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꼬리표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 - <세븐틴 세븐틴>를 읽고 -
부산 이사벨 중학교 1학년 금소담
나는 파충류를 좋아한다. 예전엔 비어드 드래곤, 이구아나를 좋아했었고, 지금은 육지 거북 종을 좋아한다. 이구아나를 무척이나 좋아하던 몇 년 전에는 이구아나를 직접 키우고 싶어서 용돈을 모아 사려고 했었다. 사기 전 동물 백과나 인터넷을 통해, 이구아나에 관해 자세히 알아보았더니, 너무 빨리 크는 습성 때문에 유리관에서 키우다 직접 풀어놓고 키워야 한다고 하니까 엄마가 심하게 반대하셨다. 그래서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땐 엄마가 너무 미웠다. 내가 어릴 때는 이구아나가 커도 징그럽지 않을 거로 생각했지만, 내가 크면서 거대한 이구아나를 본 후엔 절대 이구아나를 집에선 키우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 마음먹었다. 1년에 1M, 2년만 살아도 2M. 나보다 훌쩍 클 이구아나. 몸집보다 더 긴 꼬리. 이젠 나도 생각하기가 싫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징그럽다고 생각해도 ‘이구아나’라는 단어가 나오면 관심이 가는 건 여전한 것 같다. 그들이 자연에서 살아가는 습성들을 알아가는 것은 여전히 신기하고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던 단어는 ‘이구아나’이다. 바로 책을 펴고, ‘이구아나’를 먼저 읽어보았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만, 지금 사회에서 많은 쟁점이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관계된 내용이어서 관심이 생겼다.
누구나 세상을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끔은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해서는 안 될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그것으로 인해 참으로 큰 대가를 치르게 되기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그 아이도 순간의 잘못된 선택에 대한 처벌로 60시간 동안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쓰레기 줍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한 것은 할아버지의 말동무가 되어 드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만 채우려고 했는데, 그 빨간 벽돌집에서의 한 달 동안은 할아버지와 이구아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 아이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또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가 아무는 것 같다. 아마 그 아이 아버지가 그렇지 않았을까. 스스로 바다에 들어갔다가 다시는 나오지 못했다는 할아버지의 아들과 함께 있었던 친구 녀석 중 하나인 것 같았다. 그 아이의 아버지의 잘못으로 받은 할아버지의 상처를 다시 아물게 하여 준 사람이 그 아이였던 것 같다.
이 아이가 받았던 고통은 정말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아무런 이유 없이 만만한 상대를 골라 끝까지 짓밟는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발에 무참히 짓밟힌 그 아이는 세상 다른 누군가가 경험했던 고통을 경험했을 것이다. 누군가는 아무 이유 없이, 또 다른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처음에 어느 누군가가 그렇게 짓밟혔을 때, 그는 사회에 어떠한 도움을 청했을까? 그리고 사회는 그의 요청에 무엇을 해주었을까?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그릇된 인식 때문에, 그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을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이들이 참고 견뎠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괴롭힘에 어느 누군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 그제야 사회는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는 척을 하고 있다. 상담실, wee 센터, 경찰서에서 조사하는 학교폭력 조사 등. 말로는 학교폭력을 없애려고 하는 노력이라고 하지만 그 노력이 오히려 학교폭력을 더 키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초등학교 때 컴퓨터실에서 반 전체가 함께 학교폭력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선생님께서 유의할 점으로 말씀해 주신 것이 있다. “조그만 것을 학교폭력이라고 하면 안 되고, 이미 선생님께 말한 건 빼고, 될 수 있으면 우리 학교 학생 간의 문제는 학교 안에서 풀어야 한다.”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학교폭력실태조사는 곧바로 경찰서로 결과가 올라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나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조사인지 알 수 없었다. 특히 비밀이 보장되어야 할 조사 결과는 반 전체에게 드러나기 일쑤였고, 그 조사는 실제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눈에 보이기 위한 통계자료를 만드는 것 같았다. 어느 누군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고통을 받고 있고, 학생들은 그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누구 하나 먼저 나서서 이야기하기를 꺼린다. 그것을 고통을 받는 학생도 마찬가지이다. 자기가 이야기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 그 학생은 ‘고자질쟁이’라는 꼬리표가 하나 더 붙으니까.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혼나기 싫어서 숨기고, 선생님들은 학교 이미지 때문에 숨기고 있다. 결국, 그렇게 은폐하던 사실 때문에 혼자가 된 학생은 고통받는 것이다. 선생님께 손 내밀면 괜찮을 것 같았고, 친구에게 손 내밀면 괜찮을 줄 알았지만, 세상은 알던 것과는 너무 다르니까. 자신을 알아줄 줄 알았던 친구들과 선생님이 자기를 철저히 외면할 때, 그 아이는 비로소 자기가 ‘혼자’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 중 한 명이라도 그 사실을 침묵하지 않고 세상에 알리려고 한다면 분명히 변화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사람들의 침묵으로 인해 변화되지 못하는 상황은 세상에 셀 수 없이 많다. 예를 들자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나 범죄 목격자가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을 점점 꺼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보복 때문이라 한다. 가해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증언자에게 보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니,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증언을 잘 하지 않을 것 같다. 보복이나, 철저히 외면당하는 일이나 이 모두가 한없이 원통하고 비통한 일이다. 이런 일이 하루 속히 없어져서 우리 사회가 에덴동산 같은 살기 좋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나부터 침묵하는 사람이 아니라 , 어떠한 꼬리표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사실을 말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지녀야겠다..
Chapter
- 제2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저자특별상(일반부) - 임종훈 /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읽고
- 저자특별상(학생부 금상) - 김벼리 / 광주 운남초 3학년 <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를 읽고
- 저자특별상(학생부 은상) - 박혜나 / 경기 체러티 크리스천 중 1학년 <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를 읽고
- 대상(일반부) - 김효진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 대상(학생부) - 신채은 / 울산 문현고 3학년 <윌든>을 읽고
- 금상(일반부) - 남정미 /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미경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읽고
- 금상(학생부) - 강우림 / 목포 덕인고 1학년 <세븐틴 세븐틴>을 읽고
- 금상(학생부) - 김규리 / 혜화여고 2학년 <요금 괜찮니 괜찮아>를 읽고
- 은상(일반부) - 김낙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 은상(일반부) - 김현정 /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조은솔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 은상(학생부) - 김은혜 / 민락초 6학년 <남북 공동 초등학교>를 읽고
- 은상(학생부) - 금소담 / 부산 이사벨중 1학년 <세븐틴 세븐틴>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임현진 / 사직여중 1학년 <나는 옷이 아니에요>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견선희 /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을 읽고
- 동상(일반부) - 김미진 / <황금방울새>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수자 / <요즘 괜찮니 괜찮아>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슬기 / <완벽한 계획>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이효중 / <나는 넘어질 때마다 무언가를 줍는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민지 / 영도초 6학년 <바느질 소녀>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예리 / 김해 가야고 1학년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상헌 / 사천 동성초 5학년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박수정 / 연제초 6학년 <빨간머리 앤>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손예진 / 모덕초 1학년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