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904회 - " 시간의 꽃 "

영광도서 0 1,718
봄입니다. 봄에 내리는 비도 봄을 입어 봄비입니다. 봄에 어울리게 살짝 오르는 기온도 봄을 입어 봄날씨입니다. 쏟아지지도 않고, 살풋살풋 내려 슬금슬금 흙속으로 스며드는 봄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셔줍니다. 젖어드는 빗물에 슬며시 잠에서 깨어 눈을 부비는 나뭇가지들에선 머지 않아 자그만 새 잎을 내겠지요. 가만히 봄을 기다리던 잘 여문 씨알들도 이제는 밖으로 나가야지 그 마음으로, 잔뜩 부푼 마음으로 기지개를 하겠지요. 잠자던 식물, 숨을 죽이고 있던 동물들도 움직일 준비를 하는 계절 봄, 봄은 모든 것들이 새로 나고, 깨어나고, 살아나는 아름다운 꿈의 계절입니다.

봄, 모든 것이 움트는 계절, 그리고 이어서 꽃을 피우는 계절, 봄입니다. 그런 분위기에 휩싸여 희망을 노래하고 꿈을 노래하면서 설렘으로 부푸는 마음의 계절입니다. 마음이 부풀듯이 꽃도 부풀어 봉오리가 되고, 봉오리가 터져 꽃이 피어나듯 마음도 꿈을 향해 활짝 열립니다. 씨앗이 변해 꽃을 피우는 게절이 봄이듯, 간직한 꿈이 펼쳐지는 삶의 봄이 열리는 계절이 있습니다. 봄, 그 봄에 내가 있습니다. 설렘으로 삶의 꽃을 피우고 싶은 봄에 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꽃을 삶에 비유하면 꽃은 봄과도 같고, 봄에 피는 꽃과도 같습니다. 봄은 어디서 왔나요? 겨울에서요. 삭막한 겨울에서 봄이 싹을 틔워 초록을 준비하듯이, 삭막한 과거는 뒤로 밀려나고 나는 희망찬 삶을 노래하는 현재에 있습니다. 현재는 곧 꽃의 계절이며, 꿈을 펼치는 계절입니다. 생각을 벗고 실천하는 계절입니다. 그래서 꽃이 아름답듯이 현재는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꽃처럼 아름다운 현재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현재를 그냥 보내지 말고 지극히 사랑하며 살아야 합니다.

"시간의 꽃...... 사람들은 저마다. 가슴을 갖고 있기에 그런 황금빛 시간의 사원을 하나씩 갖고 있단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 사원에 회색 신사들을 들이게 되면, 회색인들은 시간의 꽃을 야금야금 빼앗을 수 있게 된단다. 허나 그렇게 해서 사람의 가슴에서 뽑힌 시간의 꽃은 죽을 수가 없어. 왜햐냐하 그 시간은 진짜 할러간 것이 아니거든. 허나 진짜 주인에게서 떼어내졌기 때문에 살아 있다고 할 수도 없지. 시간의 꽃은 전심전력으로 제 진짜 주인에게 돌아가려고 애를 쓴단다."

꽃은 어디서 왔나요? 잘 여문 씨앗에서요. 잔뜩 숨 죽여서 죽은 줄 알았던 싸앗이 껍질을 깨고 싹을 내더니 이내 꽃을 피우듯이, 이러 저러한 일로 울고 웃던 지난날은 나의 뒤편으로 사라지고, 삶을 노래할 수 있는 지금이란 현재에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은 기적처럼 주어진 시간입니다. 내게 없을 수도 있었던, 만날 수도 없었던 아주 소중한 선물입니다. 찬란한 태양을 바라볼 수 있는 기적의 순간입니다. 삶의 연한이 정헤져 있지 않고, 찰나 후의 삶도 100%확신할 수 없는 나에게 찾아온 이 순간은 기적이며, 아름다운 삶의 꽃입니다.

1년생 식물들은 씨앗에서 꽃으로 꽃에서 열매로 한 생을 삽니다. 씨앗이 과거라면 꽃은 현재입니다. 열메는 미래입니다. 이렇게 나는 과거의 나로, 현재의 나로, 미래의 나로 다른 삶을 이어갑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현재입니다. 이렇게 나는 현재에 있습니다.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꽃의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꽃으로 피었을 때이듯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소중하 순간, 기적과도 같은 순간은 현재입니다. 이 소중한 순간이 내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간을 아주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그리고는 이 순간을 과거의 시간으로 돌려주어야 합니다. 아!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이 아름다운 시간을 곱게 색칠할 순간입니다. 나는 현재를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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