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영광독서감상문 현상공모
인생의 8교시 -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남일고 1학년 안종호
8교시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수업이다. 마지막 수업인 만큼 더 힘을 내서 멋진 마무리를 해야 하지만 나는 8교시가 지루하다. 마지막 수업 8교시를 대충 보낸 날은 집으로 가는 걸음이 무겁다. 집에 가서 자기 전까지 남은 시간도 내내 찝찝하다. 우리가 삶을 대하는 자세도 8교시를 정리하는 자세와 똑같이 않을까? 죽음을 앞둔 마지막 순간에, 날개를 접은 채 깊은 절망 속에서 허둥댄다면 영혼까지도 후회의 막다른 길에서 헤맬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던 모리교수도 정신만은 깨어 무수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던 것처럼 마지막 인생의 8교시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잘 살았는지, 못 살았는지를 판가름 할 것이다.
무턱대로 죽음을 기다린다면 죽어서도 마음 편하게 쉴 수 없을 것이다. 끝맺음은 중요하다. 뜨개질도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하면 다시 풀려서 원래의 실덩어리로 돌아간다. 마지막 순간이 멋있게 마무리되었을 때 거기까지의 과정이 빛나게 된다. 과정이라는 시냇물이 모여 결과라는 강물이 되듯, 생의 강이 모여 죽음의 바다에 이른다면, 우리 생의 8교시를 잘 보내는 것이 스스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샘물인지 알 수 있다. 미치는 가장 존경하는 스승 모리교수와의 화요일 강의를 마지막 논문으로 썼다. 루게릭 병에 걸린 스승의 병원비를 마련하고, 췌장암에 걸린 동생 피터에게 용기를 주기위해 쓰게 되었다. 피터는 모범생 미치 형과는 많이 달랐다. 어릴 때부터 마약을 하며 사고도 치는 문제아였다. 피터는 췌장암에 걸렸지만 어릴 때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 가족들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데 미치와 피터는 왜 만나지 못하는 걸까? 지금이라도 피터가 마음을 열고 형과 남은 시간을 멋지게 보내면 좋겠다. 모리교수님은 루게릭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고 있다. 희귀병은 사람을 지치게 하고 절망에 빠트린다. 치료약도 없고 치료비도 많이 들고 서서히 죽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는,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우주생성론의 열변을 토하며 살아있지만 대부분의 루게릭병 환자는 빨리 죽는다. 모리교수님도 그랬다.
모리교수는 사랑하는 제가 미치에게 화요일마다 인생의 의미에 대한 강의를 했다. 이런 참스승은 선생님과는 다르다. 선생님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는 성적에만 관심을 보이고, 서울대에 걸릴 정도의 성적이 좋은 친구에게만 마음을 열지만 모리교수 같은 참스승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미치가 부러웠다, 나도 미치엘봄처럼 이런 참스승의 제자가 되고 싶다. 또 누군가를 위한 글을 쓰고 싶다. 내 인생의 스승은 돌아가신 외할머니다. 문든 지금 이 순간 하늘에서 나를 바라보며 웃고 계실 외할머니께 사랑을 담은 한 편의 글을 쓰고 싶다. 아직 외할머니의 마지막 눈물이 잊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게 마지막이 아니다. 지금도 할머니는 내 마음 안에 살아 숨 쉰다. 모리교수는 가장 아끼는 제자 미치와 마지막 열강을 했다. 화요일은 그들의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모리교수가 죽어가는 과정은 눈부셨다. 그 빛은 절망하는 이들에게 희망의 통로가 되었다. 미치와 함께 하는 8교시 마지막 수업. 죽기 전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인생 공부였다. 누군가 나에게 '당신에게 혹시 이런 스승이 안 계십니까‘ 라고 질문한다면 나는 중 1때 선생님이 떠오른다. 나는 모리교수님과 미치처럼 그 선생님과 한방에서 인생이야기를 하며 하룻밤을 자고 싶다. 하지만 나는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용기가 나지 않는다. 미치가 모리교수님을 텔레비전에서 본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준 필연이었을 것이다. 미치는 매주 화요일이면 모리교수님을 찾아 스승이 좋아하는 음식을 사들고 수업을 받으러 간다. 미치가 부럽다. 내 스승은 바로 윗집에 사시지만 난 용기가 없어서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 겁쟁이인 내가 부끄럽다.
