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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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어두운 새장에 갇힌 새를 햇빛 찬란한 밖으로 날려주는 것 - "용서에 관한 짧은 필름"을 읽고

부산진여고 1학년 조소영

 

  

 

누구나 한번쯤 미움의 감정을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미움이 심화되면 증오가 되고 결국에는 서로 눈만 마주쳐도 으르렁대는 원수가 된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보다는 미워하고 증오하는 일에 더 익숙하다. 삶이 각박해지고 고통스러울수록 용서하하는 일을 잊어가는 것 같다. 그러한 점에서는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어렸을 때는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이 지는 것이고, 사과한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 왜냐하면 용서를 하는 것은 나 자신을 포기하는 일이며, 포기하면 내 자신이 사라지고 말 것같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만난 『용서에 관한 짧은 필름』은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다.

 

『용서에 관한 짧은 필름』은 제목 그대로 용서를 모르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가르침을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요제프와 헬렌은 평범하게 가정을 일구며 살아가는 선량한 시민이었다. 그러나 평범한 이들을 불행하게 만든 것은 전쟁이었다. 요제프의 가정은 영국의 폭격으로 인하여 파탄이 났고, 헬렌의 남편은 영국 공군을 가르치러 다녀오다 독일 폭격기의 공습으로 몸뚱아리는 산산조각이 났다. 

 

운명의 장난인지 부상을 당한 요제프를 구해준 것은 헬렌이었다. 처음 두 사람은 전쟁의 상대국인 독일과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증오했고, 두 나라의 전쟁은 두 사람에게도 그대로 반복되었다. 그러나 사랑과 용서의 힘은 이념의 장벽도 쉽게 넘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족과 남편을 죽게 한 것은 전쟁이지 이들은 아무런 죄가 없는 것이다. 전쟁 앞에서는 모두가 희생자일 뿐이다. 그리고 모두의 적은 미국인도 독일인도 아닌 전쟁이다. 

 

사람들을 미움과 증오로 몰아넣은 전쟁을 이기는 길은 "용서" 뿐이다. 이 두사람은 그것을 알았던 것일까. 서로 용서하고 전쟁이라는 지난 일들에 대해서는 마음을 열어가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요제프와 헬렌이 그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움 대신 사랑을 나누었던 사례는 내가 앞서 생각했던 용서가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용서는 그 대상에게 직접 말로 해야만 용서가 아니라 마음으로 상대방을 이해해주며 생각해주는 것이 용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 마음 속의 미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들어주고 용서할 계기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이 다 나와 친하게 지내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외모가 다른 것처럼 속마음도 다 제각각이기 떄문이다. 그렇게 다 다르다보면 불편한 관계로 지내는 친구들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나에게도 미워하고 증오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그 친구에게 좋지 않은 말을 많이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렇게 행동함으로써 내 마음이 편해지지는 않는다. 사실, 마음이 편해지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함으로써 마음에 멍이 드는 경우가 많다. 또 자신이 상처받은 말이 생각 나 자신의 일에는 집중을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린다. 이 책의 요제프는 "누군가를 원망하고 분노에 집착하는 건 자신이 독약을 먹고 다른 사람이 다 죽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라고 말한다. 

 

나는 이 말을 읽을 때 무언가가 마음에 와 닿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증오한다고 해서 지금과 달라지는 것이 없고 자기 자신의 스트레스만 더욱 쌓여 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용서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용서란, 어두운 새장에 갇힌 새를 햇빛 찬란한 밖으로 날려주는 것과 같이 자신의 마음에 자유를 선물하는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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