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읽고 -
서진주
스님, 저는 취업준비생입니다.
서점에 가면 늘 자격증, 수험서 코너로 곧바로 걸어갑니다. 다른 곳으로 한 눈 팔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뒤적이고 뒤적이다 인터넷 추천 1위 토익 문제집을 한 권 들고 나옵니다. 계산대로 걸어가다 자기계발 코너를 지났습니다. 20대 무엇에 미쳐라- 라는 문구의 책들이 가슴에 박힙니다. 무엇을 미친 듯이 열심히 하라고 강요하는 책들. 정작 저는 무엇을 미친 듯이 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무언가에 미쳐있지 않은 저는 혼자만 낙오된 듯 절망을 느낍니다.
스님, 붉어진 눈시울 사이로 스님의 책이 보였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
완벽하지 않은 것은 바로 저입니다. 나만큼 불완전한 것이 어디 있을까. 고민하고 걱정하며 자존감은 바닥을 치는 매일을 보내는 나. 취업도 연애도 잘 해내지 못하는 나. 그런 나라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 누가 이런 못난 나를 사랑해 준다는 걸까. 의심으로 가득 찬 마음만 들었습니다. 결국 문제집과 함께 스님의 책도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보다 본인에게 먼저 착한 사람이 되세요!’
첫 장을 넘긴 순간 눈에 딱 들어온 한 문장입니다. 나를 아껴주고 나를 사랑해주고 나에게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그건 당연한 일이지만 잊고 살았습니다. 나는 나에게 한번이라도 착한 사람이었을까. 늘 남의 눈치를 보고 사회가 요구하는 사람이 되려고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모든 나쁜 일을 제 탓이라 생각하며 비난하고 책망했습니다. 스스로를 꾸짖으며 궁지로 몰아넣던 저에게 스님은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주었습니다. 네가 큰 무언가를 이루지 않아도 이미 충분해. 너는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사랑받을 만한 소중한 사랑이야.
존재만 해줘도 괜찮아. 라는 말이 얼마나 듣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존재할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 여겼습니다. 그 긴 시간 우울감에 빠져 지내며 삶의 이유를 잃었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을 사랑해요.’ 라는 말보다 ‘나에겐 당신이 필요해요.’라는 말을 더 듣고 싶은지도 모른다 하셨습니다. 저에게도 절실한 한마디입니다. 그 한마디로 제 존재 이유와 가치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누군가 날 필요로 해준다는 건 얼마나 가슴 따뜻한 일일까요. 이렇게 버림받은 듯 슬픈 느낌이 드는 건 그런 사람이 없기 때문인지 모릅니다. 스님, 저는 자살예정자입니다.
뛰어내릴만한 옥상이나 다리를 봐 두지는 않았습니다. 밧줄이나 독극물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네팔로 가는 편도 비행기 티켓 한 장을 샀습니다. 트레킹을 하는 척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깊고 깊은 산으로 걸어 들어가려 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에서 눈 속에 파묻혀 죽으려했습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하는 것도 있지만 살면서 비행기 한번 못타본 제가 가엾어서 그런 것도 있습니다.
스님, 이렇게 못난 생각만 하는 제가 살아도 되는 건지 오늘도 고민합니다. 이런 못난 생각만 할 정도로 어째서 이렇게 힘든 걸까요. 스스로에게 화가 날 정도입니다. 그런데 스님은 힘들어하는 나를 허락하라 하셨습니다. 힘들면 괜찮아지려 하면서 힘든 감정을 억압하지 말고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좀 힘들어도 괜찮아. 좀 아파도 괜찮아.’라고 마음속으로 속삭이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진다고. 힘든 나도 나임을 온전히 허락하는 순간 내 마음 안에 평화가 찾아온다고 하셨습니다.
스님, 이렇게 힘든 나도 나였습니다. 나 자신을 부정하는 마음 때문에 이렇게 힘들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도 온전히 ‘나’입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사랑할 수도 사랑받을 수도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껴안아주려 합니다. 제 모습과 내면의 나약함과 아픔까지 다 감싸 안고 위로해주려 합니다. 저는 존재 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나에 대한 위로를 뛰어넘어 다른 사람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이 치유되었으면 하는 선한 마음은 내 마음의 고통부터 치유한다 하셨죠. 스님 말씀대로 길가다 보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보려합니다. 스님의 책을 읽고 또 읽고 곱씹으면서 살아간다면 언젠가 제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할 것 같습니다.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
2016.10.12.
가을이 흘러가는 길에서-
- 진주 드림
Chapter
- 제27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정유진 / <채식주의자>를 읽고 -
- 대상(학생부) - 이한나 / 부산 동여고2학년 <카피책>을 읽고
- 금상(일반부) - 박영숙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읽고 -
- 금상(일반부) - 임가영 / <채식주의자>를 읽고
- 금상(학생부) - 강우림 / 목포 덕인고2학년 <1그램의 용기>를 읽고
- 금상(학생부) - 이소현 / 제주 함덕고2학년 <7년의 밤>을 읽고
- 은상(일반부) - 박희주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임문호 / <풀꽃도 꽃이다>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최윤하 / <채식주의자>를 읽고
- 은상(학생부) - 박준영 / 여명중학교 3학년 <바그다드 우편배달 소년>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임승민 / 경주고등하교 2학년 <1%로 승부하라>를 읽고
- 은상(학생부) - 조용준 / 서령고등학교 1학년 <슐리만의 트로이 발굴기>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노영일 / <풀꽃도 꽃이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백선영 /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서진주 / <완벽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사랑>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손혜미 / <채식주의자>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조민정 / <채식주의자>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명현 / 초연중 3학년 <카피책>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임하진 / 예원초4학년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를 읽고
- 동상(학생부) - 정다혜 / 장유초5학년 <공자 아저씨네 빵가게>를 읽고
- 동상(학생부) - 장유진 / 개금여중3학년 <7년의 밤>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조수빈 / 예원초 6학년 <구름>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