인생은 갈림길의 연속이다. 선택의 연속이 인생이다. 이런 선택에 도움이 되는 표지판이 바로 스승님이다. 인생은 험한 길이다. 이 험한 길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마음으로 가르쳐주는 스승은 찾기 힘들다. 학원에 가도 학교에 가도 모두 공부에 대한 조언만 하신다. 인생에 대한 수업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심지어 이젠 하도 폭력을 휘두르는 교사가 많아 아예 사랑의 매까지 전면 금지되었다. 학교가 너무 살벌해서 가기 싫을 때도 많다.
하지만 모리교수님은 진정한 마음으로 제자를 위한 인생의 설계를 조언해주시고 죽음 앞에서 초연한 웃음을 잃지 않으신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과외선생님이 아닌 나의 인생도우미이자 동행자이다. 하지만 그런 스승은 어디에 계신가? 모리교수는 인생을 의미 있게 보내려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한다고 한다.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서 봉사하고 자신에게 생의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것에 천신하는 일. 하지만 지금의 나는 공부에만 전력을 다하고 있다. 봉사도 시간 채우기에 급급해 대충 때운다. 마음으로 해야 하는 많은 걸 잃고 공부에만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이고 가치 있게 살아야하는 나에게 공부는 걸림돌이 될 때가 많다. 나는 모범생과 문제아에 대한 편견으로 가득 찬 좁은 새장에서 나와 자유롭게 날고 싶다.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 그러나 그 자유는 원하는 대학을 들어가야만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좀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이를 악물고 공부해야 한다. 문제아였던 피터는 미안한 마음에 가족을 외면한다. 그러나 모리교수의 새어머니 에바는 피가 섞이지 않은 아들 모리에게 잘해준다. 마음으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남도 형제보다 더 나을 때가 많은 것 같다. 나는 부모님을 사랑한다. 처음에 아버지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어머니는 나에게 숨겼다. 하루 뒤 나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병원에 찾아갔다. 병원은 생각보다 크고 동네병원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으러 403호 중환자실로 가라고 하셨다. 나는 병원 앞에서 중환자실이라고 들으니 세상이 눈물에 잠긴 것 같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상처는 혼자서 나눈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옆에서 도와주면서 상처를 덜어줘야 한다. 상처는 숨어서 피하려하지 말고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인생은 밀고 당김의 연속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참고 필요한 일을 먼저 해야 한다. 마음을 상하게 하지만 상처받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밀고 당김의 정의이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하셨을 때 403호에 들어가고 눈물을 참으려했다. 하지만 나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끝내 눈물을 흘리고 아버지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그었다. 나는 결국 밀고 당김의 긴장의 정의를 지켜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의 진정한 마음이었기에 부끄럽진 않다. 사람들은 불치병선고를 받으면 시름시름 잃다가 사라진다. 치료에 매달린 채 의미 없는 시간을 침대에서 누워 고통으로 보낸다. 어떻게 보면 살고 싶은 마음에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았다고 볼 수 있다. 끝까지 꿈꾸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나는 아토피에 걸렸다. 나는 아토피를 생각하면 할수록 더욱 가렵지만 놀 대는 가려운 것을 잊는다. 병은 우리가 매달리고 집착할수록 더욱 곪아 상처가 깊어지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나을 수 있다. 모든 것에 예외가 있듯이 불치병을 치료하는 예외도 있다. 인생도 똑같다. 우리가 긍정적인 선택만 한다면 우리의 삶은 태양처럼 빛나게 될 것이다.
사랑을 나눠야 잘 사는 것이다. 돈이 많다고 잘 사는 것이 아니다. 서로 사랑하며 믿어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은 사람이 부자다. 죽음은 생명은 끝나지만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비록 돈이 많아 돈으로 친구의 몸을 살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마음은 결코 살 수 없다. 하지만 서로 사랑하고 마음으로 통한다면 마지막 죽음의 길은 꽃보다 아름다운 진실을 뿌려줄 것이다. 삶과 죽음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사람들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삶과 죽음은 한번만 경험할 수 있다. 한번 사는 삶은 멋있게 살아야한다. 나는 마지막 죽음의 수간을 평상시보다 더 높이 날 것이다. 죽음이 두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싶다. 활짝 날개를 펴고 새로운 시작을 위래 날아오를 것이다.
Chapter
- 제21회 영광독서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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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학생부) - 김하영 / 렘넌트지도자학교 고1 <덕혜옹주>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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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학생부) - 안종호 / 남일고 1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유지훈 / 여명중 1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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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학생부) - 이지환 / 동의중 2학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이현진 / 대구경화여고 2학년 <덕혜옹주>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