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영광독서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5651

나의 예쁜 딸 설비에게! - <딸들아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라>를 읽고       

                                                                                            사하구 신평2동 이옥출

 

사랑하는 나의 딸 설비야! 

엊그제 엄마 뱃속에서 응애응애 울면서 네가 태어난 것 같은데 벌써 중학교 2학년이 되었구나. 세월이 쏜살 같이 빨리 흘러간다는 사실을 느끼는 요즘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어 학년이 점점 올라갈수록 공부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진로에 대한 생각으로 고민이 깊어가는 너의 마음을 엄마는 충분히 이해한다.

네가 자주 하는 “제발 공부(시험)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은 이 엄마도 학창시절에 경험한 일이어서 이해되지만 공부는 네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할 적에 정말로 필요한 일이란다. 당장 써 먹을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사람은 공부(학문)를 통해 인격을 완성하고 공동체 사회에서 필요한 덕목과 규칙을 배우는 것이란다. 

지금은 네가 학생이니까 책이 지겹고 공부가 어렵거나 힘들겠지만 졸업 후에 세상에 나가 치열한 생존경쟁을 펼치다 보면 공부하는 학생 때가 가장 편하고 행복했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낄 때가 있을 것이다. 학생은 부모 슬하에서 공부만 하면 되지만 생활전선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나 마찬가지란다. 경쟁에서 지면 밀리거나 도태되고 낙오하면 가난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적은 소득으로 수준 낮은 생활을 해야 한단다. 돈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삶을 영위하고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돈이 반드시 필요한 수단하기도 하단다. 

공부를 열심히 해 두면 돈을 잘 벌어 인생을 느긋하게 향유할 수 있는 길을 다양하게 찾을 수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 넓어지거든. 그래서 공부는 학생의 본분이기 이전에 세상을 지혜롭게 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 공부나 학교생활, 교우관계, 성격문제 등 학생으로서 힘들어 하는 네 모습을 보며 엄마가 최근에 읽은 적이 있는 책이 한 권 떠오른다. 흔히 행복전도사, 행복디자이너로 알려진 최윤희씨가 쓴 ‘딸들아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라’라는 책이다. 제목을 보면 우리기 흔히 쓰는 ‘칠전팔기(七顚八起)’의 뜻을 풀어 쓴 제목이다. 지은이는 책에서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희망과 행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포기는 자기를 향해 던지는 수류탄이고 희망은 자기에게 선물하는 비타민이라고 주장한다. 지은이는 책에서 프랑스의 소설가 앙드레 지드의 “깨지고 넘어지고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 도전은 젊음의 특권이다”라는 명언을 소개하며 세상의 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갖고 살아갈 것을 촉구한다. 

사랑하는 나의 공주 설비야! 

우리 사회는 아직도 남아선호사상이 있고 알게 모르게 여성이 억압 받는 시스템이 작용하고 있단다. 자녀의 양육은 거의가 여성의 몫이고 취업의 현장이나 직장에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단다. 부부가 똑같이 맞벌이를 해도 육아나 가사노동은 여성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남성들은 거드름을 피우며 뒷짐을 지기 일쑤란다. 유교적인 남존여비 현상이 도처에 똬리를 틀고서 여성을 괴롭히고 있구나. 

이런 풍토에서 네가 세상의 모진 풍파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려면 심신이 매우 강해야 하고 지혜와 역량을 꿋꿋하게 길러야 한단다. 지은이 최윤희 씨는 “소금물 3%가 바닷물을 썩지 않게 하 듯이 우리 마음도 상상토피아 3%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역동적으로 만든다. 유리 구두는 왕자가 신겨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신어야 하는 것. 이제 21세기의 여성들은 왕자가 신겨주는 유리 구두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윤희 씨의 선구자적이고 개척자적인 주장에 공감이 간다고 생각하지 않니? 오래된 영화 ‘빠삐용’을 보면 “네가 지은 가장 큰 죄는 인생을 낭비한 죄다!”라는 말이 나온다.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이니? 인생은 한 번 뿐이란다. 한 번 뿐인 인생을 행복과 희망으로 사느냐 아니면 불행과 절망으로 사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독자적인 선택과 판단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설비 너도 학창시절의 여러 문제들이 때에 따라 너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있겠지만 절망은 무찌르고 희망은 꽉 붙잡아 세상을 길고 넓게 보며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가기 바란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나의 딸 설비야!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란다. 젊은 시절의 선택이 미래를 좌우하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법이다. 또한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듯이 노력한 뒤의 보람이나 행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여유롭고 흐뭇하단다. 엄마는 전업주부로 살지만 전업주부도 네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갖가지 어려움과 시련이 있단다. 일을 해도 표가 나지 않고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며 사회에서는 ‘솥뚜껑운전사’로 비하하고 가부장제의 한국사회에서는 ‘부엌데기’로 천시하는 풍조도 만연해 있단다. 설비 너는 이다음에 커서 전업주부로만 살지 말고 너의 재능과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기며 보람찬 인생을 개척해 나갔으면 한다. 아직은 여성의 역할이나 책임이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점점 여성의 역할이 증대하고 있는 중이란다. 여성 지도자가 늘고 여성 기업가나 여성 운동가도 세상을 바꾸는데 톡톡히 한몫을 하는 일이 늘고 있구나. 그러니까 꿈과 희망을 품고 학업에 매진했으면 한다.

나의 딸 설비 네게 꼭 들려주고 싶은 좋은 시 구절을 하나 소개할게. 중국 송나라의 시인 주자(朱子)의 ‘권학시(勸學詩)’라는 시다. 그 내용을 보면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짧은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꿈을 깨지 않았는데, 階前梧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섬돌 앞 오동잎은 벌써 가을 소리를 전하는구나!” 라고 돼 있다. 

좋은 시라고 생각하지 않니? 설비 너는 빨리 커서 어른이 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겠지만 어른들은 가정과 사회와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단다. 주자의 권학시를 보며 시간을 아껴 학업에 열중하고 미래를 향해 용기와 희망을 품고 칠전팔기의 자세로 정진했으면 한다. 늘 엄마나 아빠가 곁에서 지켜볼게. 설비 너는 뭐든지 할 수 있는 당찬 아이라고 생각한다. 설비 네가 올바르게 자라서 어른이 돼 위대한 대한민국의 발전과 지구촌 인류의 번영을 위해 미력하게나마 이바지하며 사는 것을 보는 게 엄마와 아빠의 작은 소망이란다. 우리 설비는 충분히 할 수 있고 인생을 즐기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다. 힘내고 청소년으로서 미래의 꿈을 펼치며 자신감과 신념을 가지도록 해. 아자 아자! 

2010. 10. 설비의 자랑스러운 엄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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