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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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환 |
*제61회 - " 돈키호테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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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1 03:45
인간의 유형을 ‘돈키호테형’과 ‘햄릿형’으로 나누는 구분법이 있다. 돈키호테형 인간은 햄릿형 인간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돈키호테형은 일단 무엇이든 부딪혀보고 다음 일을 헤쳐 가는 형태를 말한다. 때에 따라서 저돌적이고 단순한 인간형을 지칭한다. 반대로 햄릿형인간은 발 한 발자국 내딛는 것조차 고뇌와 갈등하는 인간형을 말한다. 고민과 갈등이 많은 인간형이다. 사업과 정치는 두 유형의 장점을 끌어와야 성공할 수 있다.
한가한 독자에게
이 책은 내 두뇌의 소산이니 저자인 나는 최고로 아름답고 유쾌하고 재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사실은 내가 특별히 내세우지 않더라도 독자들은 믿어주실 것이다.
돈키호테의 첫줄은 위와 같이 시작된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1605년(1부)과 1615년(2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돈키호테〉는 세계문학사상 가장 익살스러운 작품 중 하나이며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직접 읽지 않은 사람들조차 이 ‘특별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소간 알고 있다.
세르반테스의 호기로운 바람은 그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달성되었다. 흔히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사람이나 터무니없이 무모한 사람, 현실감각이 결여된 순진하면서도 저돌적인 사람을 일컬어 돈키호테라한다.
돈키호테는 에스파냐 시골의 몰락한 귀족이다. 경작지의 대부분을 팔아 기사들의 무용담이 적힌 소설책을 사 읽은 그는 자기도 그들처럼 모험을 찾아 세상을 떠도는 편력기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7월 어느 이른 새벽에 “자신이 늑장을 부릴수록 세상이 얼마나 더 많은 고통을 겪겠는가 하는 생각에 쫓겨” 서둘러 길을 떠난다. 그는 기사소설에 나오는 우스꽝스런 표현과 말투로 대화하고, 여관을 웅장한 성으로, 여관주인을 성주로 인식한다. 그에게는 보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모든 것이 “그가 읽어온 글들과 같은 모양새”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풍차를 거인으로 알고 싸움도 벌인다. 이렇듯 기상천외한 그의 언행들에 독자들은 포복절도하기 십상이지만 이쯤에서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돈키호테를 일종의 광인으로 본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이다.
돈키호테는 심오한 인간성과 불타는 정의감과 고상한 품성을 소유한 인물이다. 돈키호테가 소유한 진정으로 가치 있는 덕목은 그의 위대한 꿈과 정열이다.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의 여인 돌씨아네에게로 향하는 열렬한 동경과 연모, 불의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분노, 파란만장한 모험의 편력은 이상과 정렬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헌신이다.
세르반테스가 펼쳐 보인 경이로움과 환상에 가득 찬 모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인물은 분명 온전한 현실감각을 지닌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믿었던 것처럼 그렇게 확실하고 분명한 것은 아니다. 의심할 바 없는 실재이며 기필코 도달해야할 가치라고 믿고 추구했던 현실이 뜻밖에도 현실도 실재도 아니었음이 밝혀져 낭패와 허탈에 빠진 적이 없었던가.
현실에 대한 편협한 인식과 맹목적인 집착은 우리의 삶을 가두고 축소시킨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을 때, 황당무계해 보이는 돈키호테의 광기에 찬 모험이 주는 교훈을 알게 된다. 돈키호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그것은 세상과 우주와 익숙하지 않음을 향해 시야와 의식을 넓게 개방하라는 것이다. 더불어 목표를 추구하는데 좀더 뜨거운 열정을 회복해야 된다는 교훈이다.
