리는 고작 100년도 못 살면서 마치 천 년 그 이상을 살 것처럼, 수 없는 걱정을 하며 삽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라 아무리 되돌리려 해도 되돌릴 수 없는 일도 억지로 현재로 끌어다 고민합니다. 그러니 미래의 일이야 오죽하겠어요. 오지도 않은 일,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일까지도, 가능성이란 단어를 앞세워 미리 끌어다 걱정거리로 쌓아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그렇게 고민한다고 그 일을 다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취미처럼 걱정하는 일을 일상으로 삼아 살아갑니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보다 훨씬 많은 일을 자신이 해야 할 일의 목록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잘 정하고 오늘 그 일을 다했다면, 아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습니다. 그런 하루 하루가 모여 우리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런 날들이 모여 우리를 보람을 느끼며 살게 합니다. 과하지 않고 소박하게 나 자신을 잘 규정지으며, 주제에 맞게 생활하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정말로 행복하게 살려 한다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을 슬기롭게 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기준을 갖고 살면 될 것을, 자신의 기준으로 일하면 될 것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의 규모와 일의 규모를 정하고 그것을 위해 삽니다. 때문에 늘 고민이 따르고, 걱정이 따르고, 힘겨움이 따릅니다. 그러니까 나는 나지, 너는 나가 아니라는 아주 기본적인 생각부터 가져야 합니다. 그런 기본도 안 돼 있으니까 우왕좌왕하며 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제 삶에서 자신은 없고 다른 사람만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개는 어떻고 하지 말고, 나는 어떠하다 라는 기본 생각으로 나를 내세우며 살아야 합니다.

내 소중한 삶에 나는 없고 다른 사람만 있다면 참 억울합니다. 당연히 내 소중한 삶의 중심은 나여야 하는데, 내 삶에 실제로는 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삶의 기준도 남을 의식한 기준, 공부의 기준도 남을 의식한 기준, 일의 기준이나 일의 목표의 기준도 남과 비교한 기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놀고 싶을 때도 못 놉니다. 내가 일하고 싶을 때 일하지도 않습니다. 남을 의식하며 일하고 남을 의식하며 놉니다. 내 소중한 삶에 내가 없는 이런 아이러니한 삶을 살면서도 모른 채 살고 있습니다.

정말로 나는 소신껏 일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을 뚜렷이 구분하고 있을까요? 내 소중한 삶에 부여된 내 시간은 참 중요합니다. 그 순간들을 즐겁게 보내면서, 나름대로 잘 활용하면 행복합니다. 그러면 지난날은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찰 것이고, 나중에라도 후회할 일이 줄어들 겁니다. 그렇게 살면 비록 힘든 날에도 아름답고 행복하게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내보내고, 자신이 삶 속을 주관하며 소신껏 살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하루 하루를 깔끔하게 정리하며 편안한 잠에 깊이 빠져야 합니다. 잘 살은 하루들이 모여 행복한 인생을 이루어준다는 걸 생각하자고요.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