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8673

 

진정한 유토피아는 어디에 있는가 - "파피용"를 읽고

부산 수영구 남천동 중앙고 이왕수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이상’을 꿈꾸며 살아왔다. 동양에서는 이를 ‘무릉도원’으로, 서양에서는 이를 ‘유토피아’라고 부르면서 비록 용어는 다르게 표현되고 있지만 이상향에 도달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다. 역사적으로 비추어보아도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상을 추구해왔다. 서로 방법은 달랐지만 모두 그곳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현실 속 우리의 삶은 ‘디스토피아’이다. 글자 그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유토피아가   아닌 것이다. 주인공인 이브 크라메르의 삶과 엘리자베트 말로리란 여성의 삶을 살펴보더라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브 크라메르는 과학자이다. 그는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쳤고,악으로 가득 찬 삶에 회의를 느꼈다. 이는 인생이 얼마나 재미없고 고통스러운지를 알게 해준다.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그는 살아갈 이유를 모르는 것이고, 이는 곧 살아도 살아있는 있는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엘리자베트 말로리의 삶 또한 이브 크라메르 못지않게 어둡고 절망적이다. 옐리자베트 말로리는 요트 경기 선수이다. 그녀는 세계 요트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며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삶을 살았다. 그러던 중 뜻밖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요트 경기에 나갈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평생 불구가 된 채 살아야 되는 몸이 되었다. 하루아침에 그녀의 화려하고도 멋진 삶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언제 어느 때 불행이 닥칠지 모르는 곳이다. 주변에 항상 불행이 잠재하고 있으며 이것이 밖으로 드러날 때마다 고통 받는다. 따라서 실제의 세계는 유토피아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유토피아를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 한 사람이 이루고자하는 꿈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간절한 소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브 크라메르는 그토록 삶의 의미를 잃고 살았지만 어느 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되고 그것을 추진하게 된다. 그 프로젝트는 지구와 비슷한 행성을 찾아가는 내용이었다. 즉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는 것이다. 엘리자베트 말로리에게도 자신의 불행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이브 크라메르가 추진하는 프로젝트의 조종사로 그녀가 발탁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완강히 거절하였다. 왜냐하면 자신을 불구로 만든 장본인이 이브 크라메르였고 그가 그녀의 인생을 처참히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이브 크라메르의 비서의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그녀는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되었다. 매일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며 점점 무기력해지던 그녀가 프로젝트에 참가한 뒤부터는 달라졌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성격이 밝아졌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건강해졌다. 그와 그녀가 마음을 열고 이 같은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들의 마음속에 조금이나마 내재된 유토피아 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만약 이상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면 하려는 시도조차 못했을 것이다. 결국 이는 양쪽 모두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자아내었다.

 

유토피아는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고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브 크라메르처럼 유토피아를 찾아 떠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삶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 할 것이다. 이브 크라메르가 새로운 행성에서 이상적인 세계를 건설하려는 취지는 좋았으나 인간은 자연 속에 살아가는 한 생명체로서 대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지구에서의 인간들의 행동이 이 세상에서 최고로 잔인하고 나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젠가 이러한 행동들이 바로 잡힐 것이라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이 되면 더 이상 악화될 것이 없기 때문에 원래의·상태로 되돌아 올 것이라는 생각에 비롯해서이다.

 

지금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책에서 만큼은 심하지 않지만 국가 간의 분쟁과 종교 간의 대립 등 여러 갈등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이 벌어지기 전에 새로운 행성을 찾는 것보다는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자신에게 주어진 세계를 부정하며 탓하지 말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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