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영광독서감상문 현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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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가 선물한 인생특강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동의중 2학년 이지환

 

죽음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항상 ‘죽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죽음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죽는다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듯 가까이 있을까? 혹은, 지평선 저 너머에 있을까? 삶과 죽음은 우리 곁에 머무는 생의 부분들이다. 그러나 막상 우리는 죽음이 눈앞에 나타나야 비로소 죽음은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죽음은 우리 곁에 있고 죽음은 결코 두려워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대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모리교수가 남긴 화요일 특강의 주제처럼, 대자연의 이치 안에서 살아가는 동안 후회하지 않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야 가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아닐까? 모리교수의 선물상자를 펼쳐 값진 인생의 의미를 맛보고 싶다. 미치는 대학교 때 모리교수님을 만났다. 그때 모리교수님은 인문사회학을 가르쳐주셨다. 이때부터 미치와 모리교수의 관계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으며 깊어졌다. 난 아직 한 번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어서 아쉽다. 요즈음에는 스승과 학생의 관계가 희박해진 것 같아 슬프다. ‘이젠 선생님과의 유대를 느낄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미치는 학교를 졸업하고 모리교수님과 연락을 끊었다. 우연히 TV에서 루게릭에 걸린 모리교수님을 보게 되어 다시 교수님께 찾아간다. 인연은 하늘이 정해주는 관계인가 보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연락을 끊은 소중한 사람이 TV에 나오다니, 과연 나에게도 그런 일이 생길까 하는 기대심도 생긴다. 미치를 만나게 된 모리교수님은 매우 반가워한다. 그리고는 미치에게 인생특강을 시작한다. 이때가 바로 미치인생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미치가 모리교수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교수님의 선물을 받지 못하고, 인생의 의미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난 아직 터닝 포인트는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나의 인생을 바꿀지 궁금하기도 하면서도 모리교수와 미치의 유대감은 참스승과 제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제자에게 ‘진정한 친구’라 칭할 스승이 얼마나 될까? 나도 이런 스승 한분이라도 생겼으면 좋겠다. 친구와는 다른 그런 색다른 존경심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 

 

모리교수님은 루게릭병을 앓고 계신다. 죽음과 맞닿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리교수님은 ‘죽음은 단지 슬퍼할 거리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보통사람이면 죽음의 끈에 묶여 살려달라고 발버둥칠텐데, 모리교수님은 긍정적으로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두려워않고 최선을 다해 남은 시간을 보낸다. 우리 아버지는 어땠을까? 보통 사람들처럼 두려워하고 임종에 다가갔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내가 볼 때는 항상 웃으셨다. 그게 원래 아버지의 모습일지라도, 내 앞에서만 그러셨을지도, 난 아버지가 죽음에 두려워하는 모습은 보질 못했다. 마지막 가는 길에서도 아버지의 얼굴은 환하게 웃으셨다. 죽음은 육체적인 것은 사라진다. 허나, 지금과 같이 정신적인 것은 남아 있다. 이건 장담할 수 있다. 만약 정신적인 것이 남아 있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아버지의 존재를 잊고 살아갈 것이다. 어떻게 보면 죽음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보여주는 갈림길인 것 같다. 과연 나는 모리교수님처럼, 내 마음속에 계시는 아버지처럼 죽음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두려워하지 않을까? 나 자신에게 묻는다. 

 

모리교수는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서로 사랑해야 한다고 하였다. 난 얼마나, 어떤 사람을 사랑했을까? 과연 내가 의미있게 보내고 있을까? 사랑을 나누는 것은 쉽지 않다. ‘간단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과연 몇 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대부분을 남에게 아깝지 않게 베풀려고 할까? 나는 힘들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베풀고 사랑을 나눠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손해를 무릅쓰고 도와줄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래서 세상이 삭막한 건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한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미안해하면서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모리교수가 말한 밀고 당김의 긴장이다. 우리는 이 밀고 당김의 긴장의 중간에 산다. 그리고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언제나 사랑이 이긴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눈앞의 이익에만 눈이 멀어 당장의 손해만 생각하고, 나중에 덕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한다. 결코 사랑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 데도 말이다. 모리교수님은 죽는 법을 알면 사는 법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난 아직 사는 법을 잘 모르겠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지만 때로는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제대로 된 사는 법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나 또한 죽는 법을 배우면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그렇다면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는 사는 방법을 알고 계셨을까? 모리교수님의 화요일 특강은 신기할 정도로 공감이 간다. 우리는 모두 모리교수님이 주신 화요일의 선물을 꺼내 쓸 필요가 있다. 

 

나는 의미 없는 삶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 부끄러워진다. 제대로 사랑을 나누지 못하고, 그저 시간이 지나면 ‘지나는구나’ 라고 틀어놓은 수돗물처럼 그냥 흘려보낸다. 이제는 흘러넘치는 사랑을 꼭 잠그고 큰 통에 모아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나누어주자고 말하고 싶다. 나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마음의 꼭지를 꼭꼭 잠그지 말고 주변 사람들의 평화롭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사랑의 샘을 퍼 올리고 싶다. 모리교수님의 선물! 화요일 특강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퍼올릴 수 있는 맑은 생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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