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7291

가시 덤굴 숲을 없앨 용기 

 

                                                                                                                           부산국제고등학교 1학년 7반 임아신

 

푸른 빛깔이 맴도는 표지. 그 속에 나뭇가지로 새겨진 ‘가시고백’ 이라는 제목!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백은 가슴 설레고 떨리는 일이다. 하지만 ‘고백’이라는 단어 앞에 붙은 ‘가시’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궁금증을 비롯해 책을 감싸고 있는 노란 색의 띠에 써 있는 문구는 내 마음을 흔들었다. ‘당신 마음속 가시고백, 이제는 뽑을 준비가 되셨습니까?’ 그 동안 내 마음 속 깊이 박힌 가시들을 뺄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난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선택했다. 

 

‘가시고백’을 읽기 전 김려령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 본 적이 있었다. 국제결혼, 결손가정 등의 사회문제를 담은 소설, ‘완득이’ 그리고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왕따 문제를 다룬 작품, ‘우아한 거짓말’등등. 김려령 작가의 작품들은 자칫 무거워 다가가기 힘든 사회문제들을 가볍게 다루어 어린 독자들도 사회문제에 거리낌 없이 읽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렇다면 ‘가시고백’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 하는 기대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가시고백’ 속에는 나와 같은 4명의 고등학생이 나온다. 아주 유능한 도둑 민해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고등학생이 유능한 도둑이라! 첫 부분부터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등장에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해일이 지란이 새아버지의 전자수첩을 남모르게 훔치는 사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병아리를 귀화한다든지 지란이의 부탁으로 지란이 친아버지 집 가구에 낙서하는 등 독자로써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나 소재들이 내용을 이루고 있다. 이런 독특한 발상들이 ‘가시고백’의 톡톡 쏘는 탄산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뿐만 아니라 욕 잘하는 친구, 진오와 해일을 짝사랑 하는 다영이의 등장으로 내 주변친구들을 바라보는 친숙함까지 느낄 수 있었다. 그저 글자를 통해 글을 이해하는 이야기가 아닌 글자를 읽으면 마치 내 머릿속으로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는 생생한 내용이였다.

 

‘우리는 글로벌 시대,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라는 말을 많이 들은 적 있을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전 세계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만약 ‘당신의 마음도 그렇는가?’ 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나는 ‘아니요’ 라고 답하는 바이다. 오히려 정보나 사회가 더욱 더 가까워지고 긴밀해 질수록 내가 감추고 싶은 것, 남에게 숨기고 싶은 것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내 가슴 어느 모퉁이에 모여 어느새 내 가슴 속은 거대한 가시덤굴 숲을 형성하고 있었다. 아마 나 뿐만 아니라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면 공감 할 것이다. 우리는 내 자신의 부끄럼을 드러낼 용기가 없어 자신을 마음을 꾹꾹 눌러 담고 가시를 감춰 왔다. 그것을 숨길수록 심장을 꾹꾹 찌르는 심리적 고통을 느꼈지만 우리는 그 가시를 남에게 보일 수 없었다.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일이는 달랐다. 그는 자신의 가시를 친구들에게 보여 주었고 친구들은 그 가시로 생긴 상처를 우정으로 치유해 주었다. 난 그 동안 용기가 없어 내 가슴속 가시덤굴 숲을 만든 내 자신이 무척이나 부끄러웠다. 뿐만 아니라 해일의 주변 친구들을 통해 ‘내가 내 상처를 남에게 진심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면 그 사람도 자신의 진심을 나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은 내 마음 속 가시덤굴 숲을 없앨 용기를 심어 준 책이다. 내가 낸 용기로써 내 주변 사람들의 가시도 치유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난 다짐한다. ‘다시는 내 마음 한 구석에 가시를 만들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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