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의 힘으로 성공한 사람


 

김윤환
(주)영광도서 대표이사 | 경영학 박사
yhkim@ykbook.com
[약력] 경남 함안 대산 구혜 출생(1949).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일본학과 졸업, 부산외국어대학교 경영학석사, 부산대학교 국제학석사, 동아대학교대학원 경영학박사. ‘87 JCI부산시지구 회장, '88한국청년회의소중앙부회장, '89부산시체육회이사, 한국청년회의소 연수원 교수부장, (사)목요학술회 부회장, '06국제신문 부사장, 부산고등법원민사 조정위원, 부산문화재단 이사, (사)한국마케팅관리학회 부회장, 2014부산ITU전권회의범시민지원협의회 부회장, 2014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범시민지원협의회 부회장, 부산광역시 새마을회 회장, 부산새마을신문 발행·편집인 등 역임...< 더보기 >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 - 삼성출판박물관 김종규 회장(1939년 ~ )

영광도서 0 659

김종규 회장은 책 부자다. 백범일지 친필본, 동서고금 인생교본, 성경, 경전 등 없는 것이 없다. 그의 수장고에는 온갖 고서가 쌓여있고 집무실에는 현대서가 꽉 들어차 있다. 김종규 회장에게 책과 독서는 종교다.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센 신앙이다.

 

지식, 지혜, 사상이 책으로 출판되지 않으면 독자에게 전달될 수 없다. 책의 형태로 세상에 나오지 않으면 숨겨진 구슬이요 부뚜막에 있는 소금에 불과하다. 출판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김회장은 양서란 좋은 음식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는 독자가 할 일이다.

 

김회장은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의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토지>는 처음에 5권짜리 전집으로 출간되었다. 판매가 부진하자, <토지> 판매 전담반을 직접 꾸려 전국적인 독서운동을 일으켰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토지>전집의 판매량은 급속도로 늘었다. 인지에 찍는 도장이 닳아 이름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김종규 사장은 새로운 도장을 파 달라고 박경리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박경리 작가의 말,

김 사장이 알아서 파세요.”

작가의 인세, 즉 돈과 직결되는 도장을 맡길 정도로 박경리 작가는 김종규 사장을 신뢰했다. 한국단편소설선집, 세계문학전집, 세계사상선집등 역작들을 잇따라 냈다.

 

삼성출판사 사장·회장을 역임하고 김종규는 인생 1막을 출판인으로 마감했다. 은퇴 후에 맞은 인생 2막은 박물관인으로 살고 있다. 30년간 모은 책과 사재를 털어 1990년 국내 최초의 출판전문 박물관인 삼성출판박물관을 열었다.

삼성출판박물관은 초조본대방광불화엄경주본, 월인석보등 국보·보물급 서적 11권을 소장하고 있다. 기억력도 남달라 문화계의 뒷얘기를 복원해주는 백과사전으로 불린다. 기록과 보존에 대한 그의 의지는 확고하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믿음이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한다. 인간만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다. 그것이 축적되어 문화가 된다. 문화를 창조하는 것도 소중하나 보존하고 전수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문화 창조-문화 전파-문화 보존이 세가지는 한몸이다. 한 가지만 몸에서 이탈해버리면 가치를 상실한다. 김종규 회장은 전파-보존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고 있다. 전파, 보존의 도구는 기록이다. ‘조선왕조실록이 없다면 조선의 역사는 흐릿한 기억에 의존하다가 잊혀질 것이다. ‘난중일기가 없다면 이순신은 홍길동과 같은 허구적 인물이라해도 할 말이 없다.

 

기록이 없으면 신화와 전설, 민담이다. 객관적 인정도 받지 못한다. 기록을 기준으로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한다. 출판박물관은 기록물을 보관, 보존, 전시하는 공간이다.

출판박물관을 하게 된 배경을 이렇다. 김회장의 큰 형님이 6.25전쟁 중이던 1951년 목포에서 서점과 출판업을 시작했다. 이후 사업은 번창했다. 형님은 친구의 회사에 김회장을 취직시켜 훈련시켰다. 그 회사가 대한도서주식회사다. 책과 출판에 대해 형제는 의기투합했다. 사업으로 번 돈으로 박물관을 만들었다.

태어난 새는 날아야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 책은 읽혀져야 한다. 책은 읽어야 한다. 책과 독서에 대한 그의 집념은 활화산이다.

 

삼성출판박물관은 30여 년간 출판인쇄관계 자료를 모아 1990629일에 개관했다. 김종규 회장의 문화의식과 정신이 깃든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출판 전문박물관이다. 우리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하고 현존 최고(最古)의 목판인쇄가 남아 있는 긍지를 가진 종주국이다. 뛰어난 우리나라의 출판인쇄를 정립하여 알리고 관계유물을 조사·보관·전시하는 산교육장으로서 박물관을 설립했다.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2003년 종로구 구기동으로 이전했다.

 

그의 좌우명은 누군가에게 베푼 건 생각하지 말고, 받은 건 결코 잊지 말자.

자신이 모든 걸 다 이룰 수는 없다는 자각이 중요하다. 의욕을 갖되 과욕은 금물이다. 나는 실패한 사람을 많이 봐 왔다. 과욕을 부린 사람들은 사업에 실패하고 건강마저 잃더라.”

 

인쇄술의 발달로 출판물이 넘쳐나는 시대다. 그래서인가? 책의 소중함이 약해지고 있다. 그러나 좋은 책은 버림받지 않는다. 한 권의 좋은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묵은 책 냄새 자욱한 박물관에서 눈 밝은 독자는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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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힘으로 성공한 사람'은 '한 우물을 파면 강이 된다 - 독서로 성공한 사람들 -'로 출간된 도서의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