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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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
*제43회 - " 여행 가방에 책 한권을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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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5
본격적인 여행 성수기다. 여행은 어느새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터미널, 항구, 공항에는 기대와 설렘을 불룩하게 걸머진 이들로 부산하다. 칸트는 죽을 때까지 태어난 동네를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위대한 철학자가 되었다.
위대한 일상인인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낯선 환경과의 접촉이다. 새로운 사람, 공간, 경험과의 만남이다. 만남을 통해서 내 삶을 성찰하고 새로운 생기를 충전한다. 그 투자는 투자자를 배반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낭 가득 이것저것 챙겨 길을 떠난다.
가방 크기와 여행 이력은 반비례한다. 바퀴 달린 큰 가방, 금방 무너질 것 같은 큰 배낭을 짊어진 축은 초보 여행자다. 이민을 가는지 여행을 가는지 분간이 안 간다. 짐이 엄청나다. 여행 중 한 번 필요할까 말까한 것까지 알뜰히 챙겨 넣은 때문이다. 경력이 쌓이면 짐에 치여서 여행을 훼손시키지 말자는 판단이 선다.
여행은 유격 훈련이 아니다. 대상에 정신없이 눈도장만 찍는 행위가 아니다. 어디어디 갔다 왔다, 몇 개 나라 갔다 왔다는 것을 치적 삼는 행위가 아니다. 그런 자랑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천천히, 느리게, 대상을 살피고 낯선 사람을 만나고 사색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일탈의 향연이 아니다. 해방감에 들떠 광란의 페스티발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일회성 광란에 몰두할 이유가 없다. 여행은 생활의 일부다.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여행의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 억눌린 노예들이 펼치는 광란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인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재충전하는 것이 여행이다.
가방과 배낭은 단출할수록 여행의 기쁨이 크다. 짐의 노예가 되면 피로와 찌증이 커진다. 웬만한 것은 현지에서 해결하면 된다. 옷장을 뒤져 겹겹이 옷을 챙겨 넣을 필요가 없다. 간단한 티셔츠는 현지에서 사 입고 여벌의 양말 한 켤레면 족하다.
빠뜨리지 말고 가방에 챙겨 넣을 것은 한 권의 책이다. 잘 골라 넣은 책 한권이 여행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비행기든 기차든 지루한 이동 시간에 독서삼매는 타임머신을 탄듯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숙소에서도 한가한 시간이 있다. 분주한 일상에 쫓겨 여유롭게 책장 넘길 기회가 없었는데, 숙소에 번듯이 누워 즐기는 독서는 새로운 맛이다. 잊혀졌던 기억의 회로들이 척척 복구되는 느낌을 받는다. 문학, 철학, 종교, 추억 등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버랩된다.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 부끄러운 일은 없었던가,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대한 인연은 없는가. 온갖 명상이 책장마다 가득 펼쳐진다.
그래서, 여정은 될수록 간단하게 짜는 게 좋다. 더 많이, 더 여러 곳을 훑으려고 계획을 세우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부닥치는 것이 많으면 상큼한 기분은 사라지고 짜증이 커진다. 어차피 온 세상을 모두 섭렵할 수 없다. 한 곳이나마 제대로 보고 느끼는 여행이 좋다.
무거운 짐 보따리에 시달리지 말자. 돌아오는 가방에 담긴 좋은 기억과 여행 중 읽은 책 한 권이면 성공한 여행이다. 기념품 사는 데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지 말자. 가는 곳마다 기념품 가게에서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면 여행의 목적이 흐려진다. 꽤 공들여 산 선물을 주어도 받는 이들은 크게 반기지 않는다.
여행의 주체는 자신이다. 자유와 즐거움이 오롯이 자신의 것이 되도록 준비하고 떠나자. 그러면 넉넉한 소득을 안고 돌아온다.(*)
위대한 일상인인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낯선 환경과의 접촉이다. 새로운 사람, 공간, 경험과의 만남이다. 만남을 통해서 내 삶을 성찰하고 새로운 생기를 충전한다. 그 투자는 투자자를 배반하지 않는다. 그래서 배낭 가득 이것저것 챙겨 길을 떠난다.
가방 크기와 여행 이력은 반비례한다. 바퀴 달린 큰 가방, 금방 무너질 것 같은 큰 배낭을 짊어진 축은 초보 여행자다. 이민을 가는지 여행을 가는지 분간이 안 간다. 짐이 엄청나다. 여행 중 한 번 필요할까 말까한 것까지 알뜰히 챙겨 넣은 때문이다. 경력이 쌓이면 짐에 치여서 여행을 훼손시키지 말자는 판단이 선다.
여행은 유격 훈련이 아니다. 대상에 정신없이 눈도장만 찍는 행위가 아니다. 어디어디 갔다 왔다, 몇 개 나라 갔다 왔다는 것을 치적 삼는 행위가 아니다. 그런 자랑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천천히, 느리게, 대상을 살피고 낯선 사람을 만나고 사색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일탈의 향연이 아니다. 해방감에 들떠 광란의 페스티발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일회성 광란에 몰두할 이유가 없다. 여행은 생활의 일부다. 내년에도, 그 다음 해에도 여행의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 억눌린 노예들이 펼치는 광란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인이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재충전하는 것이 여행이다.
가방과 배낭은 단출할수록 여행의 기쁨이 크다. 짐의 노예가 되면 피로와 찌증이 커진다. 웬만한 것은 현지에서 해결하면 된다. 옷장을 뒤져 겹겹이 옷을 챙겨 넣을 필요가 없다. 간단한 티셔츠는 현지에서 사 입고 여벌의 양말 한 켤레면 족하다.
빠뜨리지 말고 가방에 챙겨 넣을 것은 한 권의 책이다. 잘 골라 넣은 책 한권이 여행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비행기든 기차든 지루한 이동 시간에 독서삼매는 타임머신을 탄듯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숙소에서도 한가한 시간이 있다. 분주한 일상에 쫓겨 여유롭게 책장 넘길 기회가 없었는데, 숙소에 번듯이 누워 즐기는 독서는 새로운 맛이다. 잊혀졌던 기억의 회로들이 척척 복구되는 느낌을 받는다. 문학, 철학, 종교, 추억 등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오버랩된다.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가, 부끄러운 일은 없었던가, 바쁘다는 핑계로 소홀히 대한 인연은 없는가. 온갖 명상이 책장마다 가득 펼쳐진다.
그래서, 여정은 될수록 간단하게 짜는 게 좋다. 더 많이, 더 여러 곳을 훑으려고 계획을 세우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부닥치는 것이 많으면 상큼한 기분은 사라지고 짜증이 커진다. 어차피 온 세상을 모두 섭렵할 수 없다. 한 곳이나마 제대로 보고 느끼는 여행이 좋다.
무거운 짐 보따리에 시달리지 말자. 돌아오는 가방에 담긴 좋은 기억과 여행 중 읽은 책 한 권이면 성공한 여행이다. 기념품 사는 데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지 말자. 가는 곳마다 기념품 가게에서 시간과 노력을 빼앗기면 여행의 목적이 흐려진다. 꽤 공들여 산 선물을 주어도 받는 이들은 크게 반기지 않는다.
여행의 주체는 자신이다. 자유와 즐거움이 오롯이 자신의 것이 되도록 준비하고 떠나자. 그러면 넉넉한 소득을 안고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