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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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
*제55회 - " 해리포터 생각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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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5
미래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에 걸쳐 최고 판매 부수를 기록한 책은 해리포터 시리즈다. 1997년 첫 권이 출간된 이래 10년을 이어온 해리포터 시리즈는 제 7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6권까지 세계적으로 3억2,500만부가 팔렸다. 제7권 최종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도들’이 2007년 7월 21일 오전 8시에 세상에 나왔다. 예견된 바대로 출간 즉시 전 세계에서 1초당 15권이 팔리고 있다. 출간과 함께 세계 각국은 해리포터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한국에서도 열기가 뜨겁다. 번역도 안 된 영어 원서인데 출간 당일 1만부 이상 팔렸다. 가히 해리포터 광풍이다.
1~6권까지 해리포터는 국적을 떠나 청소년을 하나로 묶는 마법사다. 서구는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등 64개 언어로 번역됐다. 제5권까지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40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렸다. TV, 게임, 인터넷이 청소년의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에 책이 이런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가슴 벅차다.
해리포터의 매력은 무엇인가? 무엇이 청소년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가? 해리포터를 모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이 아니다라고 여기게 하는가? 그것의 마력은 단순 명쾌하다. 한 소년이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성장소설의 플롯 속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른들에게 환상은 버려야할 금기다. 청소년에게 환상은 미래를 설계하는 재산이다. 환상을 가진 어른은 딱하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숙아다. 환상은 청소년의 전유물이자 숨겨진 보물이다. 결국 그들은 그것을 꺼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한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환상이 미래에 실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해리포터의 한국어판은 2007년 11월 쯤 출간된다. 출판계와 서점가는 따 놓은 당상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러나, 한편으로, 서러운 생각, 아쉬운 생각, 분한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해리포터는 외국 작품이다. 거기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국수주의에 갇혀 외국 작품을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찰은 필요하다.
번역 도서가 출판계, 서점가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 한국인의 얼과 상상력은 어디 가고 한글의 옷을 입은 번역 도서가 넘친다. 2004년 기준, 한국에서 발행되는 번역서 비율은 전체 도서의 29%다. 세계 1위다. 그래서 한국은 번역 도서의 천국이다. 2005년 기준, 연간 베스트셀러 30위권 도서 중 번역서가 16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일본의 경우 번역서 비율이 8%, 연간 판매량 상위 30위권 목록에 번역서는 단 2종이다. 한국은 일반 단행본 가운데 번역도서 시장 지배율이 50%를 넘는다. 각종 매체의 신간 소개, 서점의 요지에 깔린 책의 종류를 보면 그 실태를 금방 알 수 있다. 해리포터가 번역되면 신문 지면, 서점의 요지에는 그것으로 도배할 것이다.
책을 파는 서점인의 입장에서, 어떤 책이든 많이만 팔면 될까.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그렇지 않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이 한국인의 정서를 걸죽하고 애잔하게, 해학과 상상력, 환상의 힘을 결집하고 표출하여 한국인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그것을 글로벌화 해야 한다.
번역서가 넘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내 출판 콘텐츠의 재생산 구조가 허약하고 시장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글쓰기, 도발적인 상상력,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의 힘을 기르기에는 우리 교육 풍토, 사회 풍토가 너무 허약하다. 규격화된 인재를 생산하기에 급급하다. 출판사는 시간과 기회비용이 소요되는 국내 저작물보다는 외국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책을 단기간에 번역하여 시장에 내놓고 싶은 사업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저작권 수입 중계 시스템과 과당 경쟁에 의한 최고 수준의 로얄티를 지불하는 나라가 되었다.
자본에 국경이 없듯이 책에도 국경이 없다. 번역서가 넘치는 것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수입, 수출이 균형을 이뤄야하듯이 지적 재산인 책 역시 수출입의 균형이 필요하다. 우리의 수출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외국어로 번역되었다는데 자족할 뿐 상품 가치를 누린 책은 없다.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지원하고 격려할 문제다. 누워서 떨어지는 감만 받아먹는 시대가 아니다. 해리포터의 로얄티는 얼마일까. (*)
1~6권까지 해리포터는 국적을 떠나 청소년을 하나로 묶는 마법사다. 서구는 물론 아시아,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 등 64개 언어로 번역됐다. 제5권까지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40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렸다. TV, 게임, 인터넷이 청소년의 생활을 지배하는 시대에 책이 이런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니 가슴 벅차다.
해리포터의 매력은 무엇인가? 무엇이 청소년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가? 해리포터를 모르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이 아니다라고 여기게 하는가? 그것의 마력은 단순 명쾌하다. 한 소년이 재능을 발견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성장소설의 플롯 속에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른들에게 환상은 버려야할 금기다. 청소년에게 환상은 미래를 설계하는 재산이다. 환상을 가진 어른은 딱하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숙아다. 환상은 청소년의 전유물이자 숨겨진 보물이다. 결국 그들은 그것을 꺼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한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나는 환상이 미래에 실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해리포터의 한국어판은 2007년 11월 쯤 출간된다. 출판계와 서점가는 따 놓은 당상에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러나, 한편으로, 서러운 생각, 아쉬운 생각, 분한 생각이 든다. 어쨌든 해리포터는 외국 작품이다. 거기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국수주의에 갇혀 외국 작품을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성찰은 필요하다.
번역 도서가 출판계, 서점가를 지배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한다. 한국인의 얼과 상상력은 어디 가고 한글의 옷을 입은 번역 도서가 넘친다. 2004년 기준, 한국에서 발행되는 번역서 비율은 전체 도서의 29%다. 세계 1위다. 그래서 한국은 번역 도서의 천국이다. 2005년 기준, 연간 베스트셀러 30위권 도서 중 번역서가 16종으로 절반을 넘는다. 일본의 경우 번역서 비율이 8%, 연간 판매량 상위 30위권 목록에 번역서는 단 2종이다. 한국은 일반 단행본 가운데 번역도서 시장 지배율이 50%를 넘는다. 각종 매체의 신간 소개, 서점의 요지에 깔린 책의 종류를 보면 그 실태를 금방 알 수 있다. 해리포터가 번역되면 신문 지면, 서점의 요지에는 그것으로 도배할 것이다.
책을 파는 서점인의 입장에서, 어떤 책이든 많이만 팔면 될까.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그렇지 않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인이 한국인의 정서를 걸죽하고 애잔하게, 해학과 상상력, 환상의 힘을 결집하고 표출하여 한국인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 그것을 글로벌화 해야 한다.
번역서가 넘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내 출판 콘텐츠의 재생산 구조가 허약하고 시장 경쟁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글쓰기, 도발적인 상상력,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의 힘을 기르기에는 우리 교육 풍토, 사회 풍토가 너무 허약하다. 규격화된 인재를 생산하기에 급급하다. 출판사는 시간과 기회비용이 소요되는 국내 저작물보다는 외국에서 상품성이 검증된 책을 단기간에 번역하여 시장에 내놓고 싶은 사업 욕구가 강하다. 그래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저작권 수입 중계 시스템과 과당 경쟁에 의한 최고 수준의 로얄티를 지불하는 나라가 되었다.
자본에 국경이 없듯이 책에도 국경이 없다. 번역서가 넘치는 것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수입, 수출이 균형을 이뤄야하듯이 지적 재산인 책 역시 수출입의 균형이 필요하다. 우리의 수출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외국어로 번역되었다는데 자족할 뿐 상품 가치를 누린 책은 없다.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지원하고 격려할 문제다. 누워서 떨어지는 감만 받아먹는 시대가 아니다. 해리포터의 로얄티는 얼마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