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안 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책 읽기를 싫어하는 우리
오세영
여기 특별하고 별난 가족들이 있다. 아빠 ‘안 읽어 씨’, 엄마 ‘산만해’, 딸 ‘안 봄’, 그리고 강아지 ‘왈왈’까지. 이들은 이름에 걸맞게 책 읽기를 싫어한다. 하지만 주변인들에게 ‘나 책 읽는 거 좋아해요’를 보여주기 위해 어렵고 두꺼운 책들을 사 모은다. 집 책장에 빼곡이 박혀있는 책들로 아빠는 운동을 하고, 엄마는 냄비 받침으로 쓰며, 딸은 낙서를 하거나 인형의 집을 지어 논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 왈왈은 밥 그릇으로 책을 쓴다. 그런 그들에게 어느 날, 외식을 하러 밖으로 나가게 될 일이 있었다. 바로 딸 안 봄의 독서 감상문 숙제였던 책 뒷 페이지에 ‘맛있는 책 요리점 공짜 샐러드 쿠폰’이 있는 것이다. 가족들은 차를 타고 약도를 따라가지만 번번이 이상한 곳으로 들어가고 만다. 결국 맛있는 책 요리점을 찾아낸 가족들은 그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식사를 하게 된다. 책 모양으로 되어있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있고 아름다웠다. 맛있는 책으로 인해 책에 매력을 느끼게 된 가족들은 그 뒤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들을 읽어가는 내용이다.
가족들의 책 읽기 여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우리도 이처럼 책 읽기를 자주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었다. 이 책 속에 나오는 가족들처럼 우리들도 책 읽기를 싫어한다. 바로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휴대폰과 정반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휴대폰은 우리에게 편리함을 제공해 준다. 궁금하거나 심심하면 휴대폰에게 바로 득달같이 달려드는 손만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은 우리에게 그 이외의 것들을 빼앗아 갔다. 휴대폰이 되돌려준 여유를 다시 휴대폰에 소비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라. 마치 ‘휴대폰을 소유하고 있는 우리’가 아닌 ‘우리를 소유하고 있는 휴대폰’ 같다. 하지만 책은 다르다. 한 장 씩 넘어 가는 종이, 글을 따라 움직이는 눈, 다음 장을 상상해 보는 머리까지. 바로 이런 매력에 안 읽어 씨 가족들이 퐁당 빠져버린 게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도 빠져 볼 수 있지 않을까. 안 읽어 씨 가족들도 우리와 공통점이 참 많았다. 어려운 책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읽는 척 하는 안 읽어 씨나, 두꺼운 책을 라면 냄비 받침으로 쓰는 산만해 부인, 독후감 숙제를 해오지 못해서 인터넷에 있는 어려운 용어들을 섞어가며 독후감을 베껴 학교에 들고 가는 안 봄까지. 우리도 한 번쯤 해본 적이 있는 행동들일 것이다. 하지만 안 읽어 씨 가족들은 색다른 경험을 통해 책을 진심으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색다른 경험을 해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도 맛있는 책 요리점까지 찾아가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자신의 수준에 걸 맞는 책을 읽어보기’ 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수준에 걸맞는 책을 어떻게 찾을까? 이 또한 간단한 질문이다. 여러 책들을 읽어보면 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두껍거나 어려운 장르의 책을 접하게 되면 초등학생이 중학생 과정의 공부를 하는 것처럼 갑갑할 것이다. 혹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이 갑갑할 것이다. 그러니 얇고 간단한 책부터 읽어보는 것이 좋다. 청소년 추천 도서를 읽는 것은 더더욱 좋다. 그러니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집 주변의 도서관에 한번 가 보자. 산책 하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 곳에서 책 한 권 뽑지 못하고 돌아온다 하더라도 나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곳을 다녀왔다는 사실이니까. 만약 집 주변에 가까운 도서관이 없더라도 낙심하지 말자. 옛말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아마 지금을 위해 있는 말 일터였다. 집에 있는 책장에 가서 서보자. 간단한 동화책이라도 좋으니 감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나도 한 번 도서관에 가 볼까?
Chapter
- 제28회 영광독서 감상문 현상공모 당선자 발표
- 대상(일반부) - 양지영 / <흉터의 꽃>을 읽고
- 대상(학생부) - 이유빈 /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을 읽고
- 금상(일반부) - 이상미 / <영초언니>를 읽고
- 금상(일반부) - 장수민 /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 금상(학생부) - 금소담 / <꿈을 요리하는 카페>를 읽고
- 금상(학생부) - 변희주 / <빨간 나무>를 읽고
- 은상(일반부) - 이동택 / <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정유진 / <자존감 수업>을 읽고
- 은상(일반부) - 조영남 / <여행하는 인간>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오세영 / <안 읽어씨 가족과 책 요리점>을 읽고
- 은상(학생부) - 전대산 / <아몬드>를 읽고
- 은상(학생부) - 최다은 / <열일곱 살의 털>을 읽고
- 동상(일반부) - 강나리 /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를 읽고
- 동상(일반부) - 김영혜 /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서유경 / <영초언니>를 읽고
- 동상(일반부) - 정원주 / <야행>을 읽고
- 동상(일반부) - 조영진 / <호모데우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김명우 /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 동상(학생부) - 박세아 / <땅이 통곡하는 한>을 읽고
- 동상(학생부) - 윤도완 / <꿈을 요리하는 마법카페>를 읽고
- 동상(학생부) - 이형준 / <슈퍼 암탉 치키>를 읽고
- 동상(학생부) - 정다혜 / <내 친구 맹자의 마음 학교>를 읽고