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6014

엄마, 축하해 - '바보빅터'를 읽고

 

                                                                                              화신중1 서여리

 

우리 학교에서는 3년에 한번씩, 그러니까 중학교 처음에 입학 할 때부터 아이큐 검사를 하게 된다. 아이큐검사가 끝나고 결과가 나오면 몇 몇 아이들이 옆에서 아이큐를 비교하기 위해 모여든다. 주 내용은 네가 나보다 높니, 낮니, 어떡하니, 괜찮아 가끔씩 내 아이큐보다 높은 아이들은 “아싸, 너는 138밖에 안되냐?? 불쌍해라. 얘들아, 서여리는 138이란다. 하하” 말하자면 아주 제대로 ‘짼다’. 난 그럴 때마다 ‘아이큐는 사는데 지장 없어. 내가 노력하고 나가서 열심히 하면 되지. 그게 무슨 대수야? 높고 낮은 건 필요 없어. 그런 것들이 밥 먹여주나?’ 생각한다. 물론, 아이큐가 나중에 취직할 때나 사회적으로 활동할 때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큐가 나보다 낮은 데도 나랑 시험점수나 수행평가 점수가 비슷한 아이들도 있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다른 아이들보다 아이큐가 높은 것은 좋긴 좋다. 앞에 이런 말을 적어놓아서 내가 자기생각이 또렷한 아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지만, 전혀 아니다. 사실 나는 다른 사람의 말에 휙 쓸려가고, 다른 사람의 말에 웃음이 나고 울음을 터트리는 얇은 귀다. 그래서 친구나, 남자아이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야, 너 진짜 못생겼다,”

하면 ‘어, 정말 내가 못생긴 건가?’ 하며 거울을 보며 울상 짓게 되고, “어머, 너 되게 예쁘게 생겼구나.”

하면 허리와 어깨가 아주 꼿꼿히 펴지면서 웃는 얼굴이 된다. 다른 사람의 말은 완전한 나를 만드는데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겠구나, 깨닫게 된다.

 

로라와 빅터도 그런 경우인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야, 넌 바보야, 아이큐가 두 자리잖아.’ 라고 계속 말해도 빅터는 ‘아니야, 난 바보가 아니야. 뭐든지 해낼 수 있어.’ 라고 생각했더라면 그 기나긴 17년 동안 더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이고, 로라 또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그녀에게 막말하지 않고, 그녀에게 위로와 희망의 말을 했었더라면 힘들게 살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쳐나갔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에게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회피해버렸다. 빅터는 애프리에서 아이큐검사를 받고 생활을 계속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바보라는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다 알아버렸다고 생각해, 회사를 나와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었다. 로라 역시 그랬다. 남편과 에이미와 함께 행복하고 재미있는 삶을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낙담했다. 예전의 나, 예전의 빅터, 예전의 로라는 레이첼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그들에겐 자기믿음이 필요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에 대한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었다. 뭐든 하기 싫고, 글자 하나도 보기 싫고, ‘난 해내지 못할 거야’, ‘난 못해’ 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엄마는 내가 할 수 없다는 말을 할 때마다 꾸짖으며 “여리야, 자꾸 부정적으로 말하면 안 돼. 넌 할 수 있다니까. 그렇게 말하지마. 알겠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응?” 이 말을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난 잔소리를 듣지 않고 싶은 마음에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거야.’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한 어떤 사실을 긍정적이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짝지가 내 샤프를 부러뜨려도 ‘괜찮아, 샤프는 많으니까.’ , 아이들이 장난치면서 내 가위를 구석에 들어가게 해도 “에휴, 할 수 없지 뭐.”, 중간고사에서 반 2등을 해도 ‘아, 그래?’ 라고 해서 아이들이 나보고 애늙은이라고 한다. 또, 친한 친구는 ‘이럴 때만 널 이해 못하겠다.’ 라고 이야기 한다.

 

하루는 아주 대단한 일이 있었다. 엄마가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시고 나에게 전화를 했다.

“여리야, 엄마야.”

엄마의 결과가 궁금했다.

“응, 갑상선 암이래.”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했다. 하지만 나는 ‘엄마도 지금 많이 충격 받았을 테니까.......’ 생각하고

“아, 엄마 축하해!!”

“어? 아, 고마워. 하하”

엄마와 나는 암이라는 것을 아주 대단치 않게 받아들였다. 옛날 같았으면, 이미 눈물을 줄줄 흘리고 ‘엄마, 어떡해’를 연발하며 돌아가신 것 마냥 통곡했을 것이다. ‘조직검사로 일찍 발견해서 다행이다.’, ‘수술해서 제거하면 마음이 홀가분 할거야.’ 엄마도 이런 내 생각에 동의는 하셨지만, 뭔가 어이없어 하셨다. 그리고 나 덕분에 그 날은 엄마의 암 발견을 기념하며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 그 날 밤 우리가족은 배를 부둥켜 잡은 채로 잠을 잤다. 한 마디로 ‘긍정적인 마인드’ 로 살면 울고불고 할 일도 즐겁고 행복한 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다. 내가 너무 긍정적일 지 몰라도, 내가 울고, 슬퍼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하지만 나도 엄마 딸이기 때문에 걱정은 많이 된다. 엄마, 내가 걱정하고 있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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