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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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
*제17회 - " 할인없는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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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5
한국의 법률은 누더기 법률이다. 이 눈치 저 눈치, 이 목소리 저 목소리에 목을 빼고 귀를 기울이다보니 원칙과 정의가 뭉개진다. 법은 약속의 강제 규정이다. 약속은 서로 지키겠다는 신뢰를 전제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발효된 도서정가제(출판 및 인쇄 진흥법22조)가 비틀걸음을 걷고 있다. 책값은 뛰고 일반 서점들은 줄지어 문을 닫고 있고 인터넷 서점들은 출혈경쟁에 전사 직전이다.
1998년 4888개였던 전국의 서점이 2002년에는 2319개로 줄었다. 2004년 들어서 서울에서 42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 할인경쟁을 무기로 여겼던 인터넷 서점 중에는 누적 적자가 100억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고 한다.
책값은 어떤가? 할인경쟁이 치열하던 2002년 한해 동안의 책값 상승폭이 1995년~2001년 7년 동안의 인상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서정가제 이후 독자들이 체감하는 책값 상승률은 매우 높다. 독자를 잃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제 함께 살 수 있는 반듯한 제도를 찾아야한다. 말로만 상생(相生)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다. 원칙과 정직을 적용하면 간단하다. 책값의 거품을 빼고 명실상부한 도서정가제를 실행해야한다. 할인성 마일리지 적립과 배송료 부담등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배송료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관행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대량 구입은 다를 수 있다.
프랑스, 독일은 엄격한 도서정가제가 법으로 제정되어 있고 일본은 법보다 더 견고한 유통관행이 있다. 법과 원칙과 관행이 탄탄하지 못한 우리는 몇 년째 정가제 때문에 앓고 있고 병이 깊어지고 있다.
파이를 키울 연구는 하지 않고, 독서 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옹색한 파이에 달라붙어 서로 뜯어먹고만 있으니, 책은 점점 손을 떠나고 있다.
어떤 잔재주도 더 이상 끼어 들지 못하는 ‘할인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 거기에는 응당 책값에 거품이 있는 책은 엄격히 다스리는 장치가 있어야한다. 이제는 책의 미래, 활자문화의 미래에 대해 고민과 성찰을 해야할 때이다. 국가의 지적 기반과 역사에 대해 겸허하게 생각해야 한다.
법과 제도는 균형과 선(善)을 구현해야 한다. 일부의 이익이나 입김을 대변하는 법은 이미 권위를 상실했다. 법과 제도보다 더 소중한 것이 인간의 건전한 상식이다. 책은 인간의 고등정신의 산물이다. 문화상품이다. 이것이 시장과 상업의 논리에 시달려서 얼이 빠지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은 일이다.
할인 경쟁은 시대의 대세라고 할 지라도 내막을 뜯어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하다. 밑지는 장사는 없다. 그러나 잘못된 제도에 허겁지겁 매달려 가다보면 결국 옷이 짖어지고 맨살마저 찢겨나간다. (*)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발효된 도서정가제(출판 및 인쇄 진흥법22조)가 비틀걸음을 걷고 있다. 책값은 뛰고 일반 서점들은 줄지어 문을 닫고 있고 인터넷 서점들은 출혈경쟁에 전사 직전이다.
1998년 4888개였던 전국의 서점이 2002년에는 2319개로 줄었다. 2004년 들어서 서울에서 42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다. 할인경쟁을 무기로 여겼던 인터넷 서점 중에는 누적 적자가 100억원을 넘어선 곳도 있다고 한다.
책값은 어떤가? 할인경쟁이 치열하던 2002년 한해 동안의 책값 상승폭이 1995년~2001년 7년 동안의 인상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도서정가제 이후 독자들이 체감하는 책값 상승률은 매우 높다. 독자를 잃는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제 함께 살 수 있는 반듯한 제도를 찾아야한다. 말로만 상생(相生)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다. 원칙과 정직을 적용하면 간단하다. 책값의 거품을 빼고 명실상부한 도서정가제를 실행해야한다. 할인성 마일리지 적립과 배송료 부담등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 배송료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관행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대량 구입은 다를 수 있다.
프랑스, 독일은 엄격한 도서정가제가 법으로 제정되어 있고 일본은 법보다 더 견고한 유통관행이 있다. 법과 원칙과 관행이 탄탄하지 못한 우리는 몇 년째 정가제 때문에 앓고 있고 병이 깊어지고 있다.
파이를 키울 연구는 하지 않고, 독서 인구의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옹색한 파이에 달라붙어 서로 뜯어먹고만 있으니, 책은 점점 손을 떠나고 있다.
어떤 잔재주도 더 이상 끼어 들지 못하는 ‘할인이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 거기에는 응당 책값에 거품이 있는 책은 엄격히 다스리는 장치가 있어야한다. 이제는 책의 미래, 활자문화의 미래에 대해 고민과 성찰을 해야할 때이다. 국가의 지적 기반과 역사에 대해 겸허하게 생각해야 한다.
법과 제도는 균형과 선(善)을 구현해야 한다. 일부의 이익이나 입김을 대변하는 법은 이미 권위를 상실했다. 법과 제도보다 더 소중한 것이 인간의 건전한 상식이다. 책은 인간의 고등정신의 산물이다. 문화상품이다. 이것이 시장과 상업의 논리에 시달려서 얼이 빠지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은 일이다.
할인 경쟁은 시대의 대세라고 할 지라도 내막을 뜯어보면 조삼모사(朝三暮四)에 불과하다. 밑지는 장사는 없다. 그러나 잘못된 제도에 허겁지겁 매달려 가다보면 결국 옷이 짖어지고 맨살마저 찢겨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