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아직 늦지 않았어! -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 -
사천 동성초등학교 5학년 김상헌
연지에게…
연지야! 안녕?
나는 경남 사천에 살고 있는 12살 김상헌이라고 해.
우리아빠는 내가 게임을 막 하려고 핸드폰을 만지고 있을 때면
“너 지금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냐?”
라고 하셔서 억울할 때가 많아. 그리고 아빠가 평상시에
“아빠는 언제나 친구처럼 상헌이와 지내고 싶어.”
라고 하셔서 편한 마음으로 장난을 치게 되면
“이 녀석, 내가 네 친구야?!”
라고 화를 내실 때가 있어. 그러면 나는 아빠가 잠시 동안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라는 책제목을 보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아이가 있나보다 생각에 위로가 됐고 왠지 좀 통쾌한 기분이 들었어. 처음 네가 숙제 때문에 섬에 가야한다고 했을 때 나는 아빠를 버리려 가는 지 상상도 못했어. 근데 읽다보니 너의 행동이 이상해서 ‘설마 진짜 아빠를 버리려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고, 섬에 가는 것이 숙제가 아니고 진짜 아빠를 버리기 위해서 네가 짠 계획이라는 걸 알았을 때 내 손에 땀이 나더라. 진짜 아빠를 버리게 될까봐, 아빠를 버리려는 계획을 들키게 될까봐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몰라.
나는 책을 읽으면서 네가 아빠를 버리는 이유가 적힌 목록을 보고 웃고 말았어. 목록 중에 ‘앞머리 이상하게 자른 것, 못생겼다고 놀리는 것, 바나나 우유를 빼앗아 먹은 것’이 있는 것을 보고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네 생일날에 아빠가 오시지 않아 혼자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을 너를 생각하니 너희 아빠가 정말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 네게는 엄마가 안 계셔서 아빠밖에 없는데 말이야. 정말 많이 섭섭했지? 그래서 네가 왜 아빠를 버리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는지 좀 이해가 갔어.
연지야!
네가 몇 학년 몇 반인 줄 아냐고 아빠께 물었을 때 말이야. 너희 아빠가 아무 말도 못하다가 ‘그럼 너는 내가 어느 부서에서 일하는 줄 알아?’라고 했을 때, 꼭 내게 하는 말 같아서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어. 나도 너처럼 아빠가 내가 몇 학년 몇 반인지,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나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나도 아빠가 근무하시는 회사이름 말고는 아빠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아빠께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 항상 받기만 하려했던 것 같아서 정말 부끄러웠어.
그런데 연지야! 너는 아빠를 절대 못 버릴 것 같더라. 너도 아빠 없인 못살고 아빠도 너 없인 못살 것 같던걸.
너희 아빠가 해변에서 갑자기 쓰러졌을 때 아빠가 죽을까봐 걱정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네게 아빠를 무척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았어. 그리고 너는 아빠를 너무나 많이 닮아서 아빠를 버렸다 해도 거울을 볼 때마다 아빠가 생각이나 결국 다시 아빠를 찾으러 왔을 거야. 너희 아빠도 회사 일 때문에 바쁘셔서 그렇지 너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알겠더라.
연지야!
우리 집은 다정하지만 성격이 급한 아빠, 애정 표현은 잘 안하지만 진득한 엄마, 너무나 명랑하고 까칠한 사춘기 누나, 착하지만 욱하는 것 때문에 화를 잘 내는 나, 이렇게 네 식구야.
우리도 가족들 성격이 모두 다르다 보니 다투는 일이 많았어. 그런데 2년 전 아빠와 엄마가 크게 부부싸움을 하신 적이 있었거든. 엄마, 아빠가 이혼을 하실까봐 얼마나 무섭던지 지금도 생각하면 슬프다.
그때 우리 가족이 서로가 미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는 걸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어. 그리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알게 됐지. 어떻게 보면 위기가 기회가 된 샘이야. 아직도 사소한 일로 툭탁거리기는 하지만, 그일 이후로 우리 가족은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
연지야!
너에게도 이번 일이 아빠와 너의 사랑을 알게 된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돼. 너도 아빠도 서로에게 힘든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살다보니까 오해가 쌓이게 된 것 같아.
아직 늦지 않았어. 지금에라도 아빠와 네가 얼마나 사랑하고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인지 알았으니까 많이 대화하고 함께 하다보면 지금보다 더 행복할 거라고 믿어. 나도 너희 가족의 행복을 기도해 줄게! 화이팅!
그럼, 건강하고 안녕!
2015년 10월 25일
사천에서 너의 가족을 응원하는 상헌이가.
Chapter
- 제26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저자특별상(일반부) - 임종훈 /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를 읽고
- 저자특별상(학생부 금상) - 김벼리 / 광주 운남초 3학년 <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를 읽고
- 저자특별상(학생부 은상) - 박혜나 / 경기 체러티 크리스천 중 1학년 <이순신, 조선의 바다를 지켜라>를 읽고
- 대상(일반부) - 김효진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 대상(학생부) - 신채은 / 울산 문현고 3학년 <윌든>을 읽고
- 금상(일반부) - 남정미 /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이미경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을 읽고
- 금상(학생부) - 강우림 / 목포 덕인고 1학년 <세븐틴 세븐틴>을 읽고
- 금상(학생부) - 김규리 / 혜화여고 2학년 <요금 괜찮니 괜찮아>를 읽고
- 은상(일반부) - 김낙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 은상(일반부) - 김현정 / <딸에게 주는 레시피>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조은솔 /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를 읽고
- 은상(학생부) - 김은혜 / 민락초 6학년 <남북 공동 초등학교>를 읽고
- 은상(학생부) - 금소담 / 부산 이사벨중 1학년 <세븐틴 세븐틴>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임현진 / 사직여중 1학년 <나는 옷이 아니에요>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견선희 / <오늘은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입니다>을 읽고
- 동상(일반부) - 김미진 / <황금방울새>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수자 / <요즘 괜찮니 괜찮아>를 읽고
- 동상(일반부) - 박슬기 / <완벽한 계획>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이효중 / <나는 넘어질 때마다 무언가를 줍는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민지 / 영도초 6학년 <바느질 소녀>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예리 / 김해 가야고 1학년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상헌 / 사천 동성초 5학년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박수정 / 연제초 6학년 <빨간머리 앤>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손예진 / 모덕초 1학년 <오늘 나 아빠 버리러 간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