예술의 분야는 이런 정신이 절대적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남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도발적, 발칙한 상상력이 생명력을 확보하는 첩경이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지도자는 여론과 민심을 존중하되 민초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창조력과 저돌적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 허송세월한다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세르반테스(1547~1616) 문학의 특징은 독창성, 분방한 공상, 기발한 전개이다. 정규교육은 받지 못했고 레판토해전에 참여해 한 쪽 팔을 잃고 5년간 노예로 팔렸었다. 감옥 생활과 궁핍의 체험 등 온갖 시련 끝에 예순이 다 되어 불후의 명작 ‘돈키호테’를 완성했다. 흥미진진하고 유쾌함이 넘치는 모험담의 이면에는 이처럼 불우하고 치열한 작가의 체험과 통찰이 담겨 있다.(*)
한가한 독자에게
이 책은 내 두뇌의 소산이니 저자인 나는 최고로 아름답고 유쾌하고 재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란다는 사실은 내가 특별히 내세우지 않더라도 독자들은 믿어주실 것이다.
돈키호테의 첫줄은 위와 같이 시작된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1605년(1부)과 1615년(2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돈키호테〉는 세계문학사상 가장 익살스러운 작품 중 하나이며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직접 읽지 않은 사람들조차 이 ‘특별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소간 알고 있다.
세르반테스의 호기로운 바람은 그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달성되었다. 흔히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사람이나 터무니없이 무모한 사람, 현실감각이 결여된 순진하면서도 저돌적인 사람을 일컬어 돈키호테라한다.
돈키호테는 에스파냐 시골의 몰락한 귀족이다. 경작지의 대부분을 팔아 기사들의 무용담이 적힌 소설책을 사 읽은 그는 자기도 그들처럼 모험을 찾아 세상을 떠도는 편력기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7월 어느 이른 새벽에 “자신이 늑장을 부릴수록 세상이 얼마나 더 많은 고통을 겪겠는가 하는 생각에 쫓겨” 서둘러 길을 떠난다. 그는 기사소설에 나오는 우스꽝스런 표현과 말투로 대화하고, 여관을 웅장한 성으로, 여관주인을 성주로 인식한다. 그에게는 보고 생각하고 상상하는 모든 것이 “그가 읽어온 글들과 같은 모양새”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풍차를 거인으로 알고 싸움도 벌인다. 이렇듯 기상천외한 그의 언행들에 독자들은 포복절도하기 십상이지만 이쯤에서 문득 떠오르는 의문이 있다. 돈키호테를 일종의 광인으로 본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그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이다.
돈키호테는 심오한 인간성과 불타는 정의감과 고상한 품성을 소유한 인물이다. 돈키호테가 소유한 진정으로 가치 있는 덕목은 그의 위대한 꿈과 정열이다.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상의 여인 돌씨아네에게로 향하는 열렬한 동경과 연모, 불의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분노, 파란만장한 모험의 편력은 이상과 정렬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헌신이다.
세르반테스가 펼쳐 보인 경이로움과 환상에 가득 찬 모험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인물은 분명 온전한 현실감각을 지닌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믿었던 것처럼 그렇게 확실하고 분명한 것은 아니다. 의심할 바 없는 실재이며 기필코 도달해야할 가치라고 믿고 추구했던 현실이 뜻밖에도 현실도 실재도 아니었음이 밝혀져 낭패와 허탈에 빠진 적이 없었던가.
현실에 대한 편협한 인식과 맹목적인 집착은 우리의 삶을 가두고 축소시킨다.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을 때, 황당무계해 보이는 돈키호테의 광기에 찬 모험이 주는 교훈을 알게 된다. 돈키호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그것은 세상과 우주와 익숙하지 않음을 향해 시야와 의식을 넓게 개방하라는 것이다. 더불어 목표를 추구하는데 좀더 뜨거운 열정을 회복해야 된다는 교훈이다.
예술의 분야는 이런 정신이 절대적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남들이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도발적, 발칙한 상상력이 생명력을 확보하는 첩경이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지도자는 여론과 민심을 존중하되 민초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창조력과 저돌적 추진력이 필요하다.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다 허송세월한다면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세르반테스(1547~1616) 문학의 특징은 독창성, 분방한 공상, 기발한 전개이다. 정규교육은 받지 못했고 레판토해전에 참여해 한 쪽 팔을 잃고 5년간 노예로 팔렸었다. 감옥 생활과 궁핍의 체험 등 온갖 시련 끝에 예순이 다 되어 불후의 명작 ‘돈키호테’를 완성했다. 흥미진진하고 유쾌함이 넘치는 모험담의 이면에는 이처럼 불우하고 치열한 작가의 체험과 통찰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