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환의 삶과 생각
|
김윤환 |
*제91회 - " 열세 살 한얼이가 소설가 된 비결 "
영광도서
0
889
2016.12.01 03:45
광주 남초등학교 6학년인 박한얼 어린이가 소설가가 됐다. 유치한 글짓기 모음이 아닌 소설집 <바이달린>을 출간해 당당한 소설가가 됐다. 그 비결은 무얼까.
요약하면 이렇다.
1.독서를 즐겨라
2.독후감을 꼭 쓴다
3.책을 여러 번 읽는다
4.관찰력을 키운다
5.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표현한다
6.좋은 표현은 메모해 둔다
7.매일 일기를 쓴다
위의 내용은 기성 작가들이 모두 거치고 실행하는 습관, 방법이다. 대단한 비결이 아니다. 평범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실천했을 뿐이다. 세상에 발명이란 없다. 발견이 있을 뿐이다. 길 없는 길, 문 없는 문, 거기에도 길과 문이 있다. 단지 발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을 뿐이다.
한얼이의 어머니 최호진(42)씨는 “타고 난 게 아니라, 반복된 훈련과 교육을 통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은 결과중심주의다. 과정을 귀하게 여기는 아날로그를 경멸하기까지 한다. 대중매체는 화려한 결과만 소개한다. 거기에 환호하게 만든다. 김연아, 박지성, 소녀시대의 현란한 결과에만 몰입하게 한다. 대중은 홀린듯이 결과에만 몰입한다.
13세 소녀 박한얼이가 소설가가 된 과정을 살펴보면 독서의 중요성이 새삼 찡하게 다가온다. 글을 읽을 줄 알기 시작한 다섯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2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물론 중량감 있는 책들이다. 좋아하는 책은 반복해서 20~30번 읽었다. 책을 읽으면 내용파악은 물론이고 문장이나 단어가 눈과 머리에 저장된다. 반복은 학습의 좋은 방법이다.
독후감 쓰기는 단순한 줄거리 요약이 아니다. 텍스트에 대한 자기나름의 재해석이다. 해석이 가미된 내용은 자기 것이 된다. 숙제로 쓰는 독후감은 힘들고 지겹다. 스스로 즐기면서 쓰는 독후감은 노동이 아니라 오락이다.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한얼이는 그림, 시를 곁들인 독후감을 즐기면서 썼다. 이미지와 자기화된 텍스트는 저자의 지식과 냄새가 한얼이에게로 자연스럽게 전염되고 만다.
좋은 글에는 좋은 비유가 많다. 좋은 비유는 이미 존재하는 표현에 약간의 조미료를 치는 것이다. 어두운 밤길을 걷다 구름을 헤치고 유유히 빠져나온 달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의 달은 매일처럼 보던 그 달이 아니라 나를 마중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어떤 숭고한 존재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좋은 글에서 비유란 쓸모없는 수사가 아니라 그 글의 격을 높여주는 요소다. 비유란 글을 애매하고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비유란 글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만드는 데 원래의 목적이 있다. 비유의 힘은 그것이 현란한 문학적 기교라는 사실에서 나오지 않는다. 좋은 비유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겪었던 것들에 비추어 스스로 상상하게 해준다.
한얼이의 글에는 톡톡 튀는 비유적 표현도 많다. ‘생각이 많다’는 표현보다 ‘양동이에 물이 넘쳐 흐르는 것처럼 생각이 난다’라고 표현한다. 플로베르의 일물일어설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적확한 단어,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땐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생각날 때까지 고민했다. 한얼이는 노벨문학상을 꿈꾼다. 그래서 현재 영어공부에 열심이다. 자신이 쓴 작품을 직접 영어로 번역하기 위해서다.
공연은 시작됐다. 차르다슈는 내 대신 울고 있었다. 곡이 정점으로 향할 땐 마치 내 심장이 떨리듯 바이올린이 떨었다. 그 가느다란 떨림이 끝났을 때 사람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 연주에 몰입할수록 다시 힘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새가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를 포르릉거리며 날아가듯 다섯 개의 활기찬 곡을 잇달아 연주하고...
-박한얼, <바이달린> 중에서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이 천재이길 원한다. 유아기 때 보이는 깜짝쇼에 아이가 천재가 아닌가하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이를 한두 살 먹으면서 ‘혹시나’는 ‘역시나’가 되어 평범 속에 기대를 묻어버린다. 분하고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 기대에는 함정이 있다. 아이의 재능과 장점을 슬쩍 밀쳐두고 부모의 기대치를 꾸역꾸역 밀어 넣으려고 애쓴다. 기대치는 하늘을 찌르는데 아이는 굼벵이다. 불화와 서운함과 욕망이 뒤섞여 아이는 추상화가 되어간다. 반듯한 인물화, 풍경화를 원하는데 아이는 난해한 추상화다.
난해한 추상물을 세상의 질서 속으로 이끄는 답은 책이다.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 분위기를 조성하면 아이의 인생은 성공으로 다가간다. 마음이 변하면 태도가 변하고 태도가 변하면 행동이 변한다. 행동이 변하면 습관이 변하고 습관이 변하면 인성이 변한다. 바뀐 인성은 운명을 바꾸고 운명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다.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오락물들이 세상에 넘친다. 싹수 있는 아이들은 거기에 몰두하지 않는다. 잘못된 시류에 휩쓸리지 않게 책을 읽게 해야 한다. 행동과 습관이 변하면 결국 인생이 달라진다.
한얼이의 소설집 제목 ‘바이달린’의 뜻은 이렇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달이가 운명처럼 만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바이달린은 달이란 이름과 바이올린에서 따왔다.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길 기원한다. (*)
요약하면 이렇다.
