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식의 다섯 계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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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
*제35회 - " 아버지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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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4
전 세계에 아버지 날이 있다. 우리는 특별히 아버지 날이 따로 지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미국과 영국에서는 5월에 어머니 날이 있고 6월 18일이 ‘아버지 날’이란다.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이날 특별히 자식들로부터 무엇 좋은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어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고, 그만큼 미국이나 영국의 아버지들은 피곤할 것이다. 2006년 아버지 날에 영국에서는 아버지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전통적으로 영국에서(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의 아버지의 상(像)은, 그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월급봉투의 두께와 비례하는, 그래서 자녀들과는 멀면서 엄격한 그런 아버지였다. 그런데 영국의 고용평등위원회(the Equal Opportunities Commission)가 만2천 명의 새로운 아빠(막 아빠가 된 사람들)와 9천2백 명의 새 엄마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표한 데 따르면 21세기 영국의 새 아버지들은 자녀들과 더 가까운 관계를 원하고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우선순위를 바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여덟 명이나 되는 새 아빠들은 그들에게 주어지는 석 달간의 육아휴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쓰겠다고 했다. 10명 중 일곱 명의 아빠는 집에서 아기를 봐주기 위해 근무방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그 중의 10명 중 세 명의 아빠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동시간근무제를 택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비율은 2002년에 비해 세 배가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제니 왓슨은 아빠들이 점점 더 첫아기들부터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서 93%의 아빠들은 출산 전 강습이나 검사, 병원 예약 등에 참가한다고 말한다. 출산휴가를 2주 이상 받는 남성들이 2002년 22%에 비해 2005년에는 36%로 늘었고 아빠들이 자녀와 놀아주는 시간이 70년대에 비해서 8배나 늘었다는 것이다. 58%의 아기 아빠들은 돈 벌어오는 것이 아빠의 주임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아빠들도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영국 남자들의 가치관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의 야망을 그들의 생활과 화해시키는데는 아직도 많은 장애가 존재한다는 것이 또 다른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현대의 아빠들은 여전히 일의 압력과 가정에서 자녀와 보내는 시간의 질과 사이에서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대처하는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아빠들은 자기 자신의 일과 그의 성취에 따른 장래의 기대를 희생하면서라도 아이들에게 가고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아빠들의 새로운 경향을 포착하고 이를 발표한 영국 고용평등위원회의 조사결과(남녀평등을 위해 아빠들을 집으로 끌어드리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지만)는 그만큼 영국에서 아빠들을 가정으로, 자녀 양육으로 끌어드리는 데 갈 길이 멀다고 시사하고 있다. 그만큼 영국사회도 출산과 양육을 위해 영국 사회가 더 많은 배려를 해야하는 시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재계, 노동계, 시민사회, 종교단체 등 사회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사회협약이 지난 20일 처음으로 체결됐다. 경제계, 노동계, 종교계, 여성·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각계는 부문별 실천방안을 마련, 추진키로 했으며 경제계는 특히 출산과 양육 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기로 뜻을 모았다.
민노총 등 일부에서는 저출산의 근본원인인 소득불균형 해소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전환과 배려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데서 방향은 맞다고 하겠다. 이 사회협약은 특히 경제계에 많은 주문을 하고 있는데, 출산과 아동양육에 우호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 활성화, 정시퇴근 문화 조성, 임산부 근로자를 위한 여성근로자 휴게실 운영 등과 함께 각종 홍보·캠페인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대기업 내에 직장보육시설을 확충해 이를 중소기업의 직원들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한다고 한다.
