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영광독서감상문 현상공모
내 삶 속의 화해를 가르쳐 준 모리 교수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청도한국국제학교 10학년 김주원
가슴이 먹먹했다. 책을 읽고 책장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을 때, 나는 마치 모리 교수의 마지막을 내가 현실 속에서 함께 한 것 같았다. 한없이 울고 싶기도 했고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에 싸였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슬픈 감정만은 아니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서만 보여 줄 수 있는 커다란 감동을 모리 교수는 보여 주고 떠났다. 내가 모리 교수 곁에서 그의 삶과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함께 배운 미치가 된 기분이었다.
며칠 전, 행복전도사로 불리던 최윤희 부부가 그의 고통을 견디지 못해 삶을 마감하고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친구들은 말했다. 죽는 것도 별 거 아닌가보라고. 700가지의 고통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고통에 대해 이해할 수도 알 수도 없을 거라는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도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없는 삶을 기대할 수 없어 함께 떠난 그녀의 남편에 대해서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하였다. 이 사람들 말고도 동반 자살을 추구하거나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종종 기사에 올라오기도 한다. 그 사람들마다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다르고 원하는 삶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으로, 나는 최소한 그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나약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모리 교수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의 이런 유약함과 잘못된 생각은 계속 되었을 것이다. 이런 나에게 모리 교수는 그의 고통을 끝까지 견디며, 그것마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모습이라는 걸 조용히 속삭여 주었다. 행복전도사도 행복에 대해선 수없이 외치고 알았지만 진정한 삶 속의 누리는 행복을 몰랐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녀도 모리 교수를 만났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나는 내가 원하지 않는 환경이 나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 늘 불만과 원망이 많았다. 나는 중국에 있고 싶지 않았고, 부모의 삶과 선택에 따라 한국과 중국을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면서 안정되지 못한 학교생활을 하는 것에 늘 불만이 많았고 심지어는 억울했다. 그 원망스런 마음으로 방황하고 그 때 마다 나를 구원해주는 것은 친구들이고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이었다. 그저 하루가 적당히 지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별다른 꿈도 희망도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그렇게 무의미하고 평범하게 살았던 것이다. 그렇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태로.
그런데, 모리 교수는 나에게 삶은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의 병상에서 일러 주었다. 마치 그의 모습은 예전에 병상에서 지켜보았던 외할아버지의 온화한 미소를 보여 주는 것 같았다. 내가 일곱 살이 되기 전에 보여주었던 외할아버지의 마지막 미소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듯 했다. 그 때, 내가 지금처럼 자라있었다면, 모리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었더라면 어쩌면 나를 사랑해 준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좀 더 근사하게, 따뜻하게 보내 드릴 수 있었을 것 같았다. 한 마디로 모리 교수는 나에게 어떤 형태의 삶이든 삶은 따뜻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느끼게 했다. 그리고 끝까지 견디는 힘, 그것의 아름다움을 알게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내 마음 안에서 화해하지 못했던 엄마와의 화해를 하게 해 주었다. 엄마는 존경받는 교사이지만 나에겐 늘 원망의 대상이었다. 친구들이나 다른 학생들에게 있어서 엄마는 늘 인기 많고 훌륭한 교사인 것이 나에겐 더 큰 부담이고 그럴수록 깊은 갈등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리 교수를 만나고 나의 생각이 달라졌다. ‘끝까지 스승이었던 이’ 로 그의 묘비명에 새겨지고 싶어 했던 모리 교수를 통해 엄마의 교단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엄마가 늘 말했었다. 교사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고,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직업이라고. 이 말의 진정한 의미를 모리 교수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능력을 가진 사람, 교사인 엄마에게 나는 마음으로 손을 내밀었다. 모든 학생들이 다 가르침을 받아도 너 한 사람 엄마의 가르침을 받지 않으니 힘들다고 한 엄마의 안타까운 마음을 이해해야겠다. 이제 나는 한동안 충만한 기분으로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고 난 후, 풍요롭고 평안한 기분으로 내 삶을 조금씩 진지하게 가꾸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조금씩 생겼다. 그리고 끝까지 걸어갈 것이다. 중간에 낙담하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내 생각과 결심을 잊고 다시 흔들릴 때마다, 내 삶의 경계에서 말뚝이 되어 주는 모리 교수를 나는 종종 만나러 갈 것이다. 그리고 죽음도 그의 삶의 일부이고 연속이라는 생각을 했던 모리 교수처럼 나는 나의 힘든 환경, 시간도 모두 나의 삶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리고 나중에, 먼 후일, 나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새겨질 것이다. ‘끝까지 견디고 승리한 삶’.
Chapter
- 제21회 영광독서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독서는 시작된다 -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 대상(학생부) - 유다솔 / 대명여고 3학년 <덕혜옹주>를 읽고
- 금상(일반부) - 김낙곤 / 부산 수영구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를 읽고
- 금상(일반부) - 류지민 / 부산 초읍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를 읽고
- 금상(학생부) - 김주경 / 이사벨고 1학년 <아버지의 눈물>을 읽고
- 금상(학생부) - 박하예지 / 경주여고 2학년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를 읽고
- 은상(일반부) - 문유경 / 경남 김해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옥출 / 부산 사하구 <딸들아 일곱 번 넘어지면 여덟 번 일어나라>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조영남 / 부산 해운대구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읽고
- 은상(학생부) - 김영우 / 광주제일고 3학년 <아버지의 눈물>을 읽고
- 은상(학생부) - 김지윤 / 예문여고 2학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을 읽고
- 은상(학생부) - 김지원 / 연천중 1학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이현지 / 거제여중 1학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 은상(학생부) - 황지욱 / 지산고 2학년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강내근 / 부산 동래구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를 읽고
- 동상(일반부)- 이승빈 /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이현성 / 울산 동구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최순남 / 부산 남구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읽고
- 동상(일반부) - 한종빈 / 부산 부산진구 <정의는 무엇인가>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주원 / 청도한국국제학교 10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김하영 / 렘넌트지도자학교 고1 <덕혜옹주>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희수 / 동래여고 1학년 <아버지의 눈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박신영 / 연천중 1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반도남 / 금천고 2학년 <이클립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안종호 / 남일고 1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유지훈 / 여명중 1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유푸름 / 램너트지도자학교 고2 <정도전>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이지환 / 동의중 2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이현진 / 대구경화여고 2학년 <덕혜옹주>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