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6862

개미의 등에 꿈을 단 과학자

 

                                                                                                                           성모여자고등학교 2학년 2반 이유림

 

‘최재천 스타일’이라는 제목은 글 쓰는 현재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가수 싸이의 노래 ‘강남 스타일’을 연상시켰다. 그래서 거리낌 없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또한 여느 책과는 다른 노란색 표지가 신선했다. 보통 과학자들이 쓴 책은 표지부터 어둡고 탁한데 이 책은 그 만의 생각과 견해를 쉽고 가볍게 풀어낼 거라 기대하게 했다. 그의 글은 분명 짧고 간단했지만 담고 있는 의미는 그 이상이었다. 과학자가 쓴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꿈, 절대 놓을 수 없는 

 

“꿈은 풍선과 같아서 손을 놓으면 날아갈 수 있다. 그러나 끈을 놓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룰 기회가 온다.”

 

최재천, 그가 사랑하는 과학자 제인 구달은 자신의 꿈을 평생 동안 이뤄나간 과학자이다. 구달 박사는 50년간 침팬지 연구에 매달렸다.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침팬지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도서관과 박물관에서 독학했다. 언젠가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을 연구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가슴에 품고 그렇게 기다렸다. 드디어 그녀에게 기회가 왔고 그녀는 명실공히 전 세계에서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가 되었다. 난 그녀의 모습에서 지금도 독도수호를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렸다. 독도는 우리 땅이다. 수 백 년에 걸쳐 우리 민족의 손길이 닿은 우리 영토이다. 하지만 이웃나라에서 그들의 것이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독도는 분명히 대한민국의 시작이자 끝인 섬이지만, 이것은 확실한 진실이지만 국제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영향력은 일본의 그것에 비해 부족하다. 분명히 우리나라의 영토이지만 일본이 막대한 자본과 힘으로 세계에 잘못된 내용을 사실이라고 주입한다면? 그 결과는 부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수 김장훈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지구본 속 모든 나라의 지도에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로 기재되고, 모두가 독도는 한국의 영토임을 인정하는 그 때를 위해 그들은 기부를 하고 수영을 한다. 물론 힘들다. 미국의 전광판이나 신문에 광고를 하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고 ‘독도는 우리 땅 이다’ 라고 외친 연예인들은 일본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그들에겐 돈 보다 소중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잡고 걸어가고 있다. 제인구달 박사가 끊임없는 연구로 결국 옥스퍼드 대학의 명예박사가 된 것처럼 언젠가는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이루게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개미 , 인간을 넘어선 생태계의 실질적 지배자

 

초등학교 운동장 모래밭에도 있고 길가 보도블록 사이에도 있는 개미. 작은 몸 때문에 자칫하면 무시하기 쉬운 이 곤충이 사실을 엄청난 아이들 이었다! 1970년대 독일의 생태학자 벡크와 피트카우, 그리고 클링케는 아마존 지역의 열대림에서 서식하는 모든 동물을 거대한 저울에 올려 그 무게를 쟀다고 가정하고 그들의 생물량(biomass)를 측정하였다. 놀랍게도 한 개체 단위로 보면 우리 인간은 전체의 백만 분의 일도 되지 않은 반면 개미와 흰개미들이 전체 동물 중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호랑이나 사자같은 큰 짐승 보다 우점종으로 군림하는 것이다. 하나하나는 작더라도 그 힘이 모이면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12월에는 우리나라의 대표를 뽑는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나는 한 후보를 지지하는 편이 아니다. 왜냐하면 아직 나는 학생이고 사회나 정치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래의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몇 가지 있을 뿐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민주정치의 기본내용이다. 민주사회에서 권력은 소수의 정치인이 아니라 다수의 평범한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 즉 다수의 권리를 존중해주는 대통령이다. 사자같이 큰 몸집으로 작은 개미들을 밟고 가는 게 아니라 개미들을 등에 태우고 같이 갈 수 있는 사람 혹은 자신의 발에 개미가 밟힐까 마을 졸이는 사람을 원한다. 서민정치를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버스비가 얼마인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사람은 신뢰하기 힘들다. 얼마 전 내 친구가 씩씩거리며 분노한 적이 있었다. 구청장과 같은 아파트에 산다고 했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구청장 투표 전에는 아파트 사람 한 명 한 명 악수하고 표를 부탁한다고 호소해놓고는 구청장으로 뽑히자 태도를 싹 바꿨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알아보고 인사라도 할라치면 무시하기 일쑤이고 엘리베이터에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해도 그냥 올라갔다는 것이다. 그는 과연 자신을 그 자리에 있게 해준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걸까? 개미들의 힘이 모여 그 자리를 얻게 되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걸까? 그의 잘못된 행동에 충격 받은 나는 어느 자리에서건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말한다. 비싼 옷이 아니라 국민에 대한 옳은 생각이 빛나는, 진정한 ‘신사의 품격’을 가진 정치인을 기다린다. 

 

위험 

 

지구의 역사를 하루에 비유한다면 인간이 등장한 것은 1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다. 그야말로 순간에 창조된 동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우리가 최고라도 되는 것처럼 다른 동물과 식물을 학대하고 학살한다. 그들의 입장에선 우리가 얼마나 괘씸할까? 물론 인간은 지금까지의 동물 가운데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진, 가장 빠른 발전을 이룩해온 동물이다. 이점에서 가장 지적인 동물이긴 하지만 지혜로운 동물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서 사물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작가의 책을 읽다가 “꽃은 식물의 생식기이다. 우리는 그 꽃을 사랑하는 사람의 코 밑에다 바친다.” 이 부분을 읽고 얼마나 충격적이던지! 그렇다. 꽃은 식물의 생식기이다. 식물은 직접 수정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곤충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그 곤충들을 곁으로 모으기 위해 꽃잎을 화려한 색과 무늬로 덧입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어떤 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그저 예쁘다는 이유로 꽃을 잘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한다. 우리의 신체는 소중하게 여기면서 다른 존재에 대해서는 그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 두렵다. 이렇게 우리는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모든 사물을 판단하고 분류해왔다. 비슷한 관점에서, 인간의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양념은 식물이 동물의 공격에 대비해 만들어 낸 화학물질이다. 식물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그것들을 우리는 음식의 맛을 돋우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그들에겐 생명이 달린 그 물질들을 우리는 거침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 감정이입이 너무 과하다는 이유로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1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속도의 사회에서 우리 주위에 살고 있는 식물과 동물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결국에는 사람의 소중함도 잊게 되지 않을까? 

 

‘최재천 스타일’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과학의 다양한 관점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지만 최재천, 그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과학자이면서 글을 쓰는, 시인에 대한 동경을 가진 그의 모습을 보면서 통섭이라는 단어를 느꼈다. 문과와 이과의 구별이 더 이상 무의미해진 사회에서 학생들을 굳이 이분하는 지금의 교육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며, 동물을 비롯한 주변에 대한 사랑을 다짐하며 이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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