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복현의 나를 찾는 여행


 

최복현

[약력]
서강대에서 불어교육학 석사학위, 상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불문학박사과정을 마쳤다. 1990년 동양문학으로 등단해서 [새롭게 하소서] [맑은 하늘을 보니 눈물이 납니다] 등의 시집, [도둑일기][몽롱한 중산층][에로틱문학의 역사] [정신적 희롱][어린 왕자] [별][틱낫한, 마음의 행복][낙천주의자 캉디드]등의 번역서, 생활철학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어린 왕자에게서 배우는 삶을 사랑하는 지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탈무드의 지혜] 등이 있으며, 생활철학 에세이 [행복을 여는 아침의 명상] [하루를 갈무리하는 저녁의 명상]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편지] [작은 기쁨으로 함께 하는 마음의 길동무] [가난한 마음의 행복]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쉼표 하나... <더 보기>

*제918회 - " 내가 꾸는 꿈 "

영광도서 0 1,488
"팝콘 장수가 양치기보다는 남보기에 근사하다고 생각한 거야. 양치기들은 별을 보며 자야 하지만, 팝콘 장수는 자기 집 지붕 아래서 잠들 수 있잖아. 또 사람들도 딸을 양치기보다는 팝콘 장수와 결혼시키려 하지."

꿈은 아름답습니다. 적어도 지금과는 다른 삶, 지금보다는 아름다운 삶, 지금보다는 나은 삶을 원하는 것이 꿈이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그런 꿈을 꾼 적이 있거나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꿈을 꾸는 사람도 있지만, 꿈을 꾼 적은 있으나 지금은 꿈을 잃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한때는 고운 꿈 꾸었으나, 거창한 꿈 꾸었으나, 현실에 안주하면서 꿈을 잃습니다. 아니면 현실에 벽에 부딪혀 꿈을 포기합니다. 그리고는 어제가 오늘인 듯, 내일이 오늘인 듯 별 감흥 없이 살아갑니다. 그저 지금 얻어지는 삶에 순응하며, '난 참 살 살아가고 있는 거야'하는 그 마음으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다면, 그런 대로 불만 없이, 마음 아리지 않게 살 겁니다. 그런데 한없이 간사한 게 인간의 마음인지라, 어느 날 어느 때에 그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멀쩡하게 잘 사는 내 앞에 나랑 친한 누군가 나타납니다. 나보다 신나게 살고, 나보다 재미있게 살고, 나보다 멋지게 살아간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삶과 나의 삶이 그렇게 관련이 있는 게 아닌데도, 왠지 모르게 의식하면서 갑자기 일상의 의식에서 깨어나는 겁니다. 그러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이대로 살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 참 간사한 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럼에도 내가 꾸었던 꿈을 내가 이루었다면 흔들리지 않을 텐데, 그렇지 못하니 흔들리는 겁니다. 그래서 꿈이 있다면 그 꿈을 포기하기보다 꿈을 향하여 정진해야 합니다.

화려하든 소박하든 꾸었던 꿈, 어디에 놓고 온 것일까요. 왜 놓고 온 것일까요. 이렇게 사람을 의식하면서, 그때 또한 주변을 의식해서 입니다. 내가 생각한 세상을 살아야 하는데, 내가 꿈꾸는 세상을 살려고 도전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잣대로 세상을 재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며, 그 사람의 잣대에 따라 내 삶을 살은 겁니다. 나 외에 어느 누구도 내 삶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 살아줄 수도 없는데, 우리는 너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합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내 삶을 사는 게 아니라 내 삶을 흉내내며 살고 있을 뿐입니다.

"결국 자아의 신화보다 남들이 팝콘 장수와 양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사실 내 인생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우리는 지나치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고, 내가 살아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더 생각합니다. 그래서 꿈을, 이를테면 하고 싶은 일을 슬며시 접어둡니다. 그 다음엔 현실에 충실합니다. 그 현실에 익숙해집니다. 그러면 꿈은 슬며시 꼬리를 감추고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나만의 것입니다. 그러니 내 삶은 나에게 중요한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나를 위해주는 것 같아도, 그것은 그럴 뿐, 최종의 책임은 나의 책임이고, 결국 그 삶은 나의 삶입니다. 그러니까 내 꿈은 나의 것, 내 인생은 나의 것입니다. 고로 내 삶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 맡기지도 말고, 다른 사람의 생각에 비추려고도 말고, 내 삶을 내가 멋지게 펼쳐나가야 합니다. 그만큼 힘은 들고 고독하고 외로울지라도, 나의 꿈은 내가 꾸고 내가 이루어야 합니다. 그만한 용기가 필요하지만, 그 길을 가야 합니다. 꿈, 내가 꾸는 꿈이 아름답고, 내가 이루는 꿈이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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