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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째 자리 지킨 국내 最古 서점… “어떤 책이든 구할 수 있어” 입소문
56년째 자리 지킨 국내 最古 서점… “어떤 책이든 구할 수 있어” 입소문
“한창때 108명에 육박했던 직원 수가 현재는 33명까지 줄었습니다. 그래도 책이라는 멘토를 만나는 문화 광장을 지킨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문화로의 랜드마크인 ‘영광도서’(사진) 김윤환 대표는 56년째 서점을 운영한 비결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영광도서는 김 대표가 1968년 설립한 부산의 유일한 대형 향토서점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형서점이다. 설립 초기 “영광도서에 가면 어떤 책이라도 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서점 규모가 점점 커졌다. 이 서점은 2002년 서울 종로서적 폐업을 시작으로 지역 대형 서점이 줄줄이 문을 닫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다가 2020년 기존 4층 건물을 허물고 공연장·갤러리·소강당·하늘정원·시민문화공간을 갖춘 지하 3층 지상 17층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서점은 지하 3층부터 지상 1층까지 4개 층이다.
영광도서는 시민들에게 책 읽기를 권장하는 활동을 하면서 많은 기록을 남겼다. 1993년부터 25년간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총 167차례 열린 작가 초청 토론회는 부산 기네스로 선정됐다. 1975년부터 야간학교, 군부대, 교도소 등지에 총 44만 권의 책을 기증하기도 했다. 서점은 이처럼 지역 문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부산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김 대표는 “독서는 사실상 만병통치약”이라면서 “청소년 탈선, 자살 같은 사회문제를 다 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4년째 유지 중인 독서 감상문 현상 공모는 올해 시상금을 더 늘려 계속할 예정이다. 내년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의 책 읽기를 유도하는 서점 앞 행사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2016년 이후 중단된 작가와의 책 토론회도 재개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출판사들이 어렵다 보니 참여가 저조해 쉽지는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문화일보 - 우리동네 히든 챔피언 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