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김윤환
(주)영광도서 대표이사 | 경영학 박사
yhkim@ykbook.com
[약력] 경남 함안 대산 구혜 출생(1949).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 졸업,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영학석사, 부산대학교 국제학석사, 동아대학교대학원 경영학박사. ‘87 JCI부산시지구 회장, '88한국청년회의소중앙부회장, '89부산시체육회이사, 한국청년회의소 연수원 교수부장, (사)목요학술회 부회장, '06국제신문 부사장, 부산고등법원민사 조정위원, 부산문화재단 이사, (사)한국마케팅관리학회 부회장, 2014부산ITU전권회의범시민지원협의회 부회장, 2014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범시민지원협의회 부회장, 부산광역시 새마을회 회장, 부산새마을신문 발행·편집인 등 역임...< 더보기 >

*제33회 - " 부산에 사는 즐거움을 아시나요? "

영광도서 0 480
등잔 밑이 어둡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 이런 속담을 한 방에 날려버리는 즐거운 소식을 까치가 물고 왔다. 부산의 교육 만족도가 전국 최고라는 평가가 그것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443개 초중고교 학생, 학부모, 교사 3만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2005년 교육 수요자 만족도 조사 결과 2005년 9월 19일 발표) 학생, 학부모뿐 아니라 교사집단에서도 부산의 교육 만족도가 16개 시,도 가운데 1위로 나왔다.

한국 제2 도시라는 명성은 퇴색되고 인구와 경제력은 줄어들고 갈매기들의 소리마저 목이 쉬어 겨우 끼르륵 끼르륵 거린다. 굳세어라 금순아를 소리 높여 불러도 불경기의 늪이 깊어 자갈치 아지매들의 인상은 펴지지 않는다. 한여름 피서철에 해운대에 100만 인파 운집, 양심 실종, 쓰레기 천지라는 기사가 부산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그러나 부산은 죽지 않는다. 멀리 뛰기 위해 잠시 웅크리고 있을 뿐이다. 포효하며 비상할 그날을 위해 천천히, 묵직하게 바닥을 다지고 날개를 털고 있다. 교육 만족도는 객관적 자료와 주관적 자신감의 산물이다. 교육 행정가,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물이다. 교육 현장이 황폐화되어 가는 것을 걱정만 한 것이 아니라 개선하려는 열정의 산물이다.

요즘 아이들 책을 읽지 않는다는 푸념만 한 것이 아니라 대책과 방법을 강구한 결과다. 서울 학생은 학교 도서관에서 연평균 1.3권의 책을 빌리는데 반해 부산 학생의 대출도서 수는 9.1권이다. 책 읽기의 붐이 왕성하다는 통계다. 이것은 부산인 모두의 노력 덕분이다. ‘독서 인증제’라는 새로운 제도를 개발하여 정착시켰다. 학생들이 책을 읽고 나서 인터넷 사이트에 독후감을 올리면 그 책을 읽었다는 증명으로 쿠폰을 준다. 2004년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동기 부여, 확인, 점검, 보상, 이것이 교육 이론의 기본이다. 기본을 외면하고 마음만 조급하여 학생들을 엉뚱한 곳으로 몰아붙이는 일들이 많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 제도를 벤치마킹 하고 있다.

독서 교육, 논술 쓰기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강조될 사안이다. 선진국의 대학 입시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분야가 에세이 쓰기다. 학생 개인의 능력과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측정할 수 있는 탁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글은 한 인간의 총체적 사고력을 확인할 수 있는 얼굴이다. 사상과 철학, 사고방식과 언어 구사능력, 성격과 인격을 측정할 수 있다. 글쓰기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면벽 3년 수행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체험을 가진 이들의 노력을 습득하여 그것을 바탕으로 자기 세계를 구축해야 좋은 글이 나온다. 그 노력이 함축된 것이 책이다. 부산 학생들의 미래는 밝다. 부산에 살고 있는 어른들의 미래도 밝다. 실력 있는 아이들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찌 부산만의 특허품일 수 있으랴. 대한민국 모두의 과제이자 지향해야 할 바다. 고향, 국가는 가꾸어 나가는 것이다. 막연한 자부심이 아니라 구체적 행동과 가시적 성과가 차곡차곡 쌓여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이란 관공서 몇 개 푹 퍼서 허허벌판에 던지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을 안전하고 즐겁고 비젼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오랜만에 흐뭇한 소식을 접하니 부산에 사는 즐거움과 함께 의무감도 느낀다. 더욱 신명나고 건강하고 내실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야겠다. 부산의 노력이 온돌의 온기처럼 서서히 전국으로 번지길 기대한다. 한반도에 사는 한민족 모두 ‘우리가 남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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