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식의 다섯 계절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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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
*제83회 - " 이젠 우리 얼굴을 보자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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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4
‘서구인 모델을 쓰면 광고할 수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몇 년 전 광고업체들에게 아시아인 광고 모델만 쓸 것을 지시하고, 해외 유명 연예인을 쓴 기존 TV 광고에 중단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말레이사아 정부가 광고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TV광고. 이 광고는 최신형 도요타 자동차 모델 옆에 헝클어진 머리의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함께 있는 장면을 담고 있는데, 정부가 “왜 아시아인을 놔두고 서구인을 모델로 쓰느냐”고 제동, 방송이 중단됐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 대변인인 공보처 장관은 “왜 우리 말레이시아인들이 서구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가? 우리가 그들보다 못생겼는가?”라고 따지면서, “서구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 것은 아시아인들 사이에 열등감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아시아인을 모델로 사용하는 것은 광고 회사의 중요한 의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사실 정부가 광고 모델을 누구를 쓰는가까지 간섭하는 것은 단연코 옳지 않다. 그런 식으로 간섭을 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에게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더라도 말레이시아의 조치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나라의 백화점 광고를 한 번 보라. 요즈음은 신문의 한 면 또는 두 면을 통재로 터서 백화점 광고가 나오는데, 특히 의류에 관한한 광고 모델은 모두 서양인이다. 주로 금발의 서양 여자가 많지만 남자도 종종 있다.
옷을 사 입을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일 텐데 왜 모델은 서양인인가? 다리가 길고 머리카락이 가늘어 바람에 잘 날리고 얼굴도 갸름해서 더 멋있다고 생각해서인가? ‘이런 멋있는 사람들이 입는 옷을 너희들도 사 입어라.’ 하고 말하는 것인가? 이런 통단 광고를 하려면 광고비가 엄청날 텐데 그 서양인의 이미지에 혹해서 옷을 사게 되면 꽤나 값이 비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한국인들이 입는 옷을 선전하는 데 외국인 모델만 등장하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지난 가을 휩슬고 간 프랑스의 싸구려 포도주 사건같이 기분이 언짢다.
파리 특파원들이 가을이 되면 리포트할 것이 마땅치 않아 찾아가서 보도하는 것인 이른바 보졸레 누보. 이 포도주는 깊은 맛도 없을뿐더러 김치로 치면 겉절이 같은 것인데, 특파원들이 몇 번 보도하다 보니 한국 사람들은 대단히 좋은 것인 줄 알고 가을에 이것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돼 버렸다. 수퍼마켓이나 구멍가게까지도 보졸레 누보를 늘어놓고 팔고 있고, 그러다 보니 프랑스 보졸레 마을 사람들은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외제 병, 그 병을 이용해 외국인 모델이나 외국의 술이 우리들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말레이시아의 서구인 모델 추방 조치는 비록 방법상으로는 옳지 않지만 취지만은 높이 사주고 싶다.
우리가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말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몇 년 전 광고업체들에게 아시아인 광고 모델만 쓸 것을 지시하고, 해외 유명 연예인을 쓴 기존 TV 광고에 중단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말레이사아 정부가 광고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은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TV광고. 이 광고는 최신형 도요타 자동차 모델 옆에 헝클어진 머리의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함께 있는 장면을 담고 있는데, 정부가 “왜 아시아인을 놔두고 서구인을 모델로 쓰느냐”고 제동, 방송이 중단됐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 대변인인 공보처 장관은 “왜 우리 말레이시아인들이 서구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가? 우리가 그들보다 못생겼는가?”라고 따지면서, “서구인을 광고 모델로 쓰는 것은 아시아인들 사이에 열등감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아시아인을 모델로 사용하는 것은 광고 회사의 중요한 의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사실 정부가 광고 모델을 누구를 쓰는가까지 간섭하는 것은 단연코 옳지 않다. 그런 식으로 간섭을 하기 시작하면 사람들에게서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더라도 말레이시아의 조치는 우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나라의 백화점 광고를 한 번 보라. 요즈음은 신문의 한 면 또는 두 면을 통재로 터서 백화점 광고가 나오는데, 특히 의류에 관한한 광고 모델은 모두 서양인이다. 주로 금발의 서양 여자가 많지만 남자도 종종 있다.
옷을 사 입을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일 텐데 왜 모델은 서양인인가? 다리가 길고 머리카락이 가늘어 바람에 잘 날리고 얼굴도 갸름해서 더 멋있다고 생각해서인가? ‘이런 멋있는 사람들이 입는 옷을 너희들도 사 입어라.’ 하고 말하는 것인가? 이런 통단 광고를 하려면 광고비가 엄청날 텐데 그 서양인의 이미지에 혹해서 옷을 사게 되면 꽤나 값이 비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쨌든 한국인들이 입는 옷을 선전하는 데 외국인 모델만 등장하는 것은 별로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지난 가을 휩슬고 간 프랑스의 싸구려 포도주 사건같이 기분이 언짢다.
파리 특파원들이 가을이 되면 리포트할 것이 마땅치 않아 찾아가서 보도하는 것인 이른바 보졸레 누보. 이 포도주는 깊은 맛도 없을뿐더러 김치로 치면 겉절이 같은 것인데, 특파원들이 몇 번 보도하다 보니 한국 사람들은 대단히 좋은 것인 줄 알고 가을에 이것을 마시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돼 버렸다. 수퍼마켓이나 구멍가게까지도 보졸레 누보를 늘어놓고 팔고 있고, 그러다 보니 프랑스 보졸레 마을 사람들은 이게 웬 떡이냐 하면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외제 병, 그 병을 이용해 외국인 모델이나 외국의 술이 우리들의 정신을 마비시키고 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말레이시아의 서구인 모델 추방 조치는 비록 방법상으로는 옳지 않지만 취지만은 높이 사주고 싶다.
우리가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