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7241

성인이 된다는 것 - <1%로 승부하라>를 읽고 - 

 

                                                                                                                                          경주고등학교 2학년 임승민

 

 

책은 인생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면, 인생도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기분이 든다. 독서를 즐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였기에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는 것이 한편으로 허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잠시 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나의 생각을 한 단어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나를 위로해주었다. 지난 번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은 것에 이어 이번에 읽은 책도 나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책의 모서리에 흥건히 스며든 커피 자국 때문에 ‘너무 오래된 책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어 잠시 독서하기를 망설이기도 했지만, 책을 읽고 나자 책에 스며든 커피 물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무료했던 내 정신을 각성시켜주는 기분이 들었다.

 

‘꿈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하는 것은 고등학생인 나의 머리를 항상 채우고 있는 고민거리이자, 공부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나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수들은 어떻게 뛰어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까? 준비, 이상, 노력 등등 이미 여러 차례 들어왔던 내용들도 많았지만, ‘한 가지에 집중하라’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는 누구나 다재다능해지고 싶어 하고, 주변에도 여러 일을 한 번에 잘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많은 일을 잘하려다가 도리어 다 놓치게 되는 일이 다반사였던 것 같다. 그 뒤에 남게 되는 것은 허세, 하소연, 핑계 등등이 아니었을까 반성해본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말처럼 세상에 조용히 자신의 내공을 갈고 닦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름을 책을 통해서 알게 된 뒤에 검색해보면 등장하는 견고한 삶의 내력들을 접할 때마다 한 가지 일도 잘하기 어렵다는 것을 자주 깨닫게 된다. 하지만 학교에서 친구들 틈에 끼어있다 보면 어느새 내 자신의 분수도 망각한 채 일을 벌여놓는 내 자신을 또 보고 있게 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자’고 생각하자, ‘그러면 무엇에 집중할건데?’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떠올려보았다. 나의 꿈은 생물학자가 되는 것이고, 더 세분화하자면 생물학 중에서도 진화론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틈틈이 과학 실험을 하거나 과학 관련 서적, 대학 전공 서적을 뒤적여보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틈틈이 글을 쓰고, 공모전에 글을 보내며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도 좋아한다. 과학과 글쓰기 모두 누군가의 강요로 시작했던 것도 아니고,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 본적도 없기 때문에 둘 다 실력이 출중하지도 않지만, 꼭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과학의 길을 선택하게 될 것 같다. 과학의 길에서 뛰어난 사람이 되면, 차차 글 쓰는 일에서도 고수가 되자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꿈을 갖고 있는 나이지만, 때로는 과감하지 못할 때도 많다. 고입에 2번이나 실패를 겪어 조심성이 늘어난 것도 한 가지 이유겠지만, 고민이 많은 성격 탓이 클 것이다.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조차도 여러 번 고민하고 올리는 나이다. 이미 몇몇 카페, 블로그를 운영해보았고, 여러 차례 실패를 겪어보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다. 홈페이지를 운영해 본 사람들은 많이 느껴보았을 것이다. 홈페이지의 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면, 대중들이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말 한마디의 실수가 관리자라는 막중한 책임 아래 큰 질타를 받기도 하고, 글을 베끼는 외부 방문자들도 항상 경계 대상이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치이다보면 대중들에 대해 반감이 생긴다. 나 역시도 대중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조금은 변했다. 이 책의 후반부에서는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대중들의 기호, 생각, 욕구를 이해하지 못하면 고수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 글쓴이의 의견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 말에 큰 공감이 갔다. 하지만 작가는 대중들에 대한 적절한 경계도 중요함을 역설한다. 대중들에 맞추기만 한다면 의미 있는 삶을 살기 힘들어질 것이다. 따라서 대중들에 대한 적절한 소통과 동시에 대중의 물결에 수동적으로 휩쓸리지 않게 매사에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본다.’는 이 책의 한 구절은 갈매기의 꿈을 읽었던 경험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루 빨리 생물학을 연구하면서 사는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지만, 자칫 그 과정에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이 책을 계기로 좀 더 인생을 크게 보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성인이 되어 세상을 박차고 나가야할 날이 멀지 않았다. 나도 이제 곧 19살이 된다. 어릴 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리고 어른의 문턱에 선 지금 입시를 겪으면서, 아버지의 등을 보면서, 어머니의 손을 보면서 세상의 잔혹함을 세삼 깨닫는다. 세상의 민낯을 차차 보고 있는 지금도 과연 어린 시절 그 말을 되풀이 할 수 있을지 묻는다면, 나는 과감히 그렇다고 말할 것 같다. 분명 세상은 밝은 빛보단 어둡고 고통스럽고 죽을 만큼 힘든 시절의 한숨이 더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성인을 기쁘게 맞이하고 싶다. 좀 더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고, 직접 맨 땅을 일구어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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