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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삶과 꿈] 시대의 우울 독서로 극복을

영광도서 0 1,367

90여 년 전 영국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시골 소년이 런던에 있는 큰 교회에 찾아갔습니다. 소년은 집이 몹시 가난해서 더 이상 공부를 할 수 없어 교회 도서관에서 잔심부름을 하며 공부도 하고 책도 읽으려고 무작정 상경했습니다. 마침 목사가 외출하고 없자 소년은 대기실에서 기다렸습니다. 소년의 등 뒤에는 수많은 책이 가득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소년의 눈은 반짝 빛났습니다. 흥분한 소년은 책을 둘러보다가 한쪽 구석에 두껍게 먼지가 쌓인 책 한 권을 발견했습니다. 

청년은 미래, 기성세대는 노후 걱정 
불만과 불안과 분노가 편재한 세상 
문제도 해답도 책 속에 있어 
독서는 운명 바꾸고 삶을 변화시켜

볼품없는 그 책은 아무도 펼쳐보지 않은 듯했습니다. 소년은 먼지라도 털 생각으로 책을 꺼냈다가 차츰 그 내용에 빨려들었습니다. 그 책은 페브리에의 '동물학'이었습니다. 소년은 선 채로 그 책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장을 읽었을 때 뒷장에 이런 메모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곧 런던법원으로 가서 1136호의 서류를 찾아 가지십시오."

어리둥절해하던 소년은 곧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서류에는 소년에게 40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소년은 눈을 비비고 다시금 꼼꼼히 서류를 읽었습니다. 

"이것은 나의 유언장입니다. 당신은 나의 저서를 처음으로 읽어 주신 분입니다. 나는 평생을 바쳐 동물학을 연구하고 책을 썼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만 런던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도서관에 기증하고 나머지 책은 모두 불살랐습니다. 당신이 내 유일한 저서를 읽어주셨으니 내 전 재산을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F E 페브리에 

그 일은 영국에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모두들 엄청난 유산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소년은 페브리에의 뜻을 기려 영국 전역에 도서관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좋은 책을 보급하는 데 힘썼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평생을 보냈습니다. 책 한 권이 소년의 운명을 바꿨습니다.

이 이야기는 사실이기도 하고 상징이기도 합니다. 한 권의 책이 당신의 운명을 바꿉니다. 이것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주변에서 이런 예를 많이 봤습니다. 저 자신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책 속에는 감춰진 400만 달러가 꼭 있습니다. 

세태가 험악해지고 있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넘쳐납니다. 즉물적·충동적·말초적 행태를 걱정하고 분노하는 목소리가 무성합니다. 청년들은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기성세대는 노후가 불안하다고 울상입니다. 불만과 불안이 우리 시대의 키워드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마다 허공에 대고 삿대질을 합니다. 정부가, 종교가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한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감히 해법을 제시합니다. 문제도 해답도 독서에 있습니다. 책 속에 꼬깃꼬깃 담겨 있습니다. 어떤 책이냐고요? 정감록 같은 거냐고요? 바로 당신 손이 닿는 곳에 놓인 그 책 속에 해법이 있습니다. 독서는 낡은 유물이 아닙니다. 진품명품에 나오는 유물이 아닙니다. 과거에서 미래로 진행하고 있는 싱싱한, 진행형의 명품입니다. 

그 속에 당신의 운명을 바꾸고, 인생을 변화시킬 열쇠가 있습니다. 책과 함께, 책 속에 묻혀 50년 세월을 보낸 서점인으로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펼치십시오. 그 속에 400만 달러는 아니더라도 당신을 위로하고 힘 솟게 하는 싱싱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책을 찾아 읽는 노력은 당신이 직접 해야 합니다. 책이 널려 있는데 펼치지 않는 것은 당신 잘못입니다. 후회는 앞장서질 않습니다. 후회는 날렵하여 곧잘 당신으로부터 빠져나가 저만치 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시, 독서중흥을 꿈꿉니다. 그 꿈은 이루어질 꿈입니다. 행복이 비록 미로 저편에 있을지언정 도달하게 하는 열쇠와 지도는 책 속에 있습니다. 인류 역사에서 최대 업적은 불의 발견과 문자의 창제입니다. 불이 우리의 육체를 따뜻하게 했다면 문자는 우리의 영혼을 넉넉하게, 지혜롭게 바꿨습니다. 책은 문자로 되어 있습니다. 전등 아래서 책을 읽습니다. 독서는 인류 최대의 업적을 동시에 흡수하는 멋진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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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3 부산일보 | CEO의 삶과 꿈- 김윤환 영광도서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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