1.독서를 즐겨라
2.독후감을 꼭 쓴다
3.책을 여러 번 읽는다
4.관찰력을 키운다
5.단어가 아닌 문장으로 표현한다
6.좋은 표현은 메모해 둔다
7.매일 일기를 쓴다
위의 내용은 기성 작가들이 모두 거치고 실행하는 습관, 방법이다. 대단한 비결이 아니다. 평범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실천했을 뿐이다. 세상에 발명이란 없다. 발견이 있을 뿐이다. 길 없는 길, 문 없는 문, 거기에도 길과 문이 있다. 단지 발견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했을 뿐이다.
한얼이의 어머니 최호진(42)씨는 “타고 난 게 아니라, 반복된 훈련과 교육을 통해 만들어 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디지털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은 결과중심주의다. 과정을 귀하게 여기는 아날로그를 경멸하기까지 한다. 대중매체는 화려한 결과만 소개한다. 거기에 환호하게 만든다. 김연아, 박지성, 소녀시대의 현란한 결과에만 몰입하게 한다. 대중은 홀린듯이 결과에만 몰입한다.
13세 소녀 박한얼이가 소설가가 된 과정을 살펴보면 독서의 중요성이 새삼 찡하게 다가온다. 글을 읽을 줄 알기 시작한 다섯 살 무렵부터 지금까지 200여권의 책을 읽었다. 물론 중량감 있는 책들이다. 좋아하는 책은 반복해서 20~30번 읽었다. 책을 읽으면 내용파악은 물론이고 문장이나 단어가 눈과 머리에 저장된다. 반복은 학습의 좋은 방법이다.
독후감 쓰기는 단순한 줄거리 요약이 아니다. 텍스트에 대한 자기나름의 재해석이다. 해석이 가미된 내용은 자기 것이 된다. 숙제로 쓰는 독후감은 힘들고 지겹다. 스스로 즐기면서 쓰는 독후감은 노동이 아니라 오락이다.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다. 한얼이는 그림, 시를 곁들인 독후감을 즐기면서 썼다. 이미지와 자기화된 텍스트는 저자의 지식과 냄새가 한얼이에게로 자연스럽게 전염되고 만다.
좋은 글에는 좋은 비유가 많다. 좋은 비유는 이미 존재하는 표현에 약간의 조미료를 치는 것이다. 어두운 밤길을 걷다 구름을 헤치고 유유히 빠져나온 달을 만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순간의 달은 매일처럼 보던 그 달이 아니라 나를 마중하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어떤 숭고한 존재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좋은 글에서 비유란 쓸모없는 수사가 아니라 그 글의 격을 높여주는 요소다. 비유란 글을 애매하고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비유란 글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만드는 데 원래의 목적이 있다. 비유의 힘은 그것이 현란한 문학적 기교라는 사실에서 나오지 않는다. 좋은 비유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겪었던 것들에 비추어 스스로 상상하게 해준다.
한얼이의 글에는 톡톡 튀는 비유적 표현도 많다. ‘생각이 많다’는 표현보다 ‘양동이에 물이 넘쳐 흐르는 것처럼 생각이 난다’라고 표현한다. 플로베르의 일물일어설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적확한 단어,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땐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생각날 때까지 고민했다. 한얼이는 노벨문학상을 꿈꾼다. 그래서 현재 영어공부에 열심이다. 자신이 쓴 작품을 직접 영어로 번역하기 위해서다.
공연은 시작됐다. 차르다슈는 내 대신 울고 있었다. 곡이 정점으로 향할 땐 마치 내 심장이 떨리듯 바이올린이 떨었다. 그 가느다란 떨림이 끝났을 때 사람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들려왔다. ...... 연주에 몰입할수록 다시 힘이 모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새가 이 나무 저 나무 사이를 포르릉거리며 날아가듯 다섯 개의 활기찬 곡을 잇달아 연주하고...
-박한얼, <바이달린> 중에서
세상의 모든 부모들은 자식이 천재이길 원한다. 유아기 때 보이는 깜짝쇼에 아이가 천재가 아닌가하고 착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이를 한두 살 먹으면서 ‘혹시나’는 ‘역시나’가 되어 평범 속에 기대를 묻어버린다. 분하고 섭섭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 기대에는 함정이 있다. 아이의 재능과 장점을 슬쩍 밀쳐두고 부모의 기대치를 꾸역꾸역 밀어 넣으려고 애쓴다. 기대치는 하늘을 찌르는데 아이는 굼벵이다. 불화와 서운함과 욕망이 뒤섞여 아이는 추상화가 되어간다. 반듯한 인물화, 풍경화를 원하는데 아이는 난해한 추상화다.
난해한 추상물을 세상의 질서 속으로 이끄는 답은 책이다. 책을 가까이하는 습관, 분위기를 조성하면 아이의 인생은 성공으로 다가간다. 마음이 변하면 태도가 변하고 태도가 변하면 행동이 변한다. 행동이 변하면 습관이 변하고 습관이 변하면 인성이 변한다. 바뀐 인성은 운명을 바꾸고 운명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다.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오락물들이 세상에 넘친다. 싹수 있는 아이들은 거기에 몰두하지 않는다. 잘못된 시류에 휩쓸리지 않게 책을 읽게 해야 한다. 행동과 습관이 변하면 결국 인생이 달라진다.
한얼이의 소설집 제목 ‘바이달린’의 뜻은 이렇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 달이가 운명처럼 만난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바이달린은 달이란 이름과 바이올린에서 따왔다.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