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식의 다섯 계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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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
*제10회 - " 세 번째 별나라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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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4
"거기서 뭘 하고 있나요?"
어린왕자가 술꾼에게 말했어요. 그 술꾼은 빈 병 한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술을 마시고 있지." 그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어요.
"술을 왜 마셔요?" 어린왕자가 물었어요.
"잊기 위해서야."
"무엇을요?" 어린왕자는 어쩐지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물었어요.
“내가 부끄러운 놈이란 걸 잊기 위해서야." 술꾼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고백했어요.
"뭐가 부끄러운데요?" 어린왕자는 그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술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그는 말을 끝내고 입을 꼭 다물어 버렸어요.
『어린왕자』라는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술꾼들이 산다는 세 번째 별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술꾼들은 왜 술을 마시는지도 모르고 마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는데, 프랑스 사람들도 그랬던 모양이지요?
야마구치 히토미(山口瞳 1926~1995)라고 하는 일본의 한 작가는 그 자신이 술을 많이 마시며 <대일본술꾼당(大日本酒難黨)>을 선언한 인물이기도 한데. 왜 술을 마시느냐 하면 “순수합니다. 그러니까 술을 향해 가지요. 상처받기 쉽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십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있다(『酒食生活』ハルキ文庫). 그러나 아무리 술을 마셔도 그 다음날이면 허당이 아닌가? 실연을 당해서 마셨던들, 직장 일 때문에 마셨던들 그 다음날에는 영락없이 다시 술에서 깨어나 아무 대책도 없게 되니 결국 술값을 버린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다시 일본 얘기를 더 하면 유명한 약물학자인 도쿄대의 마쓰키 노리오(松木則夫) 교수가 동물실험을 해보니 술은 나쁜 기억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한다. 상자에 있는 쥐에 약한 전기자극을 주면 다음에 주지 않고 상자에 넣어도 몸을 움츠린다고 한다. 이렇게 공포를 학습한 쥐를 대상으로 절반에는 혈관에 알콜을 주사하고 다른 절반에는 알콜을 넣지 않고 비교해보니 알콜을 받지 않은 쥐는 몸을 움츠리는 시간이 곧 줄어드는데 알콜을 주사한 쥐는 몸을 움츠리는 시간이 그대로 지속되더라는 것이다. 곧 고통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에 술을 마시면 그 기억이 더 오래간다는 것이다.
과음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조기 사망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선미 박사팀이 보건복지가족부 지원으로 실시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연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4년 한해 20조990억 원으로 1995년 13조6230억 원( 보건사회연구원 ), 2000년 14조9352억 원(연세대 보건대학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며, 이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9% 수준으로서, 캐나다 (1.09%), 프랑스 (1.42%), 스코틀랜드(1.19%)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문제는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에서 2003년까지 전체 음주인구 비율은 64%대로 일정하게 유지된 반면 음주인구 중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과음 인구'는 28.8%에서 43.6%까지 급증했다고 한다.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도 2001년 5.02㎏에서 2004년 5.64㎏로 늘어났으며, 여성 음주인구 비율도 47.6%(99년)에서 49%(03년)로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니 음주로 인한 손실비용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셍 떽쥐베리가 소설『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를 통해 고발한 술꾼들의 나라는 어디일까? 그 세 번째 별은 다름아닌 우리나라 아닐까? 술을 마시는 절대 양으로 보면 러시아가 더 많을 수 있지만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우리나라가 최고라니 또 하나의 자랑스런(?) 세계 최고의 기록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과연 우리나라는 대단한 나라이다. 해마다 세계 최고의 기록을 더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린왕자가 술꾼에게 말했어요. 그 술꾼은 빈 병 한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술을 마시고 있지." 그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어요.
"술을 왜 마셔요?" 어린왕자가 물었어요.
"잊기 위해서야."
"무엇을요?" 어린왕자는 어쩐지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물었어요.
“내가 부끄러운 놈이란 걸 잊기 위해서야." 술꾼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고백했어요.
"뭐가 부끄러운데요?" 어린왕자는 그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술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그는 말을 끝내고 입을 꼭 다물어 버렸어요.
『어린왕자』라는 유명한 소설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술꾼들이 산다는 세 번째 별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술꾼들은 왜 술을 마시는지도 모르고 마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줄 알았는데, 프랑스 사람들도 그랬던 모양이지요?
야마구치 히토미(山口瞳 1926~1995)라고 하는 일본의 한 작가는 그 자신이 술을 많이 마시며 <대일본술꾼당(大日本酒難黨)>을 선언한 인물이기도 한데. 왜 술을 마시느냐 하면 “순수합니다. 그러니까 술을 향해 가지요. 상처받기 쉽습니다. 그래서 술을 마십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있다(『酒食生活』ハルキ文庫). 그러나 아무리 술을 마셔도 그 다음날이면 허당이 아닌가? 실연을 당해서 마셨던들, 직장 일 때문에 마셨던들 그 다음날에는 영락없이 다시 술에서 깨어나 아무 대책도 없게 되니 결국 술값을 버린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다시 일본 얘기를 더 하면 유명한 약물학자인 도쿄대의 마쓰키 노리오(松木則夫) 교수가 동물실험을 해보니 술은 나쁜 기억을 더욱 심화시킨다고 한다. 상자에 있는 쥐에 약한 전기자극을 주면 다음에 주지 않고 상자에 넣어도 몸을 움츠린다고 한다. 이렇게 공포를 학습한 쥐를 대상으로 절반에는 혈관에 알콜을 주사하고 다른 절반에는 알콜을 넣지 않고 비교해보니 알콜을 받지 않은 쥐는 몸을 움츠리는 시간이 곧 줄어드는데 알콜을 주사한 쥐는 몸을 움츠리는 시간이 그대로 지속되더라는 것이다. 곧 고통이나 힘든 일이 있을 때에 술을 마시면 그 기억이 더 오래간다는 것이다.
과음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조기 사망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이선미 박사팀이 보건복지가족부 지원으로 실시한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 연구에 따르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4년 한해 20조990억 원으로 1995년 13조6230억 원( 보건사회연구원 ), 2000년 14조9352억 원(연세대 보건대학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며, 이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약 2.9% 수준으로서, 캐나다 (1.09%), 프랑스 (1.42%), 스코틀랜드(1.19%) 등 주요 선진국들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문제는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99년에서 2003년까지 전체 음주인구 비율은 64%대로 일정하게 유지된 반면 음주인구 중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과음 인구'는 28.8%에서 43.6%까지 급증했다고 한다. 1인당 순수 알코올 소비량도 2001년 5.02㎏에서 2004년 5.64㎏로 늘어났으며, 여성 음주인구 비율도 47.6%(99년)에서 49%(03년)로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니 음주로 인한 손실비용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가 없다.
셍 떽쥐베리가 소설『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를 통해 고발한 술꾼들의 나라는 어디일까? 그 세 번째 별은 다름아닌 우리나라 아닐까? 술을 마시는 절대 양으로 보면 러시아가 더 많을 수 있지만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우리나라가 최고라니 또 하나의 자랑스런(?) 세계 최고의 기록을 가진 나라가 되었다. 과연 우리나라는 대단한 나라이다. 해마다 세계 최고의 기록을 더하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