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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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
*제31회 - " 말, 글, 영상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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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5
지금 시대를 지식정보사회라고 부른다. 농경사회, 산업사회에 이어서 출현한 사회다. 지식 정보사회라면 정보의 축약물인 책이 단연 그 중심에 놓여야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니다. 책은 점점 밀려나고 있다. 영상의 시대가 무르익은 지 오래다. 감각의 즉각적 전달 도구로서 영상보다 탁월한 것이 어디 있으랴.
책의 우월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세태가 되었는가. 작금의 세태가 바람직한 가에 대해 성찰해보자.
난폭함과 즉흥적인 표현의 선두에 말이 서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 입안에 도끼를 품고 나온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지식,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막말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좀더 자극적, 충동적으로 발언해야 말값을 하는 것인 줄 안다. 언어폭력이 일상화되었다. 아이들마저 욕이 욕인 줄 모르고 욕을 해댄다.
영상은 거기에 한술 더 뜬다. 행위의 폭력을 보태서 표현한다. 폭력적이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헐리우드 영화는 물론이고 한국 영화도 자극적 폭력이 없으면 흥행이 어렵다. 더욱 기발하게, 좀더 엽기적을 것을 위해 머리를 짠다.
이런 판국이니 갑갑한 문자로 이루어진 책이 맛을 당기기 어렵다. 그래서 책도 어설픈 흉내를 낸다. 그런 책이 곧잘 팔리기도 한다. 그러나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부랴부랴 자극적 말의 흉내, 섬뜩한 영상의 하수인 흉내를 내보지만 슬픔만 돌아온다.
글이, 글로 이루어진 책이 가야할 길은 서툴고 느리고 대중의 외면을 받을지언정 점잖은 길이어야 한다. 사립문 열어놓고 탕아를 기다리는 부모처럼, 돌아올 그를 위해 날마다 더운밥을 아랫목에 묻어놓는 깊은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인터넷의 보편화는 분명 하나의 혁명적 상황이다. 그 미덕은 참으로 크다. 정보의 공유와 공간과 시간의 압축이란 엄청난 일을 해낸다. 하나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밤새워 눈밭길을 걸어 스승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바다 건너 이국땅에 갈 필요도 없다. 일방적으로 수용해야하는 답답함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미덕보다 폐해를 먼저 수용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즉흥성, 충동성, 익명성, 무책임, 저질성이 판을 친다. 이러니 정중한 도구인 책이 들어설 틈이 없다.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때다.
낯설고 경이로운 감격에 대한 시행착오는 최대한 줄여야한다. 은은한 물결처럼, 은근하게 따뜻해지는 온돌처럼 책의 문화가 이어져야 한다. 경박한 충동이 판을 치는 세상을 조금씩 정돈해야 한다.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말이 지닌 미덕, 사유를 여과해서 표출하는 글의 미덕, 말과 글과 색채와 행위가 결합된 영상의 미덕이 자기 역할에 충실할 때 균형 잡힌 사회가 될 것이다. (*)
책의 우월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세태가 되었는가. 작금의 세태가 바람직한 가에 대해 성찰해보자.
난폭함과 즉흥적인 표현의 선두에 말이 서 있다. 인간은 태어날 때 입안에 도끼를 품고 나온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지식,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막말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좀더 자극적, 충동적으로 발언해야 말값을 하는 것인 줄 안다. 언어폭력이 일상화되었다. 아이들마저 욕이 욕인 줄 모르고 욕을 해댄다.
영상은 거기에 한술 더 뜬다. 행위의 폭력을 보태서 표현한다. 폭력적이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 헐리우드 영화는 물론이고 한국 영화도 자극적 폭력이 없으면 흥행이 어렵다. 더욱 기발하게, 좀더 엽기적을 것을 위해 머리를 짠다.
이런 판국이니 갑갑한 문자로 이루어진 책이 맛을 당기기 어렵다. 그래서 책도 어설픈 흉내를 낸다. 그런 책이 곧잘 팔리기도 한다. 그러나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부랴부랴 자극적 말의 흉내, 섬뜩한 영상의 하수인 흉내를 내보지만 슬픔만 돌아온다.
글이, 글로 이루어진 책이 가야할 길은 서툴고 느리고 대중의 외면을 받을지언정 점잖은 길이어야 한다. 사립문 열어놓고 탕아를 기다리는 부모처럼, 돌아올 그를 위해 날마다 더운밥을 아랫목에 묻어놓는 깊은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인터넷의 보편화는 분명 하나의 혁명적 상황이다. 그 미덕은 참으로 크다. 정보의 공유와 공간과 시간의 압축이란 엄청난 일을 해낸다. 하나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밤새워 눈밭길을 걸어 스승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바다 건너 이국땅에 갈 필요도 없다. 일방적으로 수용해야하는 답답함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미덕보다 폐해를 먼저 수용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즉흥성, 충동성, 익명성, 무책임, 저질성이 판을 친다. 이러니 정중한 도구인 책이 들어설 틈이 없다.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때다.
낯설고 경이로운 감격에 대한 시행착오는 최대한 줄여야한다. 은은한 물결처럼, 은근하게 따뜻해지는 온돌처럼 책의 문화가 이어져야 한다. 경박한 충동이 판을 치는 세상을 조금씩 정돈해야 한다.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 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말이 지닌 미덕, 사유를 여과해서 표출하는 글의 미덕, 말과 글과 색채와 행위가 결합된 영상의 미덕이 자기 역할에 충실할 때 균형 잡힌 사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