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영광도서 0 16876

보고 싶은 나의 아버지, 이 세상 모든 아버지께

 

최윤석

 

온 산야가 곱게 물든 10월이에요. 그곳에선 통증 없이 잘 계시지요? 

아버지 떠나신지 벌써 2년이 다가와요.

며칠 전 휴가 나와 엄마 책상위에 있던 한 권의 책. 

‘아버지니까’ 

세상의 아버지는 모두 그토록 위대하신지요?

엄마 안 계실 때, 전 아버지가 뵙고 싶어 소리 없이 울었어요.

이 책의 아버지처럼 그렇게 저희들 위해 고생을 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우리가족 옆에 살아만 계셔도 되는데, 아버진 왜 그리 일찍 저희들과 가엾은 엄마를 두고 떠나셨는지요?

아빠가 그토록 손 놓지 못하고 두고 간 가족들 모두 잘 있어요. 

아빠가 그렇게 떠나시고, 전 혼자된 엄마를 위해 전역 후 복학할 수 있는 날까지 군대를 미뤘어요.

전 가족과 함께 훈련소 입소하는 훈련병들이 제일 부러웠어요. 

전 아빠의 배웅도 없이 새벽에 동생 손잡고 관광버스로 엄마와 논산으로 향했어요. 아빠 떠난 지 꼭 6개월 돼는 5월 16일에요.

이 책의 아버진 돈이 없어 큰아들 군대 보내고 그렇게 우셨지요.

몸부림치는 엄마 때문에 전 울지도 못했어요.

세상의 아빠들은 자식을 위해 아빠의 인생은 포기한다는 것을 아빠를 보고 알았고, 이 책을 보고 또 알았어요.

아빠! 동생도 군에 갔어요. 제 가고 50일 뒤에요. 

엄마랑 비오는 새벽에 친구들과 같이 갔나 봐요.

아빠가 암으로 힘겹게 투병하고 계실 때, 고3인 동생은 아빠 얼굴 한번 제대로 못보고, 점점 힘들어하시는 아빠 때문에 엄마가 전화를 하셨어요. 영우와 아빠를 만나게 해 드려야 하는지 물어 보셨어요.

전 동생 수능 때문에 예약한 기차표도 취소하고, 아빠 위독하시다고 해서 차표 되는대로 구해서 서울서 내려오고 있는 중이었어요.

전 엄마보고 영우랑 아빠 만나게 해드리라고 말씀 드렸어요.

“영우 성적도 너무 많이 오르고, 모레가 수능인데요.”

담임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곤 다시 반장이랑 영우를 보내셨대요.

아빤 동생을 보고 바로 떠나셨다고 그러셨어요.

왜 제가 올 때 까지도 기다려 주시지 않으셨나요?

우린 영우가 알까봐 쉬쉬 하면서 아빠를 이승에 하루 더 잡아 놓았잖아요. 아니 전 영원히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수능 전날, 영우가

“엄마, 엄마가 병원에 아빠한테 계시고, 형 집에 오면 안돼요?”

전 차마 아빠 성당 장례식장에 계신다고 말을 할 수 없었어요.

수능 전날 내색하지 않으려고, 영우 잠든 뒤에 엄마는 집으로 가셨어요. 수능 끝나고 저하고 가채점 하자고 전화한 영우를 이모랑 영주형이랑 수능장으로 가서 차 태워 왔잖아요. 

영우가 오고는 통곡바다가 되었어요.

그렇게 떠난 아빠를 생각하면,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제가 병실에 있을 때 아빠는 

“이 정도만 아파도 잔소리 하면서 살텐데......”

‘ 이젠 통증 없는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

아빠는 외할머니 장례식 때도 가시지 않고, 제 입학식을 보시러

그 아픈 몸으로 서울까지 오셨지요. 제 장학금 타는 것 보신다고.

‘아빠가 10년만 더 사셨어도 내 성공하는 것 보셨을 텐데......’

첫 월급타서 아빠 콜롬비아 등산복 한 벌 꼭 사드리려고 했어요.

아빠가 남기시고 간 사진관을 정리하면서 엄마와 저희들, 12월의 추운 밤 지하에서 아빠의 흔적을 보면서 얼마나 안고 울었는지 아세요? 힘들게 살아간 아빠 흔적들 앞에 정말 모든 게 원망스럽고, 속상했고 아빠가 미치도록 보고 싶었어요.

왜 진작 잘 해드리지 못했는지, 너무나 후회가 되고, 자신이 원망스러웠어요.

아빠! 

영우는 경북대 공대에 갔어요. 아빠가 계셨으면 무척 기뻐 하셨을 텐데요. 엄마는 아직도 아빠 휴대폰을 해지하지 않고 계세요. 아빠가 전화 하시고, 아빠 찾는 전화 온다면서요. 이젠 아무 걱정도 하시지 마세요. 그냥 편히 쉬세요. 만나 뵐 그날까지요. 그 순간을 위해서 열심히 살게요. 우리 보고 싶어도 그때까지 참아요. 

저 내년 2월에 전역해서 3월에 복학해요.

제가 어떻게 해서든지 동생이랑 엄마 잘 돌볼 테니깐, 아빤 아무 걱정 마시고 편히 쉬세요. 

너무나 드리고 싶은 말씀 들, 가슴에 묻어 둘게요. 만나 뵐 그날까지 잘 계세요.

이 세상의 모든 아버님들, 너무 고통스럽게 사시지 마세요.

저희들도 이젠 어린애가 아니에요. 당신의 삶을 내려놓고 저희들 믿고 기다려 주세요. 

저흰 당신의 사랑을 이제 알게 되었고, 앞으로도 살아계신 당신, 떠나신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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