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영광독서 감상문
칭찬 한 마디로 시작하는 아침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를 읽고
나는 칭찬에 몹시 약하다. 칭찬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상승곡선을 타게 된다. 그 기분을 알기에 친구들을 칭찬해 주는 것도 좋아한다.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도, 그리고 어른들도 칭찬받으면 무척이나 즐거워한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더라도 표정이 환해지고 어느새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 있게 된다. 엄마의 칭찬 하나로 학교에 가는 오빠나 나도 한결 즐겁게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설 수 있는 것이다. 이 칭찬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난폭하기로 소문난 돌고래도 마찬가지였다. 범고래의 성격을 안다면 돌고래처럼 길들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상상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육사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행동에 힘입어 범고래는 사람을 사람들 앞에서 훌륭한 쇼를 해내고야 만다.
그것에 매료된 회사원 웨스는 사육사 데이브에게 자신의 고민거리들을 털어놓는다. 그것을 들은 데이브의 말은 무척 흥미진진했다. 부하 직원이나 가족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그것을 나무라려 들지 말고 올바른 행동을 할 때 칭찬하라는 것이었다.
그 말이 의외로 간단한 방법이라 여겨지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물론 올바른 행동을 하면 칭찬 받을 수 있겠지만 어떻게 잘못을 저질렀는데 나무라지 않을 수 있을까. 우선 그런 행동들을 나무라지 않는다면 계속 잘못된 행동들이 반복될 것을 염려하게 되고, 더 분명히 지적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안 돼. 이럴 땐 이렇게 해야 하는 거야. 다음엔 절대 그러지마. 알았니?" 이런 식의 말은 집에서나 혹은 학교에서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런 말보다 칭찬을 먼저 하려면 엄청난 인내심이 요구되지 않을까.
그러나 일주일 후, 앤 마리의 강연을 듣고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앤 마리는 먼저 일을 수행했을 때의 반응을 4가지로 분류했다. 무반응, 부정적 반응, 전환 반응, 그리고 긍정적 반응. 그녀는 일을 잘못 수행했을 땐 부정적 반응이, 잘 해냈을 땐 무반응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으며 평소의 내 행동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같은 모둠 친구들이 잘못하면 짜증부리고 신경질을 내지만, 잘했을 땐 격려 한 마디 해주지 않고 그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정작 나 자신은 잘한 것은 남들이 알아주기 바라고, 서툰 것은 그냥 넘어가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앤 마리는 이것은 [뒤통수 치기 반응]이라 불렀다. 잘못할 때까지 놔뒀다가 잘못을 저지르면 그제서야 질책하며 비난 하는 것. 그러나 [고래 반응]은 달랐다. 사람들이 잘한 것을 알아내어 칭찬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을 더욱 더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것. 나도 평소에 좋은 말들을 많이 해주면 잘한다는 걸 몰라서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잘한 것보다는 더 눈에 띄는 잘못한 걸 찾아 비난하게 되는 것이다.
잘한 일들이 내 눈과 귀에 더 쏙쏙 잘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몇달 전 한 잡지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다. 무작위로 몇 명을 뽑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이 아이들은 지능이 높고 똑똑해서 장차 크게 자랄 것이라 말하고 나머지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은 것이라 말한 것이다. 석달 후, 그 아이들의 성적은 판이하게 달랐다. 한쪽은 월등히 성적이 오른 반면,나머지 한쪽은 성적에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그들 주위의 사람들이 하는 행동이나 긍정적, 부정적 반응들이 본인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는 지를 여실히 나타내주는 결과였다.
하지만 나는 앤 마리의 강연을 듣고, 웨스와 그녀의 짧은 만남을 보고서도 그것이 실제로는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말처럼 쉽게 된다면 누가 못하겠는가. 그러나 얼마 후 웨스의 집이나 회사에서의 변화는 실로 마법같은 것이었다. 작은 칭찬 하나로 서로 적대시했던 동료가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고, 짜증내고 소리지르던 아내와 아이들도 스스로의 얘기를 서로에게 솔직히 털어놓으며 작은 칭찬이라도 해주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보며 입이 딱 벌어졌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어느 때보다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일이 아무런 방해 없이 순조롭게 잘만 풀린다면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이 생길리 없다. 웨스의 상사는 그를 크게 꾸짖고, 하비와 거스라는 두동료마저 적대적인 모습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것이 성과를 거두자 두 동료는 확신에 찬 지지를 보내주었다. 성과를 달성했든 달성하지 못했든 박수를 치고 격려를 해줌으로써 남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회의 방식은 나에게도 무척 인상적인 것이었다.
"고래가 해냈군, 웨스." 적대적이기만 했던 동료가 상사 앞에서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며 결국 상사가 웨스의 방식을 인정하도록 도와주었다. 그 때 그가 환한 미소를 띄우며 한 말은 가슴을 찡하게 울리게 만들었다. 칭찬으로써 바꾸어진 그의 삶은 말 백마디보다 훌륭한 얘기를 해주었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건네는 칭찬과 격려 한마디가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을 우리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니, 잘 알고 있는 칭찬의 힘을 이젠 행동으로 옮겨 보아야 할 것이다.
내일 아침은 칭찬 한 마디로 시작할 것이다. 어느 아침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Chapter
- 최우수상(일반부) - 최성희 / 부산 금정구 <나무>를 읽고
- 최우수상(학생부) - 남경훈 / 부산 해운대구 <울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를 읽고
- 우수상(일반부) - 이은정 / 부산 동구 <좌절>를 읽고
- 우수상(일반부) - 장영미 / 부산 금정구 <칭찬의 기술>을 읽고
- 우수상(학생부) - 김선경 / 부산 해운대구 <비타민F>를 읽고
- 우수상(학생부) - 문예지 / 부산 중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읽고
- 장려상(일반부) - 김명화 / 부산 남구 <내 생의 아이들>을 읽고
- 장려상(일반부) - 심영준 / 경남 김해시 <단테의 신곡>을 읽고
- 장려상(일반부) - 이간후 / 부산 남구 <인연 이야기>를 읽고
- 장려상(일반부) - 이주희 / 부산 부산진구 <구멍가게>를 읽고
- 장려상(일반부) - 이한결 / 경남 양산시 <나무>를 읽고
- 장려상(학생부) - 김민수 / 부산 해운대구 <양파의 왕따일기>를 읽고
- 장려상(학생부) - 김민주 / 부산 수영구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를 읽고
- 장려상(학생부) - 서지예 / 부산 부산진구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 장려상(학생부) - 조동우 / 부산 연제구 <휠체어를 타는 친구>를 읽고
- 장려상(학생부) - 최혜진 / 부산 연제구 <양파의 왕따일기>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