필자는 저출산문제의 해결책의 핵심으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데 따라 아기가 출생할 때부터 아기를 맡아줄 시설이 필요하며 여기에 대기업이 참여하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회협약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기업들에 대해 보육시설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데서 이러한 협약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런 노력과 함께 우리 남자들도 전통적인 남자, 남성의 역할이란 관념에서 벗어나 출산과 육아도 아빠가 책임을 같이 져야한다는 생각을 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키울 방법이 없고 더구나 모든 책임을 여자 혼자 져야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인 만큼 남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다. 영국에서 아빠의 역할과 책임이 바뀌는 만큼 우리도 이제,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는 어버이날을 확대해서 아빠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사회적인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전통적으로 영국에서(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의 아버지의 상(像)은, 그의 능력에 대한 평가가 월급봉투의 두께와 비례하는, 그래서 자녀들과는 멀면서 엄격한 그런 아버지였다. 그런데 영국의 고용평등위원회(the Equal Opportunities Commission)가 만2천 명의 새로운 아빠(막 아빠가 된 사람들)와 9천2백 명의 새 엄마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표한 데 따르면 21세기 영국의 새 아버지들은 자녀들과 더 가까운 관계를 원하고 있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우선순위를 바꿀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여덟 명이나 되는 새 아빠들은 그들에게 주어지는 석 달간의 육아휴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쓰겠다고 했다. 10명 중 일곱 명의 아빠는 집에서 아기를 봐주기 위해 근무방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그 중의 10명 중 세 명의 아빠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동시간근무제를 택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비율은 2002년에 비해 세 배가 늘어난 것이라고 한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제니 왓슨은 아빠들이 점점 더 첫아기들부터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서 93%의 아빠들은 출산 전 강습이나 검사, 병원 예약 등에 참가한다고 말한다. 출산휴가를 2주 이상 받는 남성들이 2002년 22%에 비해 2005년에는 36%로 늘었고 아빠들이 자녀와 놀아주는 시간이 70년대에 비해서 8배나 늘었다는 것이다. 58%의 아기 아빠들은 돈 벌어오는 것이 아빠의 주임무라고 보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다. 아이들과 지내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아빠들도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영국 남자들의 가치관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의 야망을 그들의 생활과 화해시키는데는 아직도 많은 장애가 존재한다는 것이 또 다른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현대의 아빠들은 여전히 일의 압력과 가정에서 자녀와 보내는 시간의 질과 사이에서 이를 어떻게 조화롭게 대처하는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아빠들은 자기 자신의 일과 그의 성취에 따른 장래의 기대를 희생하면서라도 아이들에게 가고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아빠들의 새로운 경향을 포착하고 이를 발표한 영국 고용평등위원회의 조사결과(남녀평등을 위해 아빠들을 집으로 끌어드리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지만)는 그만큼 영국에서 아빠들을 가정으로, 자녀 양육으로 끌어드리는 데 갈 길이 멀다고 시사하고 있다. 그만큼 영국사회도 출산과 양육을 위해 영국 사회가 더 많은 배려를 해야하는 시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재계, 노동계, 시민사회, 종교단체 등 사회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사회협약이 지난 20일 처음으로 체결됐다. 경제계, 노동계, 종교계, 여성·시민사회단체 등 사회 각계는 부문별 실천방안을 마련, 추진키로 했으며 경제계는 특히 출산과 양육 친화적인 기업문화 조성에 앞장서기로 뜻을 모았다.
민노총 등 일부에서는 저출산의 근본원인인 소득불균형 해소대책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전환과 배려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데서 방향은 맞다고 하겠다. 이 사회협약은 특히 경제계에 많은 주문을 하고 있는데, 출산과 아동양육에 우호적인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 활성화, 정시퇴근 문화 조성, 임산부 근로자를 위한 여성근로자 휴게실 운영 등과 함께 각종 홍보·캠페인 등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대기업 내에 직장보육시설을 확충해 이를 중소기업의 직원들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한다고 한다.
필자는 저출산문제의 해결책의 핵심으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는 데 따라 아기가 출생할 때부터 아기를 맡아줄 시설이 필요하며 여기에 대기업이 참여하면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사회협약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기업들에 대해 보육시설 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데서 이러한 협약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런 노력과 함께 우리 남자들도 전통적인 남자, 남성의 역할이란 관념에서 벗어나 출산과 육아도 아빠가 책임을 같이 져야한다는 생각을 가질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를 갖고 싶어도 키울 방법이 없고 더구나 모든 책임을 여자 혼자 져야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인 만큼 남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수적이다. 영국에서 아빠의 역할과 책임이 바뀌는 만큼 우리도 이제, 부모의 은혜를 생각하는 어버이날을 확대해서 아빠들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하는 사회적인 움직임을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