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 최복현 |
*제880회 - " 시간의 꽃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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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1
봄은 꽃의 계절입니다. 화사하게 피어 봄을 알려준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핍니다. 이내 꽃이파리 바람에 흩날리는 날들이 지나기 무섭게 산에 산에 산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핍니다. 여기 저기 불붙듯이 홍조를 띤 연분홍 진달래들이 삭막한 산들을 수놓습니다. 그뿐인가요. 산울가 여기 저기 귀엽게 피어나는 이름도 알 수 없는 노란꽃들이며, 복수초며, 다양한 색깔의 꽃들이 뽐내며 피어납니다. 물론 꽃들이 봄에만 피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들 봄 하면 대부분 꽃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봄은 삭막했던 겨울을 지우면서 그 자리를 화려한 꽃들로 수놓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처음을 잘 기억하는 덕분에 다른 계절을 꽃의 계절이라 부르지 않고 봄을 꽃의 계절이라 부릅니다.
꽃, 우리는 그 꽃들 중에서 꽃만을 기억합니다. 이를테면 꽃이 피기 전의 모습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꽃이 진 다음에도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여기 저기 꽃구경은 열심히 다니지만 꽃피기 전에는 그 꽃이 나무나 꽃뿌리였다는 건 관심이 없습니다. 꽃구경을 하고 난 후엔 그 꽃을 잊고 삽니다. 그 꽃이 피기까지에는 꽃의 과거가 있다는 걸, 씨앗이었을 수도 있고, 앙상한 나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씨앗이 있었기에, 앙상한 나무가 있었기에 지금의 꽃이 있습니다. 씨앗이, 앙상한 나뭇가지가 지금의 꽃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금 꽃이 한창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이 오래 오래 계속되었으면 하고 바라나요? 꽃이 핀 대로 언제까지 그대로 있었으면 하냐고요? 꽃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금세 떨어집니다. 어쩌면 짧게 피었다가 지기 때문에 꽃이 아름다운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움을 접으며, 꽃은 집니다. 그토록 곱던,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꽃이 집니다. 그렇게 꽃이 어서 떨어져야 그 꽃진 자리에 열매가 맺힙니다. 그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어 다음해를 기약합니다. 그게 순리입니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운 들 지지 않으면 그 꽃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가 물러나면 다른 하나가 그 자리를 채우는 순리, 그것은 꽃을 닮았습니다. 씨앗이 싹을 내면, 씨앗의 시간이 갑니디. 씨앗의 시간이 가면 싹의 시간입니다. 싹이 자라면 꽃의 시간입니다. 꽃의 시간이 지나면 열매의 시간입니다. 그 하나의 자리를 다른 모습들이 자리를 교대합니다. 그런 아름다운 순환이 종족을 유지하게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순리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가의 시간이 지나면, 아동의 시간으로 이어지고, 아동의 시간은 소년의 시간으로, 소년의 시간은 청년의 시간으로, 청년의 시간은 성인의 시간으로, 성인의 시간은 중년의 시간으로, 중년의 시간은 노년의 시간으로 바톤을 넘겨줍니다. 이런 순환 속에 지금 우리는 바로 전단계를 딛고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누구에게든 지금은 꽃의 시절입니다. 길지 않게 이어질 지금이란 현재의 꽃, 이 아름다운 지금에 머물려고 발버둥치면 우리는 추해집니다.
우리는 우리 피어 있는 이 자리를 뒤로 남겨두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지나 지금이란 꽃이 진 자리가 있어야, 그 자리에 아름다운 열매가 맺힙니다. 그리곤 이내 꽃이 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꽃이 핍니다.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서 버티지 말자고요. 늙어감을, 나이 들어감을 기꺼운 마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자고요. 그렇게 사는 것이, 순리를 따르며, 그것을 서운해 하거나 허무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이들어감이 대견스럽다, 아름답다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생은 지금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겹동백이 촘촘한 꽃잎들로 아름다움을 뽐내듯이 인생의 주름은 아름다운 삶의 경륜입니다. 겉은 주름져도 속은 촘촘히 지혜로 채우며 살았으면 합니다. 오! 자랑스러운 주름이여.
꽃, 우리는 그 꽃들 중에서 꽃만을 기억합니다. 이를테면 꽃이 피기 전의 모습엔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또한 꽃이 진 다음에도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여기 저기 꽃구경은 열심히 다니지만 꽃피기 전에는 그 꽃이 나무나 꽃뿌리였다는 건 관심이 없습니다. 꽃구경을 하고 난 후엔 그 꽃을 잊고 삽니다. 그 꽃이 피기까지에는 꽃의 과거가 있다는 걸, 씨앗이었을 수도 있고, 앙상한 나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씨앗이 있었기에, 앙상한 나무가 있었기에 지금의 꽃이 있습니다. 씨앗이, 앙상한 나뭇가지가 지금의 꽃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금 꽃이 한창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이 아름다움이 오래 오래 계속되었으면 하고 바라나요? 꽃이 핀 대로 언제까지 그대로 있었으면 하냐고요? 꽃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금세 떨어집니다. 어쩌면 짧게 피었다가 지기 때문에 꽃이 아름다운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움을 접으며, 꽃은 집니다. 그토록 곱던,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꽃이 집니다. 그렇게 꽃이 어서 떨어져야 그 꽃진 자리에 열매가 맺힙니다. 그 열매가 다시 씨앗이 되어 다음해를 기약합니다. 그게 순리입니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운 들 지지 않으면 그 꽃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나가 물러나면 다른 하나가 그 자리를 채우는 순리, 그것은 꽃을 닮았습니다. 씨앗이 싹을 내면, 씨앗의 시간이 갑니디. 씨앗의 시간이 가면 싹의 시간입니다. 싹이 자라면 꽃의 시간입니다. 꽃의 시간이 지나면 열매의 시간입니다. 그 하나의 자리를 다른 모습들이 자리를 교대합니다. 그런 아름다운 순환이 종족을 유지하게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순리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아가의 시간이 지나면, 아동의 시간으로 이어지고, 아동의 시간은 소년의 시간으로, 소년의 시간은 청년의 시간으로, 청년의 시간은 성인의 시간으로, 성인의 시간은 중년의 시간으로, 중년의 시간은 노년의 시간으로 바톤을 넘겨줍니다. 이런 순환 속에 지금 우리는 바로 전단계를 딛고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누구에게든 지금은 꽃의 시절입니다. 길지 않게 이어질 지금이란 현재의 꽃, 이 아름다운 지금에 머물려고 발버둥치면 우리는 추해집니다.
우리는 우리 피어 있는 이 자리를 뒤로 남겨두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지나 지금이란 꽃이 진 자리가 있어야, 그 자리에 아름다운 열매가 맺힙니다. 그리곤 이내 꽃이 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꽃이 핍니다. 그러니 지금 이 자리에서 버티지 말자고요. 늙어감을, 나이 들어감을 기꺼운 마음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여지자고요. 그렇게 사는 것이, 순리를 따르며, 그것을 서운해 하거나 허무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나이들어감이 대견스럽다, 아름답다고 진심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인생은 지금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겹동백이 촘촘한 꽃잎들로 아름다움을 뽐내듯이 인생의 주름은 아름다운 삶의 경륜입니다. 겉은 주름져도 속은 촘촘히 지혜로 채우며 살았으면 합니다. 오! 자랑스러운 주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