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영광독서 감상문

영광도서 0 6880

 

공은 여기서 멈춘다  -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부산 경혜여고 구하리

 

  

 

아저씨(폰더 씨)께 안녕하세요? 

저는 아저씨와 즐겁게 여행했던 구하리 라고 합니다. 요즘은 잘 지내시죠? 부인과 딸애도 건강하죠?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문득, 하기 힘든 과거 여행을 했던 아저씨가 생각나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저도 과거를 여행 할 수 있다면? 저도 과거 속 위대한 인물을 만날 수 있다면? 과거 속 세종대왕, 유관순, 이순신, 장영실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신기할 것 같아요. 아저씨는 어땠어요? 아저씨는 46세의 평범한 가장이었잖아요. 아내와 딸애를 사랑하고,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여느 아버지와 다를 바 없는. 그러나 평범했던 아저씨에게도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누구에게나 닥쳐오는 시련과 위기가 닥쳐왔잖아요. 

 

평생을 정말 열심히 일 해온 직장으로부터 쫓겨나게 되고, 집세는 밀리고, 딸에는 급한 수술을 받아야 되는 상황에서 아저씨는 어렵게 구한 임시 직장에서 해고당했죠. 사장 아저씨가 정말 미웠어요. 힘든 아저씨에게, 딸애가 수술 받아야 된다는 전화 한통에 아저씨를 해고하다니, 그런 상황에 아저씨는 절망하고 죽음을 결심하기에 이르렀잖아요. 

 

물론 아저씨가 처한 상황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어려운 상황임에는 틀림없어요.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가 극복할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그랬거든요? 이러한 상황이 닥쳐올 때마다 사람들이 죽음을 택한다면 머지않아 이 세상에 살아남을 사람은 몇이나 되겠어요? 물론 아저씨도 아내와 딸애를 위해 조금이나마 행복을 가져다주기 위해 죽음을 택했다고 말씀하시겠죠. 

그러나 그 죽음이 진정으로 아내와 딸애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은 생각하지도 않는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요. 아저씨는 바로 눈앞만을 보는데 익숙하고, 그것을 쉽게 믿는 것 같아요. 그렇게 죽음을 택함으로써 아저씨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던 거예요. 남겨진 가족이 보고 싶어 하고, 그리워 할 줄은 모르고 어쩌면 더 힘들어할지도 모를 텐데, 아저씨는 크게 착각하신 거예요. 

 

어려운 경제, 빈곤한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높은 건물에서 뛰어 내리고 지하철역에서 몸을 던져버리는 등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무리 세상살이가 힘이 들어도 자기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포기하는 행동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해 본적이 있어요. 죽음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으니까 말이죠. 모두에게 짐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되묻는 아저씨의 모습이 실직을 하고, 조기 명예퇴직을 하고, 취직이 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아버지의 모습과도 많이 흡사해 마음이 아팠어요. 

 

어쨌든 아저씨는 삶의 최악의 상황에서 죽기 위해 중고차를 몰고 내달렸고, 그 때 아저씨의 여행은 시작된거죠. 과거를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대화가 시작된거죠. 제일 먼저 아저씨가 만난 사람은 핵폭탄 사용을 앞두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트루먼 대통령이었잖아요. 대통령을 만난 느낌이 어땠어요? 그리고 지혜로운 솔로몬 왕을 만났고, 일곱 명의 위인 중 후에 제일 알려지지 않는, 그러나 자신의 역할에 충실히 임했던 대령 체임벌린을 만났잖아요. 

 

전쟁 중에 무섭진 않았어요? 또한 자신의 신념을 믿고 끝까지 마났고, 후에 <안네의 일기>로 유명해진 안네 프랑크도 만났잖아요. 안네 프랑크는 어때요? 어린 나이에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링컨 대통령도 만났고, 마지막으로 대천사 가브리엘도 만나셨잖아요. 과거의 위대한 사람들의 교훈 속에 공통적으로 언급된 단어가 혹시 뭔지 아세요? 바로 ‘선택’이예요.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에서 선택하는 일이 너무나 많은 것 같아요. 인생은 어쩌면 선택의 연속인지도 모르겠어요.

 

저 또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적이 많았고, 또 그런 상황 속에서 한 가지 선택을 함으로써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저는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많이 놓여질 거예요. 그때마다 아저씨가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일곱 명의 사람들의 말을 생각하면서 좀 더 나은 현명한 선택을 할 거예요.

 

“공은 여기서 멈춘다. 나는 앞으로 나의 현재 상황에 대하여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 나의 교육배경, 나의 유전자, 일상생활의 다양한 여건이 나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 내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이런 통제하기 어려운 힘들에게 미룬다면, 나는 과거의 거미줄에 사로잡혀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나는 앞을 내다보겠다. 나의 과거가 나의 운명을 지배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 라는 트루먼 대통령이 아저씨에게 건네준 쪽지의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저도 가끔 제가 처한 상황을 원망한 적이 있었거든요? 저도 학원을 계속 다니고 싶었거든요. 더 잘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원망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죠. 그 땐 눈물이 날 만큼 싫었어요.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 아빠, 엄마를 원망했어요. 정말 철이 없었던 것 같아요. 아저씨도 제가 너무 철이 없다고 생각하죠? 근데 이젠 그런 환경 따윈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모든 것이 자신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 또한 말이죠. 아저씨와의 여행을 마친 저는 더 이상 그런 상황은 원망하지 않기로 했어요. 주어진 상황을 원망하고 좌절한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어요. 역사 속 위대한 인물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잖아요. 아저씨가 위대한 하루 동안에 만나온 사람들에게서 저도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어요. 앞으로의 진로 문제에 대해 크게 고민하고 있던 저에게 아저씨와 하루 동안의 여행은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먼 미래에 - 아저씨가 과거 속 위대한 인물들을 찾아간 것처럼- 누군가 저를 찾아올지도 모르잖아요. 그 누군가에게 일곱 명의 위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도움이 되기 위해 오늘 하루도 멋지게 살아가렵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보여준 사람들이 가질 수도 있었던 것들이 가득했던 방 속에서 제 모습을 보고 싶지 않거든요. 아저씨도 이젠 아내와 딸애를 위해, 열심히 일하세요. 다신 죽음을 결심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항상 건강하시고 날씨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저는 이만 씁니다. 참! 마직막으로 삶에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또 여러 가지 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아저씨와의 여행을 소개하고 싶어요! 그래도 괜찮죠? 그럼 안녕히 계세요.  

 

       -  2004년 10월 17일 구하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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