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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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도서는 모든 지성과 그 명맥을 함께 하며 충실한 문화의 광장으로 선도적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으며,이번 독서감상문 현상공모에 많은 응모를 해 주신 독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이 행사는 보다 나은 문화향상과 독서인구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으며, 영광도서는 개인이나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도 더 많은 독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의심치 않고 앞으로도 꾸준히 독서풍토 조성을 더욱 더 활발히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 시상식 : 2005.12.3(토) 오후3시 영광도서 문화사랑방(4층)

- 주최: 주)영광도서, 사)목요학술회

- 협찬: 한국도서보급주식회사, 한국문화진흥, 해피머니아이앤씨

- 후원: 국제신문, 부산일보, 부산광역시청 교육청


[제16회 영광 독서 감상문 당선작] 

최우수상

일반부

김선연  / 경남 남해군 남해읍 남변리  <어둠의 저편 >를 읽고

학생부

조아라  / 영도구 영선동  <나는 유령작가입니다 >를 읽고

우수상

일반부

서진혜  / 경남 진주시 초전동  <어둠의 저편 >을 읽고  
    / 서울시 양천구 목 1  <아빠는 꽃보다 아름답다 >을 읽고

학생부

박주영  / 부산 강서구 대저 1  <미실 >을 읽고  
최보영  / 충북 음성군 금왕읍 무극리  <미실 >을 읽고

장려상

일반부

김대갑  /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을 읽고  
박동수  / 부산시 강서우체국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을 읽고  
정은지  / 서울시 도봉구 창 1  <미실 >을 읽고  
정해주  / 부산 동구 초량 2  <사람풍경 >를 읽고  
천성빈  / 경남 진해시 도만동  <누가 뭐래도 민사고 특목고 간다 >를 읽고

학생부

서지예  / 부산 진구 연지동  <사람풍경 >를 읽고  
선정연  / 부산 남구 용호동  <아빠는 꽃보다 아름답다 >를 읽고  
윤나영  / 부산 연제구 거제 2  <신의나라 인간나라 >를 읽고  
정유미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편지 >를 읽고  
최지혜  / 부산 동구 수정 3  <미실 >를 읽고

입선

일반부

김동현 /충북 충주시 흥덕구 수곡동
김미숙 /인천시 계양구 작전 1
김민지 /부산 사하구 감천 1
김상희 /부산 남구 용호동
김신식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박진 /서울시 강서구 염창동
서민정 /부산 서구 서대신동
서유진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손영태 /부산 동래구 안락 1
신정주 /경남 거제시 능포동
오승남 /부산 남구 대연 3
이윤희 /부산 사상구 학장동
이은경 /부산 진구 가야 1
정천희 /충남 논산시 연무읍 금곡 2
조영남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학생부

구예지 /부산 강서구 대저 2
권도윤 /경북 포항시 북구
김다해 /부산 강서구 대저 2
박소현 /부산 연제구 연산 9
박지연 /부산 동구 좌천 1
박혜원 /부산 북구 화명동
배민아 /대구시 남구 대명 2
백소민 /부산 연제구 연산 2
신지영 /부산 진구 양정 1
안혜빈 /울산시 남구 신정 1
엄민혜 /부산 연제구 연산 9
이수진 /부산 진구 당감 3
이한솔 /서울시 노원구 월계 2
전대원 /전남 목포시 죽교동
최은경 /경북 경산시 옥곡동



<< 심사평 >> 

 

