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7239

-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를 읽고 -

 

예원초등학교 4학년 임하진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는 나에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다. 할아버지께서 처음 이 책을 사셨을 때, 난 아무도 모를 궁금증에 휩싸였었다. 표지에는 조선시대에 신었을 법한 수혜와 요즘은 아니지만 현대적인 램프가 있길래 ‘정말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 물건일까?’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1권과 2권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1권은 가회동 저택 친일파 윤 씨 가문과 개별적으로 윤형만 자작의 부인 곽 씨와 주요 인물인 수남이, 거의 중요한 인물인 테라오 준페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2권은 윤채령, 테라오, 김수남, 윤강휘 등등 피 끓는 청춘들과 수남이의 드라마틱(dramatic)한 여행 이야기가 들어있는 책이다. 

 

처음에 1권에서 강휘의 엄마인 최인애가 친일파 윤형만 자작의 첩임과 강휘가 생모의 죽음이 자살이었다는 것을 알고도 반항 낌새가 보이지 않자 난 강휘가 사춘기도 없을 만큼 참 착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전이었다. 급기야 집을 나갔다! 물론 내가 윤형만 자작이었어도 당장 걱정하지 않고 늦은 반항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시간이 멈출 수 없이 흘러가버리자 윤형만 자작은 결국 살아있기만 을 바라는 경지에 이르렀다. 이것도 큰일이지만 더 큰일이 있었다. 수남이 가회동 저택의 새 식구가 되었다. 수남 자신에게 난생 처음 보는 사탕을 강휘에게 받았고, 수남은 그것을 계기로 강휘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난 이쯤 읽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왜 강휘는 수남에게 사탕을 내밀었을까? 자신의 처지와 수남이의 처지가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당연 대다수일 것이다.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드라마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들’에서도 가난한 여주인공 은하원이 부유한 삶을 산 강지운에게 한 말이 있다. 

 

“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기에 너랑 같이 있어도 상관 쓰지 않았어. 하지만, 이제 알겠어. 너와 난 다르다는 걸. 부유와 가난은 큰 차이라는 걸.” 하원이의 말처럼, 수남이가 하원이이고, 강휘가 지운이처럼, 겪은 일은 같지만, 지금의 삶으로는 천지차이였다. 내가 보는 주요관점은 현재이고,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관점은 과거인 것에 대한 생각차이처럼 말이다. 내 생각으로는 강휘의 동정심인 것 같다. 자기도 알다시피 자기 동생은 고집이 셀 뿐 더러, 자기 동생의 또래아이가 채령이를 돌보니 수남이가 더 불쌍해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수남이는 사랑이라고 여겼고 강휘를 엄마처럼 따른다. 강휘는 수남이 자기를 엄마처럼 따라다니는 것을 알지만 수남이의 사랑을 모른척했다. 이때 채령이의 사랑이 없을 수는 없었다. 채령이는 친일파임에도 염치불구하조 독립 운동하는 정규와 사랑에 빠진다. 정규의 조직이 일본에게 들통나자, 채령이의 패물이 그들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안 형만은 수남에게 고했던 채령이의 모든 것에 대한 편지에 왜 이 내용이 없냐면서 수남을 야단쳤다. 수남은 자기가 윤채령이 되어 황군여자위문대에 가겠다고 한다. 하지만 수남이는 몰랐다. 황군여자위문대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이것을 끝으로 1권을 다 읽고 나니 2권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수남이가 간곳은 어떤 곳인지, 위장결혼을 하여 간 미국의 히카리 생활을 하는 채령이는 어떻게 되었을지 말이다.

 

2권에 수남이는 초반에 힘든 일을 겪었다. 황군여자위문대는 간부원이 아닌 위안부였던. 수남이는 처음에 벌거벗은 채 남자 앞에 서서 있는 것을 무지무지 망측하게 여겼을 때 난 일본사람들은 여자의 권리를 빼앗고, 많이 나쁘다고 생각했다. 여자도 사람인데, 짐승들이 달려드는 것이니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새삼 위안부 할머니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수남이는 자신의 역할도 그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도망가기 시작한다. 도망갈 때는 자신의 큰언니가 있었고, 항상 도움이 되어주었다. 수남이가 1권에서 사랑이 있었다면, 채령이는 2권에서 자신이 지독히도 싫어하던 테라오 준페이와 사랑에 빠졌다. 아이도 낳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만,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였다. 유리코가 자기 엄마에게 “죽어, 죽어버려”라고 했을 때부터 채령이는 행복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채령이는 테라오 준페이에게 자신이 일본말을 더 좋아했던 것도 잊은 채 조선말로 욕을 해댔다. 수남이는 짝사랑으로, 채령이는 바로 끝나는 비참한 사랑인 것만 같아 두 여주인공들이 참 불쌍했다. 짝사랑으로만 끝날 줄 알았던 수남이의 사랑은 채령이의 사랑처럼 너무도 일찍 불타 버렸다. 그리고 까만 잿더미로 남아 홀로 남은 수남이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수남이는 강휘의 아들을 훗날 낳았지만 채령이에게 잠시 맡겼는데 어느새 채령의 아들이 되어버렸다. 채령이는 수남이의 진실을 왜곡해 아들에게 알려주겠다고 협박했지만, 수남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런 수남을 보며, 나는 수남의 당당함이 부러웠다. 

 

이 책을 통해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특별한 이야기를 통해 수남이의 당당함, 그리고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모습이였는지에 대해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꾼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깊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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