영광독서감상문 현상 공모가 벌써 16회를 맞았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전국 각처에서 많은 양의 원고가 쏟아져 들어왔다. 일반부 276편, 학생부 215편, 총 491편. 양으로만 보면 신춘문예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숫자이다. 사유의 실종을 목청껏 외쳐대는 비관적 어조 속에서도 올곧은 사유에 대한 노력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읽는다는 것’ 은 곧 ‘생각한다는 것’이다. 비쥬얼매체의 위력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해지면서 읽기보다는 보고, 생각하기보다는 즐기라는 우리 시대의 명령은 달콤하지만 사실은 너무도 가혹한 것이다. 그저 보고 즐기기만 하는 세대의 문제점들을 우리는 이미 너무도 많이, 너무도 자주 보아왔다. 물론 책의 등장이 유토피아를 보장해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책’을 통해서 디스토피아의 재난이 얼마나 혹독한 것인가를 ‘생각하고’ ‘피해가려는’ 노력을 할 수는 있다. 첨단문명의 시대에 고리타분하게 ‘책’을 붙들고 앉아서 ‘읽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현상공모는 학생부보다는 일반부의 수준이 대체로 높은 편이었다. 글이라는 것이 단순한 수사학적 테크닉이 아니라, 연륜과 삶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것이다. 최우수작에는 이화 씨의 <달팽이는 슬퍼도 집을 내려놓지 않는다>와 김선연 씨의 <낮과 밤의 이면, 『어둠의 저편』을 읽고> 두 편이 물망에 올랐다. 이화 씨의<달팽이는 슬퍼도 집을 내려놓지 않는다>는 자칫 식상할 수 있는 가족휴머니즘의 문제를 톡톡 튀는 문체로 신선하게 탈바꿈해 놓고 있다. ‘고백-추억-슬픔-희망’이라는 평범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맛깔스런 문체로 눈물샘과 웃음샘을 한꺼번에 자극하는 능력은 분명 능력이다. 하지만 이화 씨의 글에는 삶에 대한 진지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선뜻 최우수작으로 뽑기가 어려웠다. 김선연 씨의 <낮과 밤의 이면, 『어둠의 저편』을 읽고>는 작품을 능동적으로 해석해 내는 능력이 눈에 띄었다. 작품 속 인물들을 통해서 끌어안고 있으면서 등을 돌리고 있는 현대인의 소외와 고독 문제를 끌어들이고 있다. 읽는 이를 빨아들일 듯한 감각적인 문체는 분명히 김선연 씨의 힘이다.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의존하여 작품으로부터의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감정 노출이 지나치면 순간적인 흡입력은 있을 수 있지만 쉬 질려버리는 단점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까지 김선연 씨의 글과 이화 씨의 글을 놓고 선정자는 즐거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김선연 씨의 글을 최우수작으로 뽑은 것은 아무래도 문체보다는 삶에 대한 통찰이 글쓰기의 본령이며, 독서감상문의 본질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김선연 씨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비록 우수작으로 선정되긴 했지만, 이화 씨의 필력도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것이었다. 이화 씨와 김선연 씨는 좋은 재능이 더 빛날 수 있도록 계속 정진하기 바란다. 

 

오늘날 책 읽는 학생은 천연기념물이다. 입시에 쫓긴 학생들은 더 이상 책을 읽지 않는다. 학생들을 키우는 것은 이제 책이 아니라, TV속의 연예인들이다. 요즘의 세대는 TV를 보고 자라며, 인터넷을 통해 공부한다. 가정에서 보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거리 밖으로 TV와 인터넷을 휴대하고 다니기까지 한다. 이런 세대 속에서 독서감상문을 쓰는 가족, 학생들은 그것만으로도 정말 특별하고 귀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칭찬이 무색하게 학생부의 원고 수준은 너무도 저조한 편이었다. 이것은 아무래도 독서감상문에 대한 잘못된 이해 때문인 듯했다. 우리의 학교 교육의 실패를 엿보는 듯해서 마음이 씁쓸했다. 독서감상문은 책에 대한 감상을 적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줄거리를 일관하고 있어서 정작 감상은 원고 말미에 잠시 언급되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정성들여 출력하고 포장까지 해서 보낸 정성에 비하면 원고 쓰기에 들인 정성은 너무도 허술했다. 

 

그런 점에서 김연수의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에 대한 조아라(남성여고 2학년)양의 글은 두드려졌다. 연약한 인간의 타인에 대한 의존성은 높아지지만, 사실 인간과 인간사이의 교감은 불가능하다는 어른스러운 비관론을 펴고 있다. 여러 길로 빠지지 않고 하나의 주제를 향하여 문장을 이끌고 가는 생각의 깊이가 돋보이는 글이다. 하지만 역시 글쓰기에서 문체의 힘은 필수적인 것이다. 조아라 양의 글은 생각의 깊이에 대해서 문학적 장식은 경시된 감이 있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철학적 깊이와 수사적 장치가 함께 가동될 때 글은 좀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 김별아의 『미실』을 읽고 쓴 최보영(한국교원대 부설고등학교)양의 글은 완고한 조선적 유교주의에 갇혀 있는 능동적 성애를 제대로 읽고 평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역시 꽤 공력을 들인 글이었으며, 표현력에 있어서는 오랜 습작의 흔적이 묻어나는 좋은 글이었다. 그러나 글의 핵심이 제도권 교육의 고루한 성의식과는 다른 미실의 관능적이고 도발적인 ‘육체로서의 성’을 강조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당시에 찾아볼 수 없었던 ‘성 정체성’에 관한 것인지가 불투명해 보였다. 주제의 선명성만 제대로 확보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글이다. 두 글 모두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보이는 글임에는 틀림없다. 두 편을 놓고 오랫동안 고민을 한 끝에 수사학적 감각보다는 주제의식의 선명성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다.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조아라 양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독서는 분명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 물질이 판을 치는 시대, 인간의 정신은 오히려 가난해지는 것 같다. 이러한 세태 속에서 독서는 분명 정신의 결핍을 풍요로 바꾸어 주는 힘이 있다. 따라서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달한 사회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단순한 잔소리의 차원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독서가 기념행사로 존속하는 한 독서는 우리의 삶으로부터 처참하게 멀어질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독서가 삶의 일부분으로 존재할 때, 진정한 독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독서의 계절 가을이 아니라, 독서가 생활의 자연스런 한 부분이 되기를 바란다.

 

 

심사위원 :  남송우(부경대 국문과 교수) 

             박훈하(경성대 국문과 교수)

             황국명